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장갑 속 하트뿅 사과밭 문학 톡 10
고정욱 지음, 자몽팍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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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장갑 속 하트 뿅] 이 책은 보이는 것처럼 표지에서부터 따뜻함이 폴~폴~ 묻어나는 이야기가 여섯 편이나 실려있는 책이랍니다.

혼자 계신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되어 보이는 모든 사물에 할머니를 건강하게 보살펴 달라고 기도하는 착한 성운이의 이야기,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 성준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다닐 수 있도록 청소 봉사하며 함께 학교를 다니는 성준이 아빠 이야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태민이와 포장마차 아저씨 이야기, 화상과 마음의 상처를 가진 소년을 사랑으로 보듬어준 금은방 사장님 이야기,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금을 모으는 가족들의 이야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화장실을 도서관으로 꾸며준 엄마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오늘 아침에 인터넷을 보다 마음 아픈 뉴스를 하나 보았습니다.

35년 동안 무료급식소 봉사를 운영하던 최일도 목사님의 밥퍼 나눔 운동 본부(이하 밥퍼)가 건물의 불법 증축을 이유로 강제 철거될 상태에 놓였다는 기사였습니다. 영하의 강추위가 계속되며 독거노인들이 대거 몰리게 되면서 미리 준비해놓은 옷과 도시락은 금세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처럼 급식소의 철거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주변의 주상복합아파트의 재산가치 때문이라고 합니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니 무료급식소를 철거하라는 것이겠지요. 하~ 정말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 내밀어 먼저 도와주지도 않을뿐더러 도와주는 사람들도 밀어내는 데다가 자기들 재산은 악착같이 욕심부리며 지켜냅니다.



이 기사를 보는데 포장마차 아저씨를 도와주기 위해 저금한 돈 98만원을 기꺼이 보태달라며 내밀던 태민이의 마음과 푸드트럭을 사는데 부족한 금액만 받겠다고 끝내 고집부리시던 포장마차 사장님의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일까요?

요즘엔 길거리에서 포장마차 보기가 무척 힘들지만 제가 어린 시절엔 흔하게 보던 길가의 간이음식점이었답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포장마차에서 부모님이 사주시던 잔치국수나 어묵이 얼마나 맛있었는데, 왜 지금은 그런 맛이 안 나는 것일까요? 이유를 알 것 같긴 하지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고이 가슴속에 품어놓아야겠지요? 오늘도 많이 춥습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보다 행복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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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노재승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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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노래로 구전문학을 흥얼거리던 문학소녀였던 여고시절 내게 구지가와 공무도하가는 가요와 별다르지 않았었다. 그런데 좀비와 웹툰으로 소개되는 여러 고전운문들이라니 이거 너무 흥미롭고 기대된다. 정말 공부 좀 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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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18 -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 암호 클럽 18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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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은 바로 시리즈 도서인 암호 클럽 18권입니다.

이번에 나온 미스터리 투어가 우릴 부른다!라는 신간도서구요. 그전 시리즈는 항상 저 혼자 암호 풀며 봤었는데, 이제 조금 컸다고 글 밥 있는 책도 읽고, 저와 암호도 풀어보는 초등 2학년 아들이 이번에는 함께해 주어서 굉장히 든든했답니다.

책의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암호 클럽은 목록부터 [지문자]라는 암호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목록을 읽으려면 지문자인 암호를 모두 풀어야 목록을 해석할 수 있게 되어있지요. (맨 뒷장에 암호가 모두 해석되어 있다는 건 안 비밀~@^^)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스터리 탐정 소설이지만 글 밥도 상당하고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하다 보니 저학년인 아들은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하나씩 암호를 풀어가는 것에 집중하며 즐거워했답니다. 물론 저는 암호보단 줄거리가 우선이었고요. 무슨 아이들이 문자도 암호로 주고받는데, 이거 초등 대상이라고 우습게 봤다가 은근히 어려워 저는 머리가 다 지끈거리더라고요. 

암호라는 게 비밀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거잖아요. 아무리 쉽다곤 하지만 역시 암호는 암호였고, 쉽게 볼 것이 아니었어요.

미카의 친구들인 사쿠라와 하루토가 샌프란시스코에 놀러 오게 되고 아이들은 지오캐싱 게임을 준비합니다. 

지오캐싱이란 위도와 경도를 나타내는 좌표를 받아서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이용하여 그 위치를 알아내는 게임을 말하는데요. 이 게임을 이용하여 곳곳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으며 친구들에게 샌프란시스코를 재미있게 소개해 주려고 하는 것이었어요. 

책 읽는 내내 아이가 하는 말 " 엄마 애내들은 몇 학년이야? 암호 클럽 애들은 왜 이렇게 똑똑해?", " 애들은 어떻게 문자도 암호로 주고받는 걸까? 다 외워서 머릿속에 들어있는 걸까?"라며 끊임없이 신기해했습니다.

