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부부와 송광사로 갔습니다..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해서 9시 안되어 송광사 입구에 닿았는데도 차량 통제와 함께 절에서 먼 입구에서부터 주차된 차들이 많았습니다. 

송광사에서 떨어진 천장암에 차를 추차시키고 2시간 남짓 산 하나를 넘어 송광사 경내를 통과해 다비식장으로 갔습니다.  

다비식을 하는 동안, 어제까지 느끼던 슬픔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날씨도 맑고 청명하고, 불이 활활 잘 타올라 스님 살아계실 때 성품처럼 꼿꼿하고 깔끔하게 한 점 재도 남기지 않고 가실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오히려 가벼웠습니다. 

처음 불이 타오를 때, 제 앞의 보살이 혼잣말을 그러더군요. 

스님 뜨거워요, 얼른 나오세요, 라고. 

늙고 병든 무거운 몸 벗고 가벼이 잘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집에 오는 길엔 쑥도 캐고, 매화 마을도 들렀다 왔습니다. 

가시는 스님의 발걸음이 가벼웠으리라 생각하니 제 마음의 슬픔도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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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14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 스님 가시는 길.. 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요.
혜덕화님 고맙습니다.
스님 안녕히 가십시오.
_()_

혜덕화 2010-03-14 17:53   좋아요 0 | URL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냥 정선된 두장만 올렸습니다.
가볍게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마음으로 작별 인사하고 왔습니다.
_()_

blanca 2010-03-1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납니다.

혜덕화 2010-03-14 17:54   좋아요 0 | URL
참 많이 슬펐는데, 저 순간을 함께 하는 동안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뜨겁게 느껴지기 보다는, 따뜻하고 가볍게 느껴진 것은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잘 가셨으리라 믿어봅니다.
_()_

순오기 2010-03-1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가셨군요.
법정스님이 아들녀석 학교의 2회 선배라고 교문에 현수막 붙었다네요.
오늘 핸드폰으로 찍어 온다며 책에도 관심을 보였어요.

혜덕화 2010-03-14 17:56   좋아요 0 | URL
스님의 무소유는 정말 많이 구입한 책 중의 하나인데, 막상 저는 가진 게 없더군요. 주변에 좋다고 나눠주고 저는 한 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스님 가시고 알았답니다. 이젠 구할 수도 없겠지요. 판매하지 말라고 하셨다니......
친정에서 예전에 사두었던 스님 책 몇 권을 챙겨왔습니다.
잘 간직하려구요.

폭설 2010-03-14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 스님 다비식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가고싶었는데... 거리를 산정하다 그냥 불교티비로 봤습니다.^^

법정스님은 마지막 모습이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향기롭군요.
이 여운 , 오래 갈것 같습니다.^^

저는 스님의 돌아가심이 슬프지는 않습니다.
앓으시다 가셨다니 고통 그쯤에서 멈추시고....
대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돌아가심으로서 새록새록
솟아나네요.

스님의 글과 말씀 다시금 새겨보고
보다 덜 후회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비되던 모습도 아름다웠어요.
여느 장작불과는 다른 '신비'가 타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스님도 아마 그 불길이 뜨겁지 않고 깨끗하게 소진되는 느낌에
개운하셨을 겁니다.^^

_()_



혜덕화 2010-03-14 17:58   좋아요 0 | URL
돌아오는 길이 봄 소풍 나온 듯 느껴진 저를 보고, 스님이 주신 마음의 선물이라고 느꼈습니다.
님이 느낀신 그 느낌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꼈을 거구요.
청빈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보여주셨으니까요.
스님의 마지막이 참 소박하고 깨끗해서 감동이었습니다.
_()_

꿈꾸는섬 2010-03-14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로 보았는데 혜덕화님은 다비식장에 계셨군요. 법정스님의 유지가 잘 받들여졌으면 좋겠어요. 스님 마지막 가시는 길, 많은 사람들이 눈물 떨구었지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혜덕화 2010-03-15 20:14   좋아요 0 | URL
법정 스님의 책이 판매가 중지되었다는 빨간 글자를 보면서 내심 한 켠으로는 기뻤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있으나, 스님의 뜻을 잘 따르는 대중이 있어 스님의 삶과 글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서요.
감사합니다._()_

2010-03-15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10-03-15 20:15   좋아요 0 | URL
마음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