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이 무서워 바닷속에 직접 들어가지 못하는 나로서는 경이롭고 신비한 바닷속을 보여주는 이런 책이 너무 감사합니다. 기대되는 신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순수 [명사] : 1.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2.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 [네이버어학사전]

그렇다면 비순수는 섞임이 있고 못된 생각이 있단 뜻이 될까?

제목이 순수와 비순수인 책이다. 뭔가 극단적일 것 같고 순수를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책의 첫 머리에 이 책의 원제는 '이 쾌락들...'이었고 그 제목을 순수와 비순수로 바꾼 것이라 한다.

콜레트의 첫 남편은 그녀의 글만을 사랑했고 작가로 성장한 시기인 30대에 만났던 사람들과 인터뷰 같기도 한 그들과의 이야기가 이 책으로 엮어졌다

"관능에 관한 인류의 보물 같은 지식에 내가 개인적으로 기여하고 싶어."

개인적으로 샤를로트와 돈 후안이라 불린 다미앵과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아편굴 속 사람들을 보며 모두 나쁜 짓을 하는 곳에서 나만 안 한다면, 모두 제정신이 아닌 상태인 곳에서 나만 제정신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본다. 20대 시절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꼭 한 명씩은 술 안 마시고 맨 정신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맨정신에 술 취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재미있었을까라는 옆길로 빠지는 나의 생각들.

샤를로트의 젊은 애인인 '나의 소년'을 보며 저건 사랑인지 모성인지 아니면 연민인지 감정의 상태를 알기가 어렵다. 샤를로트는 자유란 좋은 거지만 자신은 자유의 몸이 아니라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나의 소년과 쾌락의 시간도 보내고 하고 싶은 거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유의 몸은 아니라니...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는 안 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 뭐 이런 건가?

뭔가 그들의 세계를 내가 모두 알고 이해하기는 솔직히 어려웠다.

잘생긴 외모에 절대로 서두르지 않았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에 예의 바른 행동으로 늘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자인 다미앵 역시도 거드름을 피우고 여자를 많이 만났다는 경험담을 허세 부리듯 떠벌리는 그냥 평범한 남자다.

화자와 거침없이 편안하게 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남자들. 그 남자들의 성개방성이 불편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들의 여자에 대한 편견과 시선은 불편하다.

"이리 오세요, 진짜 당신을 찾게 해 줄게요..."

"나는 이거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에요!"

"나에게 없는 건 찾는다고 발견되는 게 아닙니다." p.98

동성애, 성 정체성, 자웅동체라는 단어들..

사람들은 모두 양성의 특징을 모두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여성이 가진 남성성, 남성이 가진 여성성들이 겉으로 표출되지 않을 뿐 밖으로 표현하는 성특징만 한 가지인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가진 남성성은 언제 튀어나오더라?

큰 소리를 지를 때, 내가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뜬금없이 나오는 용기 있는 목소리나 아들을 혼낼 때??

내가 여성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남성적이라고도 생각하지는 않는데...

좋고 나쁘고 와는 다른 의미인 것이다. 각각의 특성일 뿐.

그들을 나의 괴물들이라 부르던 콜레트는 이렇게 말한다

"괴물들이여, 날 혼자 두지 말아요... 당신들에게 다만 혼자 있는 두려움만을 고백하겠어요. 당신들은 내가 아는 한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든든한 분들입니다... 내가 당신들을 '괴물들'이라 부른다면, 내게 부여된 이 이른바 정상적인 상황은 뭐라고 부를까요? 보세요, 벽에 비친, 두려움에 떠는 어깨의 그림자를, 넓은 등의 표정과 피가 몰린 목덜미를... 괴물들이여, 날 혼자 두지 말아요..." p.188

이 책은 대표적인 LGBT 문학작품으로 꼽힌다고 역자는 이야기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인 것이다.

사람들과의 대화중에 그들의 취향이나 정체성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성소수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틀리지 않았다고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이다.

모두가 외로운 사람들이다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 이 책이 내게는 그녀의 첫 작품이다.

-사람들은 [순수와 비순수]가 나의 가장 훌륭한 작품임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작가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한 작품을 첫 작품으로 접한 나는 행운아가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 많은 생각들에 머리가 터져나갈 뻔했다.

