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레이디 셜록 시리즈 1
셰리 토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리드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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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저 자: 셰리 토머스

출판사: 리드비

샬럿은 자신을,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쩌다 마주친 사람조차 가장 사소한 부분가지 관찰하고 마는 자신의 천성을 나무랐다. 샬럿은 그런 일을 즐겼고 재능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128p-

홈즈가 남자가 아닌 여성이었다면? 아니 아서 코넌 도일이 만약 여자였다면 홈스가 탄생 했을까? 그동안 자연스럽게 추리하면 남성 이미지를 떠올랐는데 오늘 이 생각을 바꾸게 된 [셜록 홈스]를 만났다. 소설의 배경은 1886년 으로 역시 남성에 의해 여성의 미래가 결정되고 특히, 딸을 가진 부모들은 사교계에 등록해 미래의 신랑감을 갖는 게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이런 남성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다 순종한 것은 아니다. 헨리 경에겐 세 명의 딸이 있는데, 첫째는 이미 결혼을 했고 둘째인 올리비아와 셋째인 샬럿이 남았다. 샬럿은 어릴 적 부터 거의 침묵을 하다시피 해서 부모조차 막내가 말을 하게 되면 놀라곤 했었다. 그렇지만 샬럿의 침묵은 자신의 재능을 숨기기 위한 방법이었다. 어린 나이에 말이다.

냉철하고 계산적으로 주위를 보는 샬럿의 아버지 헨리와 달리 어머니는 어떻게서든 딸들을 결혼시키려고 하는 극성스러운 이미지다. 하지만 샬럿이 유부남인 슈루즈버리와 거사를 치르려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샬럿 뿐만 아니라 리비아 마저도 이젠 사교게에 나갈 수 없다고 한탄을 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샬럿의 계획(?)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독립적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인데, 결국 집을 나와 도시로 하숙을 하게 되지만 자신이 집을 떠난 바로 직후 호텔에 같이 있던 슈루즈버리의 친모인 레이디 슈루즈버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동시에 다른 여인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혐의가 아버지와 언니 리비아에게 향함으로써 홈스가의 명예는 추락하게 되었다.

사실, 샬럿의 활약은 중간까지도 크게 나타나지 않아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했었다. 소설은 샬럿의 이야기를 하기 앞서 해링턴 색빌이라는 남성의 죽음을 먼저 보여줬는데 바로 이 남성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 샬럿의 첫 번째 사건이었지만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집을 나온 샬럿은 색빌의 죽음과 레이디 슈루즈버리와 다른 여인의 죽음이 서로 관련있다는 편지를 보냄으로써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게 되었고, 이 사건은 트레들스가 맡게 되었다. 홈스가 여성인 것을 모르는 트레들스는 이 사건으로 잉그램 경에게 매번 홈스의 소식을 물었고, 잉그램은 홈스가 누구인지 알기에 함구 할 수밖에 없다.


특별한 사람들은 항상 남다른 대접을 받을 거예요. 어쨌든 그 사람들은 특별하니까요. 그런데 내가 지금 궁금한 건 따로 있어요. 그다지 특별한 구석이 없는 여성은 그다지 특별한 구석이 없는 남성과 같은 대접을 받을까요?

-430p-

홈즈에겐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면 홈스 역시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다 아니 있다라는 말이 정확하다. 그 사람은 살인사건을 트레들스에게 맡긴 잉그램 애시버튼이다. 그러나, 앵그램은 이미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한 상태라는 점인데 이 점은 홈스가 한 사람의 아내로 살아가기를 거부했기에 때문이다. 같은 성정을 지닌 애시버튼과 샬럿 홈스....그렇기에 각자의 길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하여튼, 샬럿이 집을 나와 우연히(?) 왓슨 부인을 만나고 자신의 능력을 꿰뚫어본 왓슨 부인의 조언으로 샬럿 홈스는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기로 한다.

