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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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저 자: 구마 겐고

출판사: 나무생각

 

건축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책이 서점에 있으니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있는 데 오늘 읽은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을 읽으면서 한층 더 건물이 인간에게 무엇을 주고, 생각하게 하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카페를 가더라도 음료도 중요하지만 여기 못지않게 인테리어도 한 몫을 한다. 독특한 건축이 많다보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피드를 보고 가보기도 했다. 왜 그럴까? 왜 인간은 새로운 건축을 볼 때 평소 생각하지 못한 깊은 내면의 감정(?)들을 끌어올리게 한다. 나 역시 관심은 많지만 딱히, 설계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접 도면을 그리는 등 관련 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고만 있어도 인간의 무한한 능력이 어디까지 향해가는가 라는 생각이 스친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에서 명성을 알린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다. 전에 저자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 데 오늘에서야 어떤 건축가인지 알게 되었다.

 

구마 겐고는 건축가다 그리고 글도 쓴다. 이는 자신을 돋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달리 자신만의 신념으로 건축가로 살면서 해온 일, 자신의 잡음투성이(건축가로서)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돌아보고 마음을 잡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인들과 같이 어울렸고, 특이하게 크리스트교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구마는 여기서 일본 문화(?)와는 다른 것을 어릴 적 부터 겪었기 때문에 건축에서도 상자안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의 것을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읽기 전 까지 건축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했었는 데 철학, 예술, 경제 ,정치 등 건축에 비유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정치에 건축이 관여가 된다는 것 역시 알려주는 데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일 관계를 위해 일본의 전후 모더니즘 건축을 밀어붙였다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단순히 두 나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중국 만리장성 근처에 있는 호텔 '대나무집'을 건축하면서 중일 관계 역시 달라졌다는 점이다.

 

어떤 장소, 어떤 나라에서도 직접 기술자와 대화를 나누어보고 그 장소에만 존재하는,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본문 중-

 


그렇다면 어떤 건축을 하는 것일까? 책은 1기에서 4기로 건축가로 살아온 시간을 나눈다. 1기는 뒤죽박죽이라고 저자가 말하지만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2기에서는 1990년 일본 버블 경제가 무너지면서 사무실을 닫게 되었는 데 여기서 포기한 것이 아니라 큰 건축이 아닌 작은 건축으로 시선을 돌리고 이로 인해 기존에 알지 못한 건축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 일본 지역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 마을에서 의뢰 된 마을 극장을 지어달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의뢰비는 2억 엔...그런데 실제로 설계를 하니 20억 엔이 필요했었다. 구마는 여기서 한도내에서 해야하기에 가장 먼저 불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한 장소는 다양한 쓰임새로 그리고 주위 자연 환경과 어울리게 최대한으로 했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계기로 나무로 지은 '히로시게미술관' 중국 만리장성 앞에 세워진 '대나무집'이 지었는 데 위 두 건축으로 구마 겐고의 3기 인생은 세계로 명성은 뻗어나갔다. 버블 경제로 힘든 시기였지만 그 시간만큼은 자신에게 귀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다보면 구마의 건축은 화려함이 아니다. 그는 그 나라의 지역게 맞게, 재료와 자연 환경을 생각한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중국 '대나무집'은 중국 대나무를 사용해 지었다는 데 균일한 크기인 대나무로 지어야 했는 데 그곳의 나무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은 중국이다. 차이가 다른 대나무들로 진행했고 역으로 성공했다는 것. 단순히 성공이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 홍보 영상으로 이곳이 촬영하게 되면서 세계 각지에 있는 중국인들로부터 의뢰를 받게 되었다. 그 장소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건축의 기본이라는 구마 겐고. 그리고 또 다시 변화의 바람을 맞아야만 했는 데 바로 코로나 시대다. 전 세계의 모든 것(경제,문화 등)을 멈춰버린 무서운 사건이었다. 도쿄,파리,베이징,상하이 등 사무실을 두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원격을 이용한 네트워크로 업무가 바뀌고, 한 직원으로 작은 구마랩(구마연구실)의 위성 사무실이 만들어지면서 그 지역 주민들과 관계성 또한 가까워지는 장점도 생겨났다.