콜레트는 그들의 다름과 겉모습이 아닌 속내와 상처와 상실감들에 집중해 글을 쓴 듯했고 나는 책을 통해 그들의 감정들을 하나하나 따라갈 수 있었다. 역시 최고의 프랑스 작가란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시절 한번쯤은 들어봤을 '너 다리밑에서 주워왔어' 라는 말은 어른들의 농담이라고 가볍게 여기기에 아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는 문장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 주변 어른들이 '넌 엄마 안닮았어 다리밑에서 주워온거 아니야?'라며 장난말을 던지면 무척 발끈하며 매번 반응을 했다. 울거나, 소리지르거나, 씩씩거리면서 그런 반응이 재미있어 더 장난을 쳤을 어른들이 너무 싫었다. ‘내가 아닌 다른 애를 데려왔으면 더 이뻐하고 이런 말도 안했을까?’ 생각하며 혼자 가출을 감행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니 에르노의 [다른 딸]은 어릴 적 보고 자란 사진 한 장이 자신이라 생각했던 작가의 이야기다. 그녀는 그게 이상하단 생각을 못 하며 지냈고, 매년 찾아가던 그 무덤이 누구의 무덤인지도 모르고 부모를 따라가선 말 한마디 못건네지고 돌아오기의 반복이었다.

그 사진과 무덤의 주인은 바로 그녀의 기억에 없는 죽은 언니였다.

 

이 일을 이야기로 만드는 건, 60년 전부터 벽장 안에 처박혀 있던 필름을 꺼내어 현상하듯,

흐릿해진 경험을 끄집어내어 이야기에 끝을 내려는 것이기도 합니다. p.14

 

어머니에게 세세하게 전해 들은 언니였던 죽은 그녀 [다른 딸]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은 책이다. 죽은 언니와 비교 당하며 착하지 않고 말 안듣는 딸이었던 그녀의 기분은 나와 비슷했을거라고 조금은 닮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며 읽어갔다....

 

다른 딸, 무에서 솟아난 또 다른 아이와 늘 함께인 듯 함께가 아닌 어린 시절을 보낸 나의 이야기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희생자가 되어버린 ''

 

못에 찔려 상처가 난 ''는 파상풍에 걸려 생사를 넘나들게 되고 엄마는 루르드의 물을 마시게 한다. ''는 의문이 든다. 왜 죽은 언니는 그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물을 마셨다면 지금 살아있지 않았을까? 그럼 내 자리는 남아있었을까?

 

생사를 헤매다 살아났는데도 죽은 언니를 떠올리며 자신의 존재가치와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의 의문들이 안타까웠다.

착하고 말잘듣던 언니가 죽어서 내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인지 내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언니가 죽어야만 했던 것인지 정말 뭐가 중요한건지도 몰라 헤메고 있다.

''는 그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특별한 존재들이므로. 스스로에게나 부모에게나 태어난 이상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하고 사랑받는게 당연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믿는다. 내가 아무 이유 없이 세상에 온 것은 아니라는걸.

그리고 내 안에는 세상이 묵과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나는 당신이 죽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죽은 것은 내가 글을 쓰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여기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p.39

 

 

죽은 언니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자신의 삶의 모든 부분을 언니와 연결지어 생각하고, 언니에게서 이유를 찾는 작가의 모습이 슬프다. 때때로 언니에 대한 생각들을 감추고, 억누르고 살아가지만 완벽하게 벗어날 수는 없다. 언니라는 굴레 속에서 돌고 돌고 또 돌듯 살아간다.

 

나의 모습과 내면뿐만이 아니라 바깥에서조차 죽은 언니를 찾았어야 옳았을까 의문을 가지는 모습이나,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도 나의 모습이 아닌 언니의 모습을 먼저 보는 그녀가 안타까웠다.

 

같은 몸에서 태어났고 아버지가 같은 깡마른 어린 소녀일뿐인 언니는 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는 자신이 언니의 대신 이 삶을 살고 있다 끊임없이 말하고 있고, 그 대신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떠받치며 살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착했던 언니와 착하지 않은 나, 말 잘 듣던 언니와 말썽꾸러기였던 나는 분명 다른 존재고 이제는 언니라는 과거를 떨쳐버릴 때가 된 것이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이 편지글들의 수신자는 죽은 언니가 아니다. 독자들과 자신이다. 그녀의 마음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른 방법으로 언니에게 닿기를 그래서 도 언니라는 과거에서 이제는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https://cafe.naver.com/readingtoday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고 싶다 문득 시리즈 5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상원 옮김 / 스피리투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시아 문학은 어렵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감정선이 복잡하다... 등등의 나만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

까라마조프를 읽을 때는 그런 편견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그런데 안톤 체호프라... 많이 들어봤는데, 늘 읽어보자 생각은 했는데 한 번도 그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다.