큰 일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거리로 시간을 보내던 중 남편이 집을 나선 뒤 소식이 없다는 한 여인의 사연을 받아 수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여인이 트레들스가 수사하고 있는 사건과 서서히 접점이 되면서 베일에 쌓여던 죽음의 진실이 수면위로 올라오려고 한다. 사건을 수사하고 움직이는 것은 대부분 트레들스였지만 그 위에서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건 샬럿이다. 때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트레들스라면 해결 할 수 있다는 잉그램 경의 말. 그 말 처럼 트레들스는 건실한 인물로 부유한 아내인 앨리스와 결혼했지만 겸손하며 아내 역시 샬럿과 비슷하게 총명함을 지닌 인물이다.

소설은 사건을 수사하는 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처럼 홈스와 앨리스 두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시대 흐름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이미지를 각인 시켜준다. 더 나아가 잉그램의 형이 홈스에게 청혼을 한 사람중에 한 명인데 아무래도 샬럿을 여인으로 보기 보단 동생처럼 홈스의 진짜 모습을 본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홈즈의 천적인 모리아티 인물이 역시 등장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다음 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 거 같다. 샬럿 홈스와 왓슨 부인, 잉그램 경과 형인 벤크로프트 애시버튼..이들이 어떻게 모리아티와 맞설지 다음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망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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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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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아무렇지 않다

저 자: 최다혜

출판사: 씨네21북스

잘, 해보자

-본문 중-

'아무렇지 않다' 책 제목을 보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가?' 사실은 모르겠다. 그저, 공감이 된다고 해야할까? 그림체 역시 우울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으로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작가의 의도가 보여지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웹툰은 세 여성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평범하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표지일러스트인 지현, 대학 시간 강사인 은영과 디자인 전공으로 공모전에 항상 도전하는 지은이다. 이들의 일상은 특별한 게 없다. 하지만, 각자 그들만의 고민이 있고 이를 어떻게 부딧치는지를 소소한 일상에서 보여주고 있다.

출판사에서 지현의 작품에 양도를 조건으로 계약을 요구했다. 자연스러운 관례라고 하지만 심혈을 기울힌 작품을 양도 하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형편이 힘들다보니 지현은 고민이 든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느 선택을 하면 마음이 덜 무거울까? 몇 년만 고생하면 그래도 자리를 잡겠지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은영은 시간 강사로 혼자서 악착같이 석사를 쥐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너무 힘들다. 친구들은 결혼과 넉넉한 살림으로 은영은 이들과 같이 있으면 동 떨어진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친구 결혼식에 한 껏 차리고 갔지만 그들속에 은영은 들어가지 못했다.




계속 회사를 다녔어야 했을까?

-본문 중-

사는 것은 세상과 협상을 해야하는 것일까? 직장인들은 때론 자신의 꿈보다 현실을 쫓아 가기 마련이다. 지은의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선택했다. 그러나, 현실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살 돈도 넉넉지가 않다. 저자는 세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정을 조심스럽게 그려낸다. 너무 슬프지도 너무 동정심이 가지 않게..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말이다. 현실을 선택했다고 해서 이들의 방향이 잘못 된 것은 아니다. 삶이란 어느 것이 옳은지 모르기 때문에 지현, 은영, 지은 처럼 고민하고 결국 선택한 길로 걸어 간다. 그렇다고 그 길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회색 색이 유난히 많은 [아무렇지 않다]. 사실, 아무렇지 않는 게 아니라 무덤덤하게 그 순간을 흘러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웹툰이다보니 책장은 금방 넘겼지만 다 읽고서 왠지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흔히 '기분 탓'이라고 하는 감정이었는데 이건, 지현과 은영 그리고 지은의 인생에서 꿈과 현실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면 간접적 경험을 하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다른 느낌을 전달 해 준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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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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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저 자: 수 블랙

출판사: 세종

우리는 세운 가설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아주 솔깃한 일이지만, 한정된 관찰 내용을 근거로 지나치게 추론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가 푹 빠진 공상적인 이야기에 의거하여 입증되지 않은 정보로 수사 또는 법정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

-본문 중-

책 표지에 써진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이 문장 자체만으로 끌리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관련 TV를 보면서 사체들을 두고 죽은 원인과 시간을 추정하는 과정은 과학이 발전하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어쩌면 이런 생각들로 책을 펼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죽음과 삶이 어떤 의미인지..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라는 감정을 일깨워졌다. 결론은 흥미만으로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책은 크게 머리와 몸통 그리고 사지로 나뉘고 그 안에서 더 세세하게 분류해 설명을 하고 있다. 첫 장인 머리에서는 먼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뇌 상자'와 '얼굴'을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단순히 자신이 관여했던 어느 사건의 내용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뼈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심지어 유아와 신생아 등 뼈의 성장시기도 같이 알려준다. 여기에 전문 용어가 등장해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거의 뼈를 발견하게 되면 그 현장으로 가서 어느 부분인지 그리고 넓게는 성별을 구분를 해야하는 임무다.