하긴 제가 봐도 대단해 보였어요. 아이들이 경도 위도, 지리적 이론까지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멋져 보일 정도였거든요.

암호를 푸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하나씩 풀어가며 흰옷을 입은 여인의 정체를 추리해나가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스스로 암호를 풀어가면서 재미있게 읽을 듯해요. 제 기억에 항상 1년에 2~3권씩은 시리즈가 나온 것 같은데요. 언제나 기다려지는 암호 클럽이랍니다.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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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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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마을에 숨겨진 욕망과 반전까지 기다리고 있는데다 단편도 실려있다니 이 책을 안 읽으면 무엇을 읽어야 한단 말입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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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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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식가인 나는 지독하게도 좋아하는 책만 골라서 보는 독자다. 그래서인지 중국 작가의 책은 이상하게 별로 본 적이 없다. 그 와중에 허삼관 매혈기라는 작품을 알고 있었던 건 국내에 하정우 주연의 영화로 개봉이 되어서이지 않았을까? 피를 팔아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가장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려낸 스토리와 가족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그 작품의 원작이 위화의 작품인지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계속 눈에 띄기도 했고 지인 중 한 명이 재미있으니 꼭 읽어보라 추천해 주기도 했던 터라 읽어보자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600페이지 가까운 두께는 선뜻 손을 내밀게 만들진 못했었다.


그런데 웬걸?


펼치기가 어려웠지 펼치기만 하면 300페이지는 순간이고, 마지막 페이지까지는 그냥 달리게 된다.

종이의 재질이 얇은 갱지의 느낌이 있어 읽기 전에는 왜 이런 종이로 만들었지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으면 이 두께를 누워서 읽을 수 없었으리라... 참고로 나는 누워서 두 손으로 책을 들고 다 읽어냈다. 두껍지만 가볍게 만들어낸 푸른 숲 출판사의 선견지명에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안 그랬으면 내 손목이 나갔을 것이므로...


원청이라는 도시에서 왔다는 샤오메이와 아청이라는 남매가 린샹푸의 마을에 와서는 여동생만 남겨 두고 오빠는 떠나버린다. 여동생인 샤오메이에게 끌리게 된 건실한 청년 린샹푸는 그녀와 함께 밤을 지내고 평생을 함께 하자 약속하는데 그녀는 어느 날 집 안 재산 절반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절망한 그의 앞에 몇 달 후 다시 나타난 그녀는 당신의 아기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며 부른 배를 보여주며 여기서 아이를 낳게 해달라면서 돌아왔다. 물론 재산인 금괴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말이다. 착한 린샹푸는 아기가 있다니 샤오메이를 다시 받아주었고 출산 후 아기를 조금 키우던 그녀는 또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린샹푸는 아기를 업고 남매의 고향이라는 원청이라는 도시로 샤오메이를 찾아 길을 떠나면서 이 길고 긴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우선적으로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와 공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화는 대단한 이야기꾼이고 그래서 이 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에 모든 인간상이 다 녹아있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동시대에 살았다거나 내가 중국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사람 사는 거 비슷하지 않겠는가?


리메이롄이 토비에게 끌려가는 린바이자 대신 자신의 아들인 천야오우를 보내며 아들은 둘이고 딸은 하나니 그래도 된다며 스스로 되뇌듯 말할 때 어찌나 가슴이 에이든지, 린바이자에게 이성으로 끌리는 천야오우를 혼내며 완무당 치자촌으로 떠나기로 마음먹는 천융량의 아비된 마음을 바라보는 마음은 또 얼마나 찢어지던지, 소문을 들어 모두 알면서 모른척하며 린샹푸에게 상하이의 중서여숙의 자료를 건네는 구이민의 마음과 그리고 죽을 때까지 바른 미소를 잃지 않은 린샹푸의 마음까지 모두 부모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가슴 아파하며 읽었었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삶에 하나하나 공감하고, 울고, 고개를 끄덕이다 또 눈물을 흘리고, 읽고 난 후에는 역사와 민중의 삶에 또 한 번 복받치는 설움과 아픔에 한참 동안 가슴을 쳤어야 했다.


잔인하기가 악마보다 더한 토비들의 고문법엔 토가 치밀었고 인간이 제일 무서운 존재라는 게 다시금 느껴졌다.

그리고 삶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했고 성실했던 린샹푸의 마지막이 너무 허무해서 아쉬웠지만, 외전처럼 나오는 또 하나의 이야기에서 샤오메이의 사연을 이해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그동안 위화라는 작가를 몰랐다니 너무 아쉬울 만큼 몰입해서 읽은 작품이어서, 앞으로 그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을 정도로 추천하고 싶은 소설 [원청]이다.


민중이 곧 한 시대를 대표하고 난세를 이겨낸 영웅이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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