신간도서인데다 제목이 [자. 고. 싶. 다] 란다.

어머! 이건 꼭 읽어야 해!!^^

어?? 뭐지??? 이런 본능적인 제목이라면 막 읽어봐도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 체호프에 대해 검색을 하며 살짝 공부를 먼저 해본다

이럴 수가.. 체호프는 잘생겼다. 살짝 내 취향이 섞인 미남형이었다. 의사이면서 작가였던 그는 44세 짧은 생을 살다 갔다고 적혀있다.

[자고 싶다]는 체호프의 9개 단편을 묶어놓았다.

체호프는 단편으로 유명한 작가였는데 의문이 생겼다.

러시아 작품은 책 두께로 더 유명할 정도로 장편이 많은데 체호프는 단편이 많았다 하니 궁금할 수밖에...

알고 보니 그 당시 러시아는 글자 수로 원고료를 지급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독 장편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체호프는 간결하게 재미있는 글들을 주로 썼고 허세보다 인간에 대한 진실성이 느껴지는 단편들이 더 많았다.

이 책의 단편들만 봐도 체호프가 얼마나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지, 게다가 유머까지 녹아있는 글을 쓰는 작가였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모두 맘에 들었다.

러시아 문학이라 하기엔 나한테 쉽게 읽혔지만 몇 페이지 안되는 이 단편들에 실린 인간의 삶과 감정들의 무게감은 어마 무시하다.

'아.. 글이 길지 않아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거였어' ' 러시아 문학이 다 길고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게 아니었어'라고 고정관념을 전화시켜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안톤 체호프는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 러시아 작가가 아닐까?

그중 두 가지 이야기만 적어보자.

[관리의 죽음]

재채기를 하다 장관에게 침을 튀긴 관리의 이야기가 나온다. 신경 쓰지 말라는데 그럴 수가 있나!

계속 사과하려 만남을 시도하고 진정성이 부족했나 싶어 또 사과하러 가는 관리에 장관은 짜증이 치민다.

그러다 관리가 죽는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대략 10페이지 정도의 단편이다.

별것 아닌 것에 그렇게 신경을 쓰고 쫓아다니다 허무하게 죽는다. 피식 실소가 나왔다.

도대체 재채기가 뭐길래? 관리가 그렇게 신경 쓰고 미안해하고 찾아가고 사과하고 해야 했던 걸까?

[삶에서 하찮은 일]

32세의 니콜라이는 올가와 동거하는 사이다. 그리고 올가에게는 8살 남자아이 알료샤가 있었다.

서른두 살 성인 남자가 여덟 살의 아이를 꼬드겨 아이들의 아빠인 전 남편과 아이들의 만남을 캐낸다. 물론 아이에게는 절대 비밀을 강조하고 철저히 약속까지 하면서 말이다. 순진한 꼬마 녀석은 홀딱 넘어가 조잘조잘 아빠가 한 말까지 다 전해준다. 그렇지만 결말은' 맹세했잖아요~'라며 펑펑 우는 아이의 모습으로 끝맺는다. 유치한 사기극이다. 아이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고 말이다.

어찌 보면 성인인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이 두 편 말고도 말할 상대를 원하는 마부 요나의 이야기인 [우수], 제화공 밑으로 들어가 노예 같은 삶을 살던 바르카의 [자고 싶다], 예술을 사랑하는 올가와 의사인 디모프 부부의 동상이몽이 그려지는 [베짱이] 등등...

책을 보며 웃고 있으니 아들이 이 책 뭐야?라고 묻는다. " 자고 싶다(제목을 읽으며) 엄마 자고 싶어? 그럼 자면 되잖아!" 라고 말하는 아들의 순수함이 귀엽다. 할 일이 태산인 엄마가 자지 못하는 다양한 이유를 아직 아이는 모른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을 터..

사람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감정 그리고 필요에 따른 거짓말, 인생의 허무함들이 드러나는 그의 글들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해당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7-24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쇼팽 - 폴란드에서 온 건반 위의 시인 클래식 클라우드 28
김주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우리 시대에는 유행이었던 피아노를 잠시 배운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내 손끝에서 연주되는 노래들이 신기했고 엄청난 재능을 가진 줄 스스로 착각했었다.