하지만, 사건에도 어쩔 수 없이 관여를 하기도 하는데 한 노인의 머리가 창고에서 발견한 사건은 가해자가 자백을 했기에 굳이 갈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먼저 어떻게 살해가 되었는지를 판독하는 게 첫번째 임무다. 또한, 발견된 뼈들이 인간의 것인지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때론 이를 구분못하고 섞어진 경우도 있었다. 유골이 아닌 사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엔 전혀 다른 상황인데 한 커플이 발견한 한국인 여성의 시체는 신원을 확인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여기서 저자는 학생들에게 사람이 살아 있을 때와 사후 얼굴을 다르기 때문에 절대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라고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진짜 완전 범죄란 처음부터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본문 중-

머리 다음으로 몸통으로 계속해서 설명이 이어진다. 몸통은 머리 보다 더 많은 뼈들이 지탱하고 있는 데, 태아 때 C형의 척주가 점점 S형으로 되고 노년이 되면 C형이 되는 중력 설명을 들으니 왠지 인생의 시작과 끝이 무엇이든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몸체 부분에서는 아동폭력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설명한다. 또한, 교수형에 받은 사형수들의(밧줄로) 죽음 과정을 보니 인간의 뼈가 생각만큼 쉽게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 그러니, 오죽하면 '친절한' 교수형에 자부심을 느꼈을까...

몸체 중 각각의 척추뼈는 사망자의 대부분을 알려주는 중요한 곳으로 특히, 사망 후 피해자의 외상과 손상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가슴을 둘러 싸고 있는 뼈중 복장뼈자루는 청년의 연령을 확인 할 수 있는 부위로 인류학자들은 유골을 확신 시 성별을 가장 먼저 구별하는 데 그때 갈비뼈로 결정을 하고, 아동 학대 의심시 수사관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아동학대로 죽은 5살 소년의 내용은 아들을 아버지가 담뱃불과 폭력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서서히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뼈의 골절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는데 끔찍함을 넘어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때로는 사건 외에 역사적 한 인물의 유골을 확인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법의인류학자로 여러 방면에서 일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었다는 점으로 저자는 어떤 심정으로 임무를 했을까? 빗장뼈를 통해 죽은 여인의 신원을 확인한 [19세 성노동자 마르셀라의 죽음]은 성매매 여성이기에 경찰에 선뜻 신고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뒤늦게 신고함으로 범인을 잡았지만 이미 죽어버린 여성은 누가 기억 해 주는 것일까?

또, 읽던 중 저자는 어릴 적 자신이 강간당했던 일을 소개했는데 그 때 나이가 겨우 9살 이었다. 당시, 남자는 협박을 하고 부모에게 말해도 의미없을 거라는 말을 했고 소녀는 홀로 가서 몸을 씻어야만 했다.

이 일은 어릴 적 겪은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성장해야 하는 뼈가 잠깐동안 성장을 멈추게 한다는 '멈칫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적었다. 이를 읽으니 뼈란 인간인가 아닌가 어느 부위인가를 넘어 나이와 성별 그리고 살아가는 어떤 상황을 기록한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고문으로 인한 부분까지 찾아내는 법의인류학자들. 도서 뒷 표지에 써진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붙이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고요히 잠든다' 라는 문장은 죽은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의무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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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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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어둠이 걷힌 자리엔

저 자: 홍우림

출판사: 흐름출판

원망 하나, 원망 둘, 원망 셋 ㆍㆍㆍ.바람이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본문 중-

요괴라고 해야할까? 괴물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세계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이곳을 어떻게 불러야 하며 또한 그곳에 사는 존재(?)에게 어떤 호칭을 붙여야 하는지..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인간 세상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은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오늘 만난 [어둠이 걷힌 자리엔]은 웹툰을 소설로 각색해 출간한 도서로 누구에게 끌리는 소재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 살아가는 배경은 누구에게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요괴라는 존재라면 더욱더 말이다.