 

 

구마 겐고의 성공은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앞서 적었듯이 그는 그 지역의 특색과 어울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실패도 있었다. 버블경제가 오기 전 셰어하우스 전의 코퍼레이션 하우스를 몇몇 동료들과 시도로 구입한 땅이 가격 폭락으로 투자한 자들은 파산 신고를 하거나 자살을 한 이들도 있었다. 동료를 그렇게 잃는 다는 것 너무 끔찍한 고통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사유'와 할 수 있는 '안전'함이 결코 행복이 아님을 깨달았다. 엥겔스의 말까지 등장하는 데 중요한 건 구마는 현실에서 그냥 무너지지 않고 반드시 길을 찾는 다는 사실이다. 대형 건축 못지않게 작은 건축의(적은 비용이 드는 것) 중요성을 말하고, 이를 장편,단편소설에 비유하면서 본인은 지방과 작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보람이 있고 확실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어 이를 선택한 이유를 말한다. 하지만, 빛나는 보석은 어디서나 빛을 발하기 마련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설계를 그가 하게 되었다. 공모전으로 다른 사람이 선정 되었지만 비용증가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로 비판 받으면서 다시 공모전을 열었고 이때 구마 겐고가 선정이 된 것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친구였고, 선배 건축가들을 과감하게 비판하고, 작은 건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축가이면서 작가인 구마 겐고. 이 책을 읽다보니 설계는 시각으로 보는 편리함과 아름다움이 아닌 반드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저자의 결과물(건축)을 책에서 만났지만 동시에 철학을 만나는 느낌이 든 도서였다는 점. 다른 도서들은 어떨지...읽어 보고 싶어진다.

 

 

나무를 건축에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재가 바뀌는 것일 뿐 아니라

방법이 바뀌고 건축의 철학이 바뀐다는 것이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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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버지니아 울프.줄리아 스티븐 지음 / 두시의나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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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아픈 것에 관하여 & 병실노트

저 자: 버지니아 울프 & 줄리아 스티븐

출판사: 두시의 나무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책은 만난 적이 있지만 그녀의 친모인 줄리아 스티븐에 대해선 이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샘 밀스의 <돌보는 사람들>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겪은 고통과 남편의 간호를 읽으면서 자살을 하기 전까지 불안한 시간들 아니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사는 내내 그녀에게 이런 감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 책을 읽고나서 그럼에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그녀와 그녀의 친모의 에세이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아픈 것에 관한여 & 병실 노트>를 읽었다. 비록, 두 사람의 에세이는 각자의 인생에서 쓴 것이지만 엄마와 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어지는 끈을 느낄 수가 있었다.

 

버지니아가 쓴 에세이는 질병으로 인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말하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은 쉽게 말 할 수 있으나 정신적 고통은 볼 수 있는 게 아니기에 표현이 어렵다. 또한, 그녀는 누워 있는 환자들이 주위에 민감하다는 것을 그녀만의 독특한 문장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한 번 읽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는 데 <아픈 것에 관하여> 역시 그랬다. 마치, 아프다는 것을 아프다고 직접적으로 묘사하기 보단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문장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아픔을 무덤덤하게 문장으로 써내려간 에세이를 읽을 때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사실, 친모는 간병인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었으나 막상 자식들에게 엄마로서 애정을 많이 주지 못했다. 사는 동안 버지니아는 친모의 간병을 받은 적이 없는 데 그건 친모가 사망 후 그녀는 신경쇠약을 겪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영혼은 커녕 자기 영혼도 모른다.

인간들은 먼 길을 손잡고 걷지 않는다.

-본문 중-

 

줄리아는 간병인으로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데 그녀가 남긴 기록은 현재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한다. 물론, 아닌 것도 있지만 아픈 사람을 대할 때 간병인은 병실의 공기를 환기 시키는 방법과 문병을 오는 사람들의 행동 대처, 잠을 청해야 하는 시간에 불빛을 조절하는 방법 등 세세한 기록을 볼 때면 줄리아 스티븐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런 모습은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 여성의 이상형으로 보여주었다고 하는 데 앞서 적었듯이 친모는 자녀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 가족이 아프거나 다른 형제들이 아플 때 그 잠시 동안의 시간만 엄마와 시간을 보냈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기록은 씁쓸하게 다가왔다.

