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 괌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괌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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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하면 대부분 동남아시아가 떠오르고 그 중엔 괌이 포함 되어 있다. 패키지로 엄마와 같이 여행을 다녀봤지만 휴양지가 아닌 그 나라 지역의 유명 관광단지, 음식 등 위주로 다녔다. 물론, 휴양지에도 볼거리와 그 나라의 문화 등을 만나기도 하는 데 왠지 '괌'하면 그냥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먼저 떠오른다(물론 액티비티한 것도 있다). 언제부터 인가 가자는 생각만 하다가 내년을 목표로 두고 있고 패키지 보단 자유여행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타블라사사에서 출간된 <에이든 괌 여행지도>를 알게 되었다. 현재 타블라라사 에서 시리즈로 국내 뿐만 아니라 파리, 런던, 일본 , 대만과 관련된 여행지도책을 출간했다. 최근 제주도 여행지도를 읽으면서 세세한 정보와 각 지역별로 볼 수 있는 것을 구분해서 지도 한장만으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그리고 '괌' 역시 동일하다. 낯선 도시이다보니 생소한 곳이 많은 데 우선 어디를 목적지로 정할지 해서 숙박을 정해도 좋다.

 

 

큰 지도에는 괌의 전체적인 지역과 먹어볼만한 음식 사진을 첨부했는 데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건 역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다. 보통 휴양지로 떠난 곳은 현지 음식은 아무래도 관광객 입맛에 맞게 해서 인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섬이라는 곳이기에 '씨푸드'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는 데 괌은 미국령이다보니 햄버거를 빼놓지 않는다. 바나나를 재료로 한 음식은 tv에서 종종 보곤 했는 데 괌을 간다면 꼭 이 음식을 먹고 싶다. 그런데 여기서!! 괌에서도 배달이 된다는 사실!! 순간 놀라기도 했는 데 한 번쯤은 주문하지 않을까? 또한 괌을 중심으로 쇼핑과 관광지를 지도에 소개하니 정말 이 지도만 가지고 다녀도 솔솔하게 여행을 할 수가 있다. 보통 지도라 하면 종이로 접다 폈다 하면 모서리가 찢겨지는 데 타블라사사에서 나온 지도는 방수도 되고 친환경 돌로 만들어져 있어 손상될 우려가 없다.

 

 

여행의 묘미는 시각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지도를 펼치고 찾아보는 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여기에 같이 첨부된 노트와 스티커는 기록도 좋고 특히, 스티커는 지도를 한 번 쓰고 버릴 것이 아니기에 별도로 관광한 곳을 체크하고 나중에 다시 한 번 재방문시 다녀왔던 곳을 기억할 수 있는 용도로도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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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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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송승언 작가의 [덕후 일기]를 읽은 후 어느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다르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즉, 사는 동안 관심을 가진다는 게 놀랍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덕후를 가진 도서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 그것도 바로 공포(호러를 포함)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겁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 쓴다는 데 그 와중에 스릴를 느낀다는 거다. 난? 무섭다 보고나면 꼭 잠자리가 심난해서 안보는 데 보고나면 뭔가 모를 통쾌함(?)을 알기에 아주 가끔식 보게 되었다. <소름이 돋는다>는 저자가 그동안 접한 공포와 관련된 게임,영화를 소개하는 데 어떤 것이 있는 지에서 마무리 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사회의 다른 문제점을 콕 집어 말하기도 한다. 국내 공포하면 역시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된다. 어릴 적 이불을 뒤집어 쓰면서까지 자매끼리 보기도 했었는 데 저자가 지적하듯이 생각해보니 왜 '처녀귀신'이 많고 원한이 많은 귀신은 거의 여성이다.

