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버지니아 울프.줄리아 스티븐 지음 / 두시의나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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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아픈 것에 관하여 & 병실노트

저 자: 버지니아 울프 & 줄리아 스티븐

출판사: 두시의 나무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책은 만난 적이 있지만 그녀의 친모인 줄리아 스티븐에 대해선 이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샘 밀스의 <돌보는 사람들>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겪은 고통과 남편의 간호를 읽으면서 자살을 하기 전까지 불안한 시간들 아니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사는 내내 그녀에게 이런 감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 책을 읽고나서 그럼에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그녀와 그녀의 친모의 에세이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아픈 것에 관한여 & 병실 노트>를 읽었다. 비록, 두 사람의 에세이는 각자의 인생에서 쓴 것이지만 엄마와 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어지는 끈을 느낄 수가 있었다.

 

버지니아가 쓴 에세이는 질병으로 인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말하고 있다. 육체적인 고통은 쉽게 말 할 수 있으나 정신적 고통은 볼 수 있는 게 아니기에 표현이 어렵다. 또한, 그녀는 누워 있는 환자들이 주위에 민감하다는 것을 그녀만의 독특한 문장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한 번 읽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는 데 <아픈 것에 관하여> 역시 그랬다. 마치, 아프다는 것을 아프다고 직접적으로 묘사하기 보단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문장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아픔을 무덤덤하게 문장으로 써내려간 에세이를 읽을 때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사실, 친모는 간병인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었으나 막상 자식들에게 엄마로서 애정을 많이 주지 못했다. 사는 동안 버지니아는 친모의 간병을 받은 적이 없는 데 그건 친모가 사망 후 그녀는 신경쇠약을 겪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영혼은 커녕 자기 영혼도 모른다.

인간들은 먼 길을 손잡고 걷지 않는다.

-본문 중-

 

줄리아는 간병인으로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데 그녀가 남긴 기록은 현재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한다. 물론, 아닌 것도 있지만 아픈 사람을 대할 때 간병인은 병실의 공기를 환기 시키는 방법과 문병을 오는 사람들의 행동 대처, 잠을 청해야 하는 시간에 불빛을 조절하는 방법 등 세세한 기록을 볼 때면 줄리아 스티븐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런 모습은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 여성의 이상형으로 보여주었다고 하는 데 앞서 적었듯이 친모는 자녀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 가족이 아프거나 다른 형제들이 아플 때 그 잠시 동안의 시간만 엄마와 시간을 보냈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기록은 씁쓸하게 다가왔다.

 

작가는 자신이 겪은 상황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에서 창작을 얻고 만들어진다. 작품은 작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읽고서 모호했던 부분을 다른 에세이를 통해 알게 되면서 뒤늦게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도 했었다. 만약 줄리아가 오래 살았다면 어땠을까? 각자의 시간에 써진 글이지만 '아픈 자'에 대한 공통점 글을 썼다는 점에서...무엇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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