 

작가는 자신이 겪은 상황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에서 창작을 얻고 만들어진다. 작품은 작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읽고서 모호했던 부분을 다른 에세이를 통해 알게 되면서 뒤늦게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도 했었다. 만약 줄리아가 오래 살았다면 어땠을까? 각자의 시간에 써진 글이지만 '아픈 자'에 대한 공통점 글을 썼다는 점에서...무엇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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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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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삶을 견디는 기쁨

저 자 : 헤르만 헤세

출판사: 문예춘추사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을 때면 뭔가 묘한 느낌을 받는다. 정확히 무엇이다 라고 전달을 못하겠는데(아마도 작가의 작품을 100% 이해가 안되서 그런듯하다) 나에겐 이성보다는 감성을 먼저 알게 하는 작가라는 점이다. 소설을 비롯해 미술을 포함한 예술가를 알기 전 그들의 작품을 보면 '그들의 작품'만 이해하게 되는 데 읽기 전 작가에 대해 알게 되면 결과물에 대해 누구나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이해를 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는 워낙 유명하고 알려진 작가이고 [데미안] [싯다르타][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등 소설 뿐만 아니라 산문으로도 많은 책이 출간이 되었다. 그동안 작품을 먼저 읽다보니 난해하고 어렵기도 했었는 데 대중매체를 통해 삶과 철학을 알게 되니 작가의 작품도 같이 이해가 되었다. 그렇기에 오늘 만난 <삶을 견디는 기쁨>을 읽을 때면 그가 겪었을 심적인 고통과 비난, 괴로움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것, 고통이 고통만 괴로움만 주는 게 아니라 행복과 같이 삶을 지탱해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은 총 세 가지 큰 주제로 분류되고 다시 한번 세세한 내용으로 나뉘어지는 데 시와 산문이 섞어있으며 때론 단편 소설 같은 글들로 인해 이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작가로서 젊은이들에게 비난과 비판을 받는 편지를 받기도 했었는 데 이런 상황은 누구나 쉽게 떨쳐낼 수 없는 순간이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헤르만 헤세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그럼에도 그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말한다. 여기서, 자신의(헤르만 헤세) 인생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또한 불행했던 것 같지도 않다는 문장은 인간이 불행한 날만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억지스러운 표현일 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가장 불행한 순간이 언제냐고 질문하면 아마 바로 언제라고 하겠지만 행복한 기억을 물어보면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오늘 내가 조금이라도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내일이마 모레쯤은 지금 내가 있는 오늘의 이 순간에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숱한 날들처럼 심연을 알 수 없는 나락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인생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에는 자신이 총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후회한다. 분노,고통,그리고 불만이 최고조에 다다라 모든 것에 대적하려고만 한다. 인간, 동물,험악한 날씨, 신 그리고 누군가 읽고 있는 책 그리고 입고 있는 옷에게까지 거부감을 나타내며 맞서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분노,불안, 불만과 증오는 대상에 해소되지 않으며, 그런 모든 사물에 가서 꽂히지 않은 채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





조건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있을까? 절망이 은총으로 바뀌는 삶을 체험했다는 헤세의 문장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건 심리학을 바탕으로 둔 것인데 헤세는 대문호 작가들이 심리분석이 주는 교육적이며 자극적인 힘은 예술가들에게 강하게 작용하는 것을 말했을 때, 난 그들의 글을 읽고 타인들은 생각을 하고 무의식에 존재하는 다른 존재를 끄집어내어 삶을 살아가게 하는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 조곤조곤하게 헤세는 삶에 대한 고통을 표현하고 살아가라고 전달한다. 인내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고행이라고 하면서도 유일하게 배울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할 때, 그저 이론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려나는 문장이란 걸 느낀다. 전쟁, 부모님의 죽음 등 사는 동안 평탄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저자는 빛을 보고 살았던 것을 그저 느껴지는 부분이다.