 

그 중 경남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의 이야기는 억울하게 죽었음에도 외간 남자와 도망쳤다는 소문에 아버지마저 딸에게 실망하고 밀양을 떠난다. 그로부터 새로운 부사들은 이상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데 그건 아랑이 귀신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뒤에 내용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알 것이다. 그때는 그저 아랑이 억울하다, 여성이 약자였기에 당할 수밖에 없는 사연만 생각했는데, 저자는 여성의 위치를 약자와 억압을 처녀귀신을 통해 알려주었고 오락거리에 머물지 않고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아랑사또전> 드라마와 <아랑>를 통해 여성의 억울함 죽음을 풀어가는 데 마음이 무거웠다. 귀신이라는 존재가..어쩌면 인간의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 생각이 드니깐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귀신이 아닌 악령(?)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앞서 공포 그 자체를 안좋아하는 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컨저링>은 다른 공포물과 다르게 무섭지만 흥미를 끌었다. 이 영화 역시 저자가 소개하기도 하는 데 항상 왜 이런 종류의 영화는 집안에 지하실이 있는 것인가? 책을 읽다보면 국내 집은 대부분 지하실과 다락이란 것이 없다. 그런데, 꼭 공포물을 보면 장소가 지하실 또는 다락에서 알 수 없는 존재(?)가 등장한다는 것인데 두 공간은 왜 공포물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러나 그 무엇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다. 저자 역시 이를 강조한다. 소개 된 몇가지 괴담은 아무리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두려움을 겪기엔 충분했다. 차라리 귀신이라면 그래 원한을 들어주거나 풀어주면 되지만 인간이 인간을 해하는 것은 원인과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니 극도의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인간은 익숙지 않는 것을 바라볼 때 가장 드는 감정은 바로 '공포'로 심리학에서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설명 할 때도 알지 못하기에 더 증폭되는 두려움이 있음을 말한다. 미화해서 공포라는 것을 이렇게 설명도 하지만 아마도 가장 인류가 겪고 싶지 않는 감정 중 하나가 공포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를 무서움이 아닌 하나의 오락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게임이나 영화로 등장하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난 호러물이나 공포가 무섭다. 언제가 좋아할 날이? 전혀 생기지 않을테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공포가 주는 스릴을 느끼고 싶을 때 찾아볼 의향은 있다.

 

무(無)의 상태에서 갑자기 태어나는 괴담은 없다.

모든 괴담은 현실을 기반으로 창조되거나 재조립되며,

그 당시에 무엇이 화두에 올랐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품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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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그림 읽기 - 고요히 치열했던
이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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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그림은 많은 글 보다 더 위로를 해 주는 경우가 있다. 사실주의, 인상주의 등 다양한 화풍이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에게 의미를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중세 시대엔 문맹이 많았기에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교훈을 알려주곤 했는 데 이젠 그것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위로 하게 되었다. 오늘 만난 <사적인 그림 읽기>는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가 소개한 작품들은 유명해서 관심을 갖게 한 게 아니다. 그 작품 속에서 그려진 그림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여성이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혼자서 어디를 갈 수 없던 시대에 마차를 직접 끄는 여성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테다. 이를 시작으로 보여주는 작품마다 저자의 지난날 이야기는 공감이 되면서 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을 표현 작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팬더믹 이후 타인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고독함을 묘사했다고 하는 데 나 역시 그의 몇 작품만 보더라도 쓸쓸함을 느꼈다. 하지만, 저자는 고독을 이야기하는 대신 그 모습에서 찰나의 평온함이 있음을 말한다. 퇴근 후 카페에 들러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살아생전 호퍼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어떤 설명이 없었기에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람들은 작품을 보면서 외로움을 알아가면서 해답을 찾고 있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들이 얼마나 다르건 간에, 다름 자체는 애초에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고, 혹은 그것 덕분에 친구가 되지 않았던가. 그러니 문제는 그 다름을 인내하고 극복하면서까지 상대와 함께하고 싶은지였다.

