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명사] : 1.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2.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 [네이버어학사전]
그렇다면 비순수는 섞임이 있고 못된 생각이 있단 뜻이 될까?
제목이 순수와 비순수인 책이다. 뭔가 극단적일 것 같고 순수를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책의 첫 머리에 이 책의 원제는 '이 쾌락들...'이었고 그 제목을 순수와 비순수로 바꾼 것이라 한다.
콜레트의 첫 남편은 그녀의 글만을 사랑했고 작가로 성장한 시기인 30대에 만났던 사람들과 인터뷰 같기도 한 그들과의 이야기가 이 책으로 엮어졌다
"관능에 관한 인류의 보물 같은 지식에 내가 개인적으로 기여하고 싶어."
개인적으로 샤를로트와 돈 후안이라 불린 다미앵과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아편굴 속 사람들을 보며 모두 나쁜 짓을 하는 곳에서 나만 안 한다면, 모두 제정신이 아닌 상태인 곳에서 나만 제정신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본다. 20대 시절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꼭 한 명씩은 술 안 마시고 맨 정신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맨정신에 술 취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재미있었을까라는 옆길로 빠지는 나의 생각들.
샤를로트의 젊은 애인인 '나의 소년'을 보며 저건 사랑인지 모성인지 아니면 연민인지 감정의 상태를 알기가 어렵다. 샤를로트는 자유란 좋은 거지만 자신은 자유의 몸이 아니라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나의 소년과 쾌락의 시간도 보내고 하고 싶은 거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유의 몸은 아니라니...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는 안 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 뭐 이런 건가?
뭔가 그들의 세계를 내가 모두 알고 이해하기는 솔직히 어려웠다.
잘생긴 외모에 절대로 서두르지 않았고 운동으로 단련된 몸매에 예의 바른 행동으로 늘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자인 다미앵 역시도 거드름을 피우고 여자를 많이 만났다는 경험담을 허세 부리듯 떠벌리는 그냥 평범한 남자다.
화자와 거침없이 편안하게 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남자들. 그 남자들의 성개방성이 불편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들의 여자에 대한 편견과 시선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