 

때론 더 직설적으로 고통을 표현하기를 바랐지만 <삶을 견디는 기쁨>은 그렇지 않는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혀야만 비로소 글들이 눈에 들어오는 도서라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부드럽게 다독이면서도 현실을 제대로 의식하게 하는 문장들로 읽고, 생각하기를 반복하게 한다. 고통을 겪은 자만이 고통이 있는 자에게 전할 수 있는 말들..위로라 할 수도 있고, 용기라고 할 수 있는 조언에 생각을 깊이 해 보게 되는 도서다.

 


우리 인간의 삶이 새나 개미의 삶보다 더 힘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편하고 수월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삶의 잔혹함과 죽음을 회피할 수 없음을 불평불만하지 말고 그런 절망감을 몸으로 느끼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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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감
박선영 지음 / 모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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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독일 미감

저 자: 박선영

출판사:모요사

 

독일 하면 관광보단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 유럽 국가는 대부분 프랑스나 영국 등 여행지가 알려진 나라가 떠오른다. 그런데 독일만을 유난히 애정을 갖고 여행을 한 <독일 미감>을 만나게 되었다. 어떤 내용일까? 어떤 독일을 보여줄까? 궁금하기도 한 도서였다. 책을 펼치고 읽으면서 잔잔하게 흘러가는 문장과 독일의 문학과 예술, 건축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는 데 솔직히 이부분에서 문외한 이다보니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동안 생각하고 느꼈던 독일의 모습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책은 저자가 직접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 거주하는 몇몇 예술가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그들의 직업과 문화를 보여주니 이런 모습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자주 들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합릭적인 산업 생산품도 아름다워야 한다' 는

전제에서 출발한 바우하우스의 기치는 곱씹을수록 더욱 더 디자인의 미덕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은 다시 원점에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예술가하면 독일을 제외하곤 했었는 데 근대 조각사인 '렘브루크'의 존재는 혹독한 독일의 모습을 달리 볼 수 있게 한 인물이다.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야전병원의 위생병으로 근무했지만 전쟁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그의 영혼을 갉아먹었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천재적 재능을 가졌으나 일찍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조각가...아마도 그의 작품은 묻힐 수 있었지만 독일은 그의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고 결국 렘브루크 미술관을 개관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최근 '한국 미술사'에 남겨진 미술가들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보면서 뒤늦게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어었다. 비록 내가 알지 못하나 '렘브루크'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100년 전 바이마르엔 '바우하우스'는 많은 예술가들일 공부할 수 있도록 지어진 곳이다.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움직일 때마다 독일이 이런 모습이었나? 저자가 향하던 한 미술관은 버스를 타고 한적한 곳에 내려야 있던 곳으로 자연과 미술이 하나가 되는 공간을 선보였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발길을 닿는 곳으로 향하는 것처럼 책은 한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보여준다. 저자의 직업이 컬럼니스트라 다양한 시각으로 넓은 분야를 두루 본다는 점이 부러웠다. 미술, 건축, 음악 등 책 속에는 평소 내가 접할 수 없는 공간이 많았다는 것. 또한, 사진으로 보여주는 독일의 모습은 정말 독일답다라는 것!! 왜냐? 화려함도 있지만 첨부된 사진을 보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실용서(?)이 먼저 다가왔기 때문이다(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독일에서 건축가로 살고 있는 한국인 건축가는 전쟁으로 파괴된 교회 폐허 위에 미술관을 세운 쾰른에 거주하고 있다. 남겨진 역사에 무엇을 되새길 것인가...한 건축가가 공모한 이 공모전은 건축이 도시에, 사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려준 모습이었다. 그저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역사를 잊지 않고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시민들...그냥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부럽기도 하고 저자가 다녔던 여러 곳을 한 번쯤은 다녀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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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로맨스 여제의 삶과 사랑, 매혹의 삽화들 일러스트 레터 2
퍼넬러피 휴스핼릿 지음, 공민희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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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제인 오스틴

저 자: 퍼넬러피 휴스핼릿

출판사:허밍버드

 