-본문 중(에드가르 드가)-

 

아무리 코로나 사태를 겪었다 하더라도 타인과의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주위 환경이 아닌 오로지 자신으로 인해 멀어지는 것이 인간관계로 책에서 처음 알게 된 화가인 '에드가르 드가'는 디에프에서 여섯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친구란 가족 외에 또 다른 존재로 사회를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는 존재다. 직설적이고 거침 없는 말투 때문에 사람들과 쉽게 관계를 맺지는 못했지만 그가 혼자 고독에 빠질 때 그를 돌봐주고 이끌어 준 친구들이 있었다. 드가의 삶을 보면 30년 우정이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던 그 시간으로 다시 그 누구도 돌아갈 수 없지만 그 과거로 인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게 인생이다.

 

또한 상대를 이겨야만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다.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의 의미는 자신 안에 있는 힘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경쟁의 또 다른 의미와 인간의 몸이 선과 악으로 구분 되어 불리던 시절에 남성의 몸은 선이라 하고 여성의 몸은 선과 악을 지녔다는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책을 읽으면서 단지 작품과 작가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역사의 한 부분도 만나게 된다. 그 중엔 태양중심설(지동설)을 발견한 코페르니쿠스가 있다. 유럽은 기독교 중심이었기에 그의 발견은 종교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여기서, 단지 천동설이 옳지 않다라고 주장하기 보단 잘못된 진리인 경우 시정하는 게 신의 뜻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 그였다. 이 점을 보면 내 말만 옳다고 밀어붙이는 것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한 것임을 생각한다.

 

전통에 대한 도전 없이 인류사의 수많은 발전은 존재할 수 없었다. 이는 역으로 전통이 있기에 이후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본문 중(코페르니쿠스)-

 

가장 힘든 시기에 런던으로 온 모네가 남긴 런던의 수많은 작품과 사는 동안의 삶이 고통으로 가득했던 반 고흐를 보면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매번 미술 작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새롭다. 미술에 문외한 이지만 언제나 그림은 나에게 말없이 위로를 주고,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혼자서 고민해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미술관에 가서 직접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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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약국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1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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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별 인사는 최대한 엄숙하고 거창하고 화려하게 해야 한다고 믿는 편이다.

그건 떠나가는 자와 남겨지는 자, 그 모든 존재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 테니까.

-본문 중-

 

에세이를 언제부터인지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장르소설을 선호하는 나에게 전환점이 생기면서 '삶'을 알고 싶어졌고 선택한 게 바로 '에세이' 분야다. 여행 에세이는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읽었지만 그 안에는 늘 여행지에 대한 모습이 컸기에 부럽기만 해서 읽고나면 별 감흥이 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심리에 관한 책들이 출간이 되면서 사람이 살면서 겪는 상처와 아픔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기쁨을 보면서 한편으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즉, 자신만 아프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그렇고 그들은 어떻게 그 시간을 이겨냈는지...때론 교훈과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오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중 핀-에세이로 첫번째 도서를 만났다. 책 제목인 <밤의 약국>를 보고 있으니 약국은 특정인이 아닌 누구나 갈 수 있는 공간인데 앞에 '밤의'라는 단어가 붙었다. 그렇다보니 문득 읽기도 전에 생각이 많아졌다.

 

저자의 작품은 핀 소설인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로 알게 되었다. 노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들로 읽는 내내 섬뜩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런 강렬함 때문에 <밤의 약국>이 비록 에세이나 어떤 내용일까....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책은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데 약사로 약국과 관련된 내용도 있고 때로는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을 이야기한 부분도 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는 이야기지만 사실, <밤의 약국>의 작은 소주제로 있던 내용들은 마음을 덜컥 내려앉게(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닌데도)했는 데 그건, 어쩌면 정말 약국이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존재였다는 생각에 더욱 그랬다.

 

늦은 시간 말없이 들어온 한 소녀, 학교를 그만두어 배달 일을 한 소년, 할머니들이 우루루 몰려와 필요한 약을 사가는 장면 등 읽다보면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인 데 여전히 외면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련하고 씁쓸하다. 한편으론 이런 내용을 무덤덤하게 써내려간 문장을 보면서 끝이 희망적인(지극히 주관적인..) 글에도 난 그저 고객을 끄덕이는 것만이 최선의 답인 것처럼 받아들인다. 또한, 소설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를 읽어서 그런지 약국에 찾아오는 노인과 등나무 밑에 앵무새 인형을 갖고 있었던 노인의 모습이 쉬이 잊혀지지 않는데 문득 '노년의 삶'이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군가는 평안한 삶을 살아가지만 사회에서 보여주는 건 암울한 모습이라..나도 모르게 떠오르게 되었다.

