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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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저 자: 구마 겐고

출판사: 나무생각

 

건축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책이 서점에 있으니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있는 데 오늘 읽은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을 읽으면서 한층 더 건물이 인간에게 무엇을 주고, 생각하게 하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카페를 가더라도 음료도 중요하지만 여기 못지않게 인테리어도 한 몫을 한다. 독특한 건축이 많다보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피드를 보고 가보기도 했다. 왜 그럴까? 왜 인간은 새로운 건축을 볼 때 평소 생각하지 못한 깊은 내면의 감정(?)들을 끌어올리게 한다. 나 역시 관심은 많지만 딱히, 설계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접 도면을 그리는 등 관련 된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보고만 있어도 인간의 무한한 능력이 어디까지 향해가는가 라는 생각이 스친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에서 명성을 알린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다. 전에 저자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 데 오늘에서야 어떤 건축가인지 알게 되었다.

 

구마 겐고는 건축가다 그리고 글도 쓴다. 이는 자신을 돋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달리 자신만의 신념으로 건축가로 살면서 해온 일, 자신의 잡음투성이(건축가로서) 인생에서 발견한 것을 돌아보고 마음을 잡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인들과 같이 어울렸고, 특이하게 크리스트교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구마는 여기서 일본 문화(?)와는 다른 것을 어릴 적 부터 겪었기 때문에 건축에서도 상자안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의 것을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읽기 전 까지 건축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했었는 데 철학, 예술, 경제 ,정치 등 건축에 비유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정치에 건축이 관여가 된다는 것 역시 알려주는 데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일 관계를 위해 일본의 전후 모더니즘 건축을 밀어붙였다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단순히 두 나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중국 만리장성 근처에 있는 호텔 '대나무집'을 건축하면서 중일 관계 역시 달라졌다는 점이다.

 

어떤 장소, 어떤 나라에서도 직접 기술자와 대화를 나누어보고 그 장소에만 존재하는,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본문 중-

 


그렇다면 어떤 건축을 하는 것일까? 책은 1기에서 4기로 건축가로 살아온 시간을 나눈다. 1기는 뒤죽박죽이라고 저자가 말하지만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고 2기에서는 1990년 일본 버블 경제가 무너지면서 사무실을 닫게 되었는 데 여기서 포기한 것이 아니라 큰 건축이 아닌 작은 건축으로 시선을 돌리고 이로 인해 기존에 알지 못한 건축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 일본 지역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 마을에서 의뢰 된 마을 극장을 지어달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의뢰비는 2억 엔...그런데 실제로 설계를 하니 20억 엔이 필요했었다. 구마는 여기서 한도내에서 해야하기에 가장 먼저 불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한 장소는 다양한 쓰임새로 그리고 주위 자연 환경과 어울리게 최대한으로 했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계기로 나무로 지은 '히로시게미술관' 중국 만리장성 앞에 세워진 '대나무집'이 지었는 데 위 두 건축으로 구마 겐고의 3기 인생은 세계로 명성은 뻗어나갔다. 버블 경제로 힘든 시기였지만 그 시간만큼은 자신에게 귀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다보면 구마의 건축은 화려함이 아니다. 그는 그 나라의 지역게 맞게, 재료와 자연 환경을 생각한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중국 '대나무집'은 중국 대나무를 사용해 지었다는 데 균일한 크기인 대나무로 지어야 했는 데 그곳의 나무는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은 중국이다. 차이가 다른 대나무들로 진행했고 역으로 성공했다는 것. 단순히 성공이 아니라 베이징 올림픽 홍보 영상으로 이곳이 촬영하게 되면서 세계 각지에 있는 중국인들로부터 의뢰를 받게 되었다. 그 장소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건축의 기본이라는 구마 겐고. 그리고 또 다시 변화의 바람을 맞아야만 했는 데 바로 코로나 시대다. 전 세계의 모든 것(경제,문화 등)을 멈춰버린 무서운 사건이었다. 도쿄,파리,베이징,상하이 등 사무실을 두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원격을 이용한 네트워크로 업무가 바뀌고, 한 직원으로 작은 구마랩(구마연구실)의 위성 사무실이 만들어지면서 그 지역 주민들과 관계성 또한 가까워지는 장점도 생겨났다.

 

 

구마 겐고의 성공은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앞서 적었듯이 그는 그 지역의 특색과 어울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실패도 있었다. 버블경제가 오기 전 셰어하우스 전의 코퍼레이션 하우스를 몇몇 동료들과 시도로 구입한 땅이 가격 폭락으로 투자한 자들은 파산 신고를 하거나 자살을 한 이들도 있었다. 동료를 그렇게 잃는 다는 것 너무 끔찍한 고통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 '사유'와 할 수 있는 '안전'함이 결코 행복이 아님을 깨달았다. 엥겔스의 말까지 등장하는 데 중요한 건 구마는 현실에서 그냥 무너지지 않고 반드시 길을 찾는 다는 사실이다. 대형 건축 못지않게 작은 건축의(적은 비용이 드는 것) 중요성을 말하고, 이를 장편,단편소설에 비유하면서 본인은 지방과 작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보람이 있고 확실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어 이를 선택한 이유를 말한다. 하지만, 빛나는 보석은 어디서나 빛을 발하기 마련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설계를 그가 하게 되었다. 공모전으로 다른 사람이 선정 되었지만 비용증가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로 비판 받으면서 다시 공모전을 열었고 이때 구마 겐고가 선정이 된 것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친구였고, 선배 건축가들을 과감하게 비판하고, 작은 건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건축가이면서 작가인 구마 겐고. 이 책을 읽다보니 설계는 시각으로 보는 편리함과 아름다움이 아닌 반드시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저자의 결과물(건축)을 책에서 만났지만 동시에 철학을 만나는 느낌이 든 도서였다는 점. 다른 도서들은 어떨지...읽어 보고 싶어진다.

 

 

나무를 건축에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재가 바뀌는 것일 뿐 아니라

방법이 바뀌고 건축의 철학이 바뀐다는 것이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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