그 시절 동요, 반주법, 아라베스크, 체르니, 하농, 소나타 등 잠깐, 그것도 아주 겉만 핥았던 게 다였다.

하지만 연습은 고됬고 손가락은 마음만큼 늘어나지 않아 쉽게 포기하고 엄마 눈을 피해 학원을 빼먹기 시작했었던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최근 이 책을 읽으며 쇼팽의 음악을 찾아 듣고, 쇼팽 콩쿠르에 관심을 갖게 된 정도가 내 클래식의 수준이랄까? 어쩜 깊이가 무척 얕기도 하다.(부끄럽게도..)

물론 나도 쇼팽의 녹턴이나 즉흥환상곡 정도는 알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쇼팽을 알아야겠기에...

 

이 책은 쇼팽의 삶을 재조명하게 만든다.

작가가 쇼팽의 삶을 하나하나 쫓아가며 그 느낌과 지식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의 어린 시절 살았던 지역, 그의 인간관계 그리고 음악까지 모두 이야기하는데 이상하게 위인전 느낌이 아니다.

굳이 말하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여행 탐방기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더욱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롭다.

 

쇼팽은 1810년에 폴란의 젤라조바 볼라에서 태어나 1849년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부모는 음악이 취미인 사람들이었고 아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스승을 붙여주었다. 쇼팽의 음악 스타일은 스승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 한다. 쇼팽의 왈츠에 대한 이야기와 쇼팽의 그녀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쇼팽의 외모가 모성본능을 불러일으켰던 걸까 유난히 여성들의 보호와 챙김을 받았던 그의 매력이 궁금해진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쇼팽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평생 작곡에 몰두하여 모두에게 그의 사랑을 나누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침이 그를 괴롭히고 아픈 와중에도 작곡을 계속했다 하니 만약 쇼팽에게 음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할 정도다.

사랑 많은 쇼팽에게는 많은 여성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조르주 상드를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을까!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보통 연애하는 남녀들처럼 뜨거운 사랑의 느낌은 아니다. 동지애와, 연민, 편안함 이런 감정이 아니었을까?

 

들라크루아가 그린 상드와 쇼팽의 초상화가 둘로 나뉘어 보관되게 된 것이 함께하지 못하는 그들의 운명을 알려준 것 같다는 작가의 표현이 와닿았다.

 

병세가 악화되고 결핵 판정을 받은 손 많이 가는 동거남과 아이들을 챙기며 남들의 따가운 시선도 받아야 했던 상드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한다.

 

건강이 악화되어가는 도중에도 계속 곡을 써내는 쇼팽이 음악가로서는 대단하지만 상드에게 무관심한 쇼팽은 남자로서는 정말 빵점이다. 피를 토하면서도 누워있지 않고 계속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했다니 그의 창작열 역시 타고난 음악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듯 쇼팽은 작곡가로서 명성은 점점 높아졌지만 그만큼 비평도 많았다고 한다.

 

쇼팽의 음악적 요소와 다양한 곡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자세히 나오지만 한번 읽은 나로서는 음악적인 부분을 모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재독이 필수라 생각하며 그렇지만 왜 쇼팽이 건반 위의 시인인지 이 책을 읽으며 함께 들었던 쇼팽의 음악만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쇼팽만의 다양한 감정 표현과 섬세함 그리고 서정적인 감수성까지 곡을 들으며 느껴보았다면 나는 이 책을 성공적으로 읽었다 생각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클림트와 코난 도일로 인해 처음 알게 되었었는데 이 시리즈만의 매력이 있다.

아이에게도 위인전은 사주지 않는 내가 내 돈 내산으로 구입한 책이었고 뭔가 느낌이 달랐다.

위인전이라고 말하기는 싫고 한 사람의 인생을 에세이처럼 편하게 쓴 듯하지만 정보는 자세하게 들어가 있는 그런 책을 뭐라고 해야 하나? 평전이라고 해야 할까? 평전이라 하면 두꺼운 책이 떠오르는데 또 그렇지 않다.

 

쉽게 손을 내밀어 책을 잡을 수 있고 좀 더 그들의 삶에 편안하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어서 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좋아한다. 추후 발간될 책들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수두룩이라 너무 설레고 두근거린다.

개인적으로 라흐마니노프나 드뷔시의 삶도 궁금한데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언젠가는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https://cafe.naver.com/readingtoday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kang1001 2021-07-1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팽의 음악은 영원히 잊지 못할 명곡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