때는 1900년대 시대의 아픔이 있는 경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골동품 중개인을 하고 있는 최두겸은 평범한 중개인이 아니다. 그의 사무실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방문해 상담 의뢰를 하는 데 그들은 때론 신이거나 원혼이거나 영물들이다. 이런 소문이 묘하게 퍼져서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두겸을 찾아온다. 어느 날, 이 사무실에 토지신이 가져온 통나무에서 오고오 라는 원혼이 나타나고 왜 자신이 원혼이 되어 있는지를 말한다. 고오의 사연을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양반집의 귀한 아들로 태어났으나 반역의 상인 반골로 태어났다. 이로 인해 몰래 집안에서 숨겨져 24년을 살았고 여자로 탈피해 생을 살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왜 오고가 원혼이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고오의 이야기 [어쩌면 러브스토리]를 시작으로 각 단락에는 이처럼 원혼을 가진 괴물, 요물이 등장하고 단순히 퇴치가 아닌 이들이 무사히 저승길로 가게 하는 것이 두겸의 몫이다. 희노애락이 있는 게 아니다. 섬에 사는 인간을 잡아먹는 구앙을 맞을 유일한 무녀였지만 도망친 여인 온내, 우연히 죽은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알게 된 산속 샘(신이라고 해야할듯)의 희생 [어떤 사랑은], 가정 폭력으로 원혼들이 나타난 [SOS PUPPY] 등 결코 큰 일이 아닌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마음이 무겁다. 특히, 이런 존재들을 볼 수 있게 된 두겸의 옛 이야기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무지함에 어느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평안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처를 받더라도 깨끗이 회복할 수 있는 상처만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질문하고 방황하는 거겠지. 우리 스스로가 추스리고 다시 일어설 순간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버티고 힘을 내야 하는 걸까.

-본문 중-

치조. 두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그에게 신비한 능력을 준 신이다. 원래는 영물이 되었어야 할 뱀이었지만 사람들을 괴물로부터 구하기 위해 한 비구니가 뱀을 우물에 넣음으로써 영물도 아닌 신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오랫동안 감정을 모른채 우물 안에서 원혼들을 삼킨 치조. 하지만, 두겸으로 인해 봉인은 해제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두겸을 살려 준 건 치조였다. 죽을 뻔한 운명에...두겸은 엄마의 품이 아닌 다른 길로 갔으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두겸의 사연도 참으로 곡한데, 어정이라는 여인 사냥꾼의 이야기는 여인이라서,힘이 없어서, 억울하게 죽어야 했기에 답답함만 몰려왔다. <괴기 물건 대회>에 등장하는 어정의 이야기는 호랑이 사냥꾼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내용으로 여인은 절대 사냥을 할 수 없는데 이 금기를 깨고 사냥을 나갔다는 이유로 맞아 죽었다. 당연히, 이 금기에는 소수만이 가지려는 권력이 숨어있었기에 '금기' 자체가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죽은지 200년이 흐른 지금 억울함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어정을 위해 두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미 가해자들을 죽은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그럼에도 두겸을 어정을 저승길로 안내 해 주고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방황했을 때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이들을 위해 길을 안내 해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책은 두겸의 두려움과 마주하면서 변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보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 만나는 원혼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련하게 했고 자연스럽게 나도 그들이 그만 분노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둠이 걷힌 자리엔]...제목을 보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둠이 물러가면 빛이 오듯 그 자리엔 슬픔 대신 기쁨이 서려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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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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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저 자: 스튜어트 터튼

출판사: 하빌리스

악마는 우리 안에서 태어나는 거야. 계급과 질서가 무너질 때 인간은 악마가 되는 거야.