한 사람의 일대기를 알기 위해선 기록이 꼭 필요하다. 남겨진 자는 후대에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특히, 대작가들의 삶의 흔적이 많이 남겨질 수록 독자들은 그 생애를 알아가면서 작품 또한 더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오늘 읽은 <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는 제인이 살아생전 서신으로 삶의 일부분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로맨스 소설의 여제!! 제인 오스틴의 삶과 사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에 읽기도 전에 설레였다. 살아생전 4권의 책이 출간이 되었고 나머진 두 권 <노생거 사원> 과 <설득>은 사후에 출간이 되었다. 당대 여성으로서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는 데 나름 작가로서 당당하게 살았던 것을 볼 수 있다. 편지는 20대 시절을 시작으로 마지막 1817년 생애 마지막 1년까지 보여준다. 8남매 였던 제인은 유일하게 자매였던 언니 커샌드라와 돈독한 애정을 보여주었고, 제인의 마지막 모습을 본 가족이기도 하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 역시 제인이 살았던 곳을 배경을 한 곳이 더러 있다. 한 곳에서만 살지 않았기에 편지를 소개하면서 간간히 소설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작품을 보면 저자의 모습을 어떤지 생각할 수 있는 데 제인의 편지를 볼 때면 마치 그녀의 작품을 읽는 것처럼 다가왔다. 소설에서 인물들의 성향과 감정들을 세세하게 묘사했는 데 언니와 조카 그리고 오빠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드러났다. 딱딱한 문장이 아닌 일상 이야기는 당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데 하녀를 두어야 하는 상황, 오빠들이 전쟁에(나폴레옹 전쟁과 프랑스 혁명) 참여했고 승전한 내용 등을 알려준다. 사실, 소설처럼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아 편지 속에 쓴 인물이 헛갈리기도 했다. 그러니, 추가 설명을 꼭 읽을 것!! 그렇다면, 서신을 통해 어떤 내용을 알 수 있었을까?

 

가장 궁금한 것은 아마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 라는 점!.

 

난 뻔하고 고루한 문장을 쓰지 않아

그 자체가 지닌 독창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으니까.

-본문 중-




언니 커샌드라는 약혼자가 죽은 후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으며, 제인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그 슬픔과 고독감에 잠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었다. 이것이 계기였을 테다. 그녀에게 청혼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사랑 없는 결혼에 응할 수 없어 거절했고, 조카인 패니에게도 역시 사랑 없은 결혼에 조언을 주기도 했었다. 비록, 두 자매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남자 형제들 중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도 두었다. 제인은 고모로서 또한 많은 사랑을 주었는 데 때론 가정교사처럼 조카들을 돌보기도 했다. 여기에, 글을 쓰려는 조카에게 조언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이어 어머니의 죽음, 새언니의 죽음 등 안타까움을 담긴 편지도 있었다. 다르게 보면 크게 주목할 내용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는 동안 많은 편지를 씀으로써 감정과 절제를 가져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지금처럼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게 없고, 유일한 건 '편지'였다는 걸 감안하면 그렇게 많은 편지를 썼다는 게 놀랍다. 문득, 글을 쓰기 시작할 때면 일기를 먼저 권유하는 데 감정을 세세하게 묘사할 수 있어 그런걸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살아생전 작가로서 명성이 알려지고, 제인의 남매들의 애정이 남달랐다는 것을 보면 그래도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비록,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슬픔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있었기에 그 고통을 이겨내지 않았을까? 그러나, 제인의 건강은 쉽게 이겨낼 수 없었다. 현재 추정하기로는 그녀의 병은 애디슨 병 또는 부신과 관련되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하는 데 중년을 넘어 서서히 병이 침식되면서 즐겨 하던 산책도 줄어들고 겨우 당나귀를 타고 나갔지만 이마저도 힘겨웠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그동안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에 대해 알지 못했는 데 그녀가 마지막 언니 품안에서 눈을 감았다는 문장에 어떤 표현이 나오지 못했다. 생의 막바지에 삶을 마감한 게 아니라 한창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그 시기에 세상을 떠났다는 게 작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이 다가왔다.

 

오늘 언니의 편지가 도착하기만 손꼽아 기다렸어.

누가 봐도 편지가 내게 기쁨을 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야.

-본문 중-

 

마지막 편지를 읽으면서 먹먹하기도 했지만 '제인 오스틴'이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성정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고, 저자의 작품들이 마치 일상의 일부분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아직 읽지 못한 도서가 있는 데 2023년에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완독하는 것으로!!! 목표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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