 

헤어짐도 이별도 누구도 원하지는 않지만 사는 동안 누구나 공평하게 겪어야 하는 일이다. 스쳐 지나간 인연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을까? 문득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공감이 되는 글이나 비슷한 일을 겪은 일화를 읽을 때면 ...에세이의 매력이 이런 게 아닐까 한다. 왜냐면 세상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니깐 말이다.

 

낡고 오래된 주머니 속 돈이 안전해졌단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할머니는 국수 국물을 마시며 들뜬 목소리로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통장에 돈을 모으는 이유는, 다시 한번 하꼬방을 짓고 젊었을 때처럼 장사를 해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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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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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말러

저 자: 노승림

출판사: 아르테

 

평소 음악을 잘 듣지 않고 간혹 기분이 울적할 때 찾곤 한다. 음악이 주는 위로는 타인이 주는 것보다 그저 혼자 듣고 있기만 해도 마음에 위로가 된다는 거 놀라운 현상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는 데 오늘음악의 거장인 '구스타프 말러'를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다. 너무 익히 들었던 음악가와 달리 나에겐 생소한 작곡가이며 지휘자인 데 책을 읽는 동안 음악 보단 그의 생애에서 느껴지는 방황과 갈등을 만날 수가 있다. 그렇다보니 난 그가 심취한 음악 보단 '삶'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읽었다. 말러는 체코에서 태어났으며 유대인으로 어릴 적 아버지가 운영하는 선술집에서 들려오는 악기 연주에 자연스럽게 음향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교육은 엄격함을 강조했고, 정신적 폭력 역시 흔했으며 더 나아가 성인이 봐도 소름이 끼치는 민담집이 교육용으로 팔려 나갔다는 것 이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그런 거 같다. 이런 상황에 친모가 낳은 열네 명의 자식 중 병으로 사망한 일도 있었는 데 동생의 시체가 관에 담겨져 가는 것을 본 말러..어린 나이에 이런 충격은 어떤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었을 테다. 음악과 불행이 공존했던 말러의 삶에 유대인이라는 차별에 또 한번 시달리기도 했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음악에 소질이 있어 음악 학교에 가고 훗날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감독직과 지휘자를 맡기도 한다. 유대인이라는 인종차별을 넘어 말러의 음악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는 데 그 이면에는 정말 노력과 완벽함이 밑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음악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당시 사회가 존중하던 형식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파괴했고, 촌부들의 세속적인 권주가 혹은 거리의 노래를 서슴없이 음악적 재료로 사용했다.

-본문 중-

 

앞서 적었듯이 말러의 생은 불행과 음악이 아이러니하게 섞어져 있는 데 여기에 완벽하게 하려는 꼼꼼한 성격이 오케스트라 단원들간의 불화를 낳기도 했다. 당시, 오페라궁정음악은 시민들을 위한 것으로 프란츠 요제츠 2세는 음악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이어나갔다.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이나 음악은 귀족들 사이에서 당연한 모임(사교계)으로 간주되었고 말러가 감독직을 맡은 후 많은 횟수의 공연을 치렀는 데 그만큼 단원들의 고된 연습도 있었다. 여기서, 저자는 적당주의를 의미하는 '슐람페라이' 를 소개하는 데 당시 빈에서 적당주의가 관례처럼 곳곳에 있었는 데 이건 오스트리아 제국이 여러 민족과 국가가 결합되었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자연스럽게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아무리 시민들이 잦은 공연을 보더라도 수준은 이하였다는 것이며 말러가 맡은 후에는 대충주의는 철저하게 뜯어고치게 된 것이다. '구스타프 말러 룸' 라는 공연장에 휴식 공간이 있는 데 명칭과 어울리지 않는 상황으로 말러는 연주가 시작이 되면 누구도 나가서는 안되었고 설령 늦게 들어오고 싶어도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그러니 1막을 놓치면 끝날 때가지 기다려야했다는 것, 여기에 막간의 휴식도 없애려고 했다가 겨우 타협을 한 것이 바로 '말러 룸'을 만든 것이다. 본인은 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도대체 음악은 말러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고통의 근원을 치유하는 것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고통을 주기도 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삶. 그렇다면 그의 개인적인 삶은 어땠을까?