-본문 중-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으로 알게 된 저자의 두번째 책인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첫 번째 도서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다음 책이 너무 궁금했었다. 역시나!! 이번 책도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한 번 손에 잡히니 마지막장까지 쉼 없이 달렸다. 저자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앞 도서 역시 sf이면서 시대물이 느껴졌는데 두 번째 도서 역시 1600년, 동인도 회사가 한창 번성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바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엔, 죄수도 있고 선원들 귀족과 경비병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새미 핍스라는 인물은 죄수로 암스테르담까지 호송되어 그곳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를 친구로 여기며 지켜주는 아렌트 전직 육군 중위를 포함한 그의 삼촌인 얀 총독과 아내인 사라와 딸 리아, 그리고 정부인 크리지까지 앞으로 항해할 사르담호에 이들은 각자 두려움과 희망을 안고 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들이 탑승 후 한 문둥병자가 높은 곳에서 사르담호를 향한 저주를 퍼붓으면서 불길에 휩싸이는 일이 발생한다. 당시 바다를 항해할 때는 제대로 된 길잡이 도구가 없어, 목숨을 부지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건 큰 행운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출항도 하기 전에 문둥병자와 저주를 마주치게 되었으니 승선하는 사람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문둥병자가 목숨을 잃게 되면서 새미는 문둥병자가 남긴 저주를 확인하기 위해 출항을 연기할 것을 요구하나 사르담호는 이를 무시하고 출항을 하게 된다.

새미핍스. 현재 죄수지만 그는 뛰어난 추리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를 도와 사건을 돕는 아렌트 역시 전직 군인이었지만 현재는 새미와 같이 그동안 수사를 해 온 인물이다. 여기에, 얀 총독의 아내인 사라는 여성이지만 총명하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재능을 발휘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이다. 하지만 새미, 아렌트, 사라는 이 세사람은 항구에서 문둥병자의 경고에 귀를 기울였고 출항 후에도 이들은 배 안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공유하면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엄청난 두려움을 느낄 때 좋은 점은 아무도 그 너머를 보려 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 두려움은 이성을 마비시키지.

-본문 중-

출항 후 바다는 고요하게 보였다. 사르담호와 비슷하게 출항하던 배들 역시 저 멀리서 항해를 하고 있는 데 어느 날 저녁, 한 척의 배가 빛을 비추었고 선원은 그 불빛을 보고 여덟번째 불이라 했다. 왜냐? 항해를 하는 배는 7척 이기 때문이다. 이 일로 한동안 소동이 일어났지만 그 불빛은 곧 사라졌지만 이 순간부터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디로 도망갈 수 없는 망망한 바다에서는 인간은 정말 무한한(?) 상상을 펼칠 수 있으니 두려움은 순식간에 스며들기 충분했다.

그러나 사르담호에 탑승했던 샌더 목사가 실종이 되고 돼지들이 무참히 찢겨져 죽으면서 배 안의 공포는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다시 바티비아로 회항을 하자는 요구에도 얀 총독은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 현재 이 배 안에는 자신을 동인도 회사 비밀 조직인 17인회 합류를 할 수 있는 '물건(?)'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서든 암스테르담으로 가야만 했다. 그렇다면 공포는 어디서 시작이 되었을까? '올드 톰' 이 이름에서 시작 되었다. 올드 톰(?)과 거래를 하면 부와 명예를 주고 대신 그에 대응한 댓가를 지불 해야 한다는 사실에도 사람은 너무 달콤해서 유혹을 뿌리 치기가 쉽지 않다.

소설은 많은 인물을 등장시킨다. 배의 선장과 난쟁이, 경비병, 총독의 개인 경호원과 시종 등 서로 배신하고 죽이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가장 끌리는 인물은 사라와 그녀의 딸인 리아다. 총명하고 영특한 모녀로 리아는 사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보고 기구 제작을 할 수 있지만 이런 행위는 자칫 잘못하면 마녀로 오인을 받을 수가 있다. 물론, 아들이었다면 상황을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출항 하기 전부터 불운을 던진 저주는 끊임없이 선원들을 비롯한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고,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날 때마다 누군가 죽어나가게 되면서 인간의 두려움은 잔인함으로 변질해 버린다.

꼼꼼하고 탄탄한 내용으로 당시 동인도 회사를 비롯해 선박까지 세세한 묘사가 흥미롭게 했다. 또한, 등장 인물들의 개성있는 성격을 제대로 보여주니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황들이 머리속에서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배 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추리하는 것도 흥미를 끌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성격을 실감나게 표현했던 부분이 나를 더 책에 더 빠져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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