말러의 아내 알마는 남성편력이 심했는 데 그녀의 소개글을 읽을 때면 기함을 멈추지 못했는 데 말러외에 두 명의 남성이 있었다. 알마 역시 유대인이었으나 반유대인처럼 철저하게 유대인을 무시했으며 작곡가로도 능력은 있었다고 한다. 말러를 만나기 전에도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연상인 말러를 만나 8년동안 나름 두 딸을 낳고 가정에 충실했다. 하지만, 첫 딸의 죽음 때문인지 남성편력이 다시 돋아났고 심지어 말러와 사는 동안에 건축가인 내연남을 두었으며 그 남자가 오히려 말러에게 편지까지 섰다. 이 충격으로 프로이트를 찾아가기도 했다는 데 사실, 말러가 아니라 알마가 가야했던 게 아닌가? 하여튼, 아내의 불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내연남을 시작으로 소설가인 베르펠과도 염문이 퍼졌다.

 

그런데 왜 이혼을 하지 않았을까? 사실 모르겠다. 가부장적인 말러에게 자유분방한 알마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러가 죽을 때까지 결혼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더 충격인 건 말러 사후 알마는 건축가 내연남과 결혼 했다가 베르펠과 여전히 관계를 이어갔고, 심지어 이혼 후 베르펠과 세번째 결혼을 했다. 저자는 알마의 이런 행동(?)에 대해 만약 작곡가로 활동을 했었다면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마의 행위를 보면 ... 말러가 사망 후 내연남과 결혼 하고 이혼을 하면 다시 말러의 아내라는 호칭으로 사교계에서 활동을 하고, 다시 결혼을 하고 또 혼자가 되었을 때 다시 '말러의 아내'로 돌아왔고, 천수를 누리고 생을 마감했다는 소개에 정말 화가나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의 묘지에 말러 이름 외에 불륜남의 이름을 새긴 것을 보면 정상적으로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말러에게 알마처럼 힘겨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도움을 주었던 인물도 있는 데 바로 말러의 여동생 유네스티다. 말러는 작곡을 위해 휴양지로 조용한 곳을 자주 찾았는 데 이를 도와준 게 바로 여동생이다. 복잡한 도시보단 시골과 숲을 찾았고 산책길을 걸었던 말러. 저자가 찾은 말러의 흔적은 대부분 한적한 이런 길이었다. 그가 작곡을 할 때면 집안 고요했고, 심지어 식사 역시 그가 나올 때까지 동생들이 기다릴 정도였다. 늘 자연과 함께 했고, 강에서는 수영을, 숲에선 트래킹을 했었는 데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모든 것을 그만둬야 했다. 여기서 말러의 관한 내용은 오로지 알마가 남긴 책인 데 이 또한 자신 위주로 썼고, 다른 사람들의 증언과 맞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사실, 여동생이 썼다면 어땠을까? 더 객관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권위적이지 않고 모두에게 평등한 음악을, 길거리를 비롯해 어느 곳에서든 음악의 원천을 찾은 '구스타프 말러'.  음악가로서 나에겐 여전히 문외한이나 한 인간으로서 사망하는 순간까지 고통과 방황의 경계선을 걸었던 인물로 남겨졌다.

 

말러의 음악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보이지 않는 저항 정신 때문이다. 그는 고상함의 최고봉을 달리는 오케스트라 무대위에 감히 길거리 집시들이나 쓰는 깽깽이 피들을 초대한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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