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자기에 의해 악이 행해지고

자기에 의해 스스로 타락되며

자기에 의해 악이 행해지지 않고

자기에 의해 스스로 청정해진다.

청정과 청정치 않음은 자기에게 달린 것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청정케 할 수는 없다.

-법구경-

 

아주 예전 일이다.

엄마가 집에 놀러 오셨는데 무슨 이야기 끝엔가, 눈물을 보이셨다.

미장원에 가서 파마를 하고 있는 데, 어떤 할머니 두 분이 며느리 흉을 보고 있었단다.

할머니 한 분이

"우리 며느리가 부모 없이 자라서 본 데가 없어서 그렇다"며 자기 며느리 흉을 보는 데 엄마가 갑자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하셨다.

엄마도 10살 안되어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친척 집에 가서 수양딸로 살았는데, 말이 딸이지  집안 일을 거의  다 하고 입만 얻어 먹고 살아오셨다.

부모 없는 아이란 말 안들으려고 평생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다른 할머니들이 자기 며느리 흉보는 소리도 엄마에겐 가슴을 칼로 베듯이 모진 말로 들렸다고 하셨다.

부모 없이 자라는 것만도 불쌍한데, 그것을 안아 감쌀 줄 모르고 그렇게 함부로 말을 한다고......

 

입 속에 든 칼로 사람이 얼마나 상처받을 수 있는지, 인간극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실감을 한다.

비만인 사람들은 그것 자체로도 힘들텐데

"꿈에 나타나 가위 눌릴까 겁난다" 라든가

"재도 사람처럼 직립 보행을 하네" 등의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고 나니 

입 속에 든 칼로 사람을 베어 버리고도 스스로 악행인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의 무지가 무섭기까지 하다.

어디 그 뿐인가?   채널을 돌리다 보면  사람을 마치 동물을 도살하듯 어떻게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가만 연구하고 가르치는 드라마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자연과 동물에 저지른 일이 그대로 사람에게도 일어나고 있음을 보게 해 준다.

얼마나 더 고통을 받아야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고통은 다른 이의 몫이고 나는 잘 사니까 상관없다는  무지로 인해

더 많은 고통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불기자심이라.

누구도 나를 청정하게 해 줄 수 없고, 누구도 나를 악한을 만들 수 없다.

내가 볼 수 있는 죄는  짓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지만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해서 짓는 죄는, 모두 어떻게 한단 말인가?
 

나도 세상도 내가 만드는 것인데

나는 세상의 청정에 힘을 보태는가. 악행에 힘을 보태는가

자신이 없다.

오늘 하루, ebs 지식 e채널에 나왔던 "가난해서 학원 갈 엄두는 못내지만 영어 공부 잘하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던 아이의 댓글과 인간 극장에 나온 아가씨의 눈물에 함께 눈물을 흘린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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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8-2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입 밖에 흘린 말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혜덕화 2008-08-30 16:21   좋아요 0 | URL
2학기 강의 나가신다는 글을 읽었는데 개학은 했나요?
바쁜 나날이 되겠군요.
자기 말만 잘 보고 살아도 큰 죄는 안짓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바람돌이 2008-08-29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나깨나 입조심!! ^^
오랫만에 뵙네요. 건강하시죠?
지식채널 저도 봤는데 한숨만 나오더군요. 길이 안보여요.

혜덕화 2008-08-30 16:26   좋아요 0 | URL
지식 채널에서 그 아이가 바라는 소망이 너무 소박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과외를 하겠다는 것도, 학원을 다니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단지 공부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을 보고는 아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언지 슬펐습니다.
"학원에서 배웠지?" 하는 말은 교사가 해서는 안될 말인 것 같더군요. 우리 아이도 가끔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면서 대충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그땐 무심히 넘겼는데, 한 명이라도 내 말을 듣는 아이가 있으면 자고 있는 30명을 볼 것이 아니라 배우려는 한 명을 위해서 교사는 열심히 가르쳐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됩니다.

프레이야 2008-08-3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어머니의 눈물이 가슴 아파요.
입으로 짓는 죄,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삼가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산다는 게 참,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걸 뒤집으면 복을 짓는 일로 될 수도 있는데, 그게 다 내게 달린 것인데 말입니다.
좋은말씀 잘 듣고 갑니다.

혜덕화 2008-08-30 16:33   좋아요 0 | URL
그 말씀하실 때 엄마는 환갑을 넘기신 나이였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나이가 이렇게 되어도 10살 이전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구나 싶어서.
엄마 이야기랑은 반대되는 이야기인데,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어떤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아이가 강아지 예쁘다고 자꾸 만지려고 했어요. 그때 그 아주머니 말씀
"강아지보다 니가 훨씬 예쁜데" 하면서 우리 아이에게 강아지를 만지게 하더군요. 아주 예전 일인데 이 말도 잊히지 않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복 짓는 말은 이런 말이 아닐까, 가르쳐 준 말입니다.^^

순오기 2008-08-3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침묵하면 입으로 하는 죄는 짓지 않겠군요~ 마음에 새겨둡니다.
입으로 뱉어내야 직성이 풀리는지라 반성할 게 많아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혜덕화 2008-08-30 16:39   좋아요 0 | URL
꼭 해야 할 말은 하고 살아야겠지요.
그 할머니들도 무심히 하신 말일테고 악의를 가진 말은 아니겠지만 그 말이 엄마의 상처와 만났을 때 그런 일도 있을 수 있겠지요.
예전엔 이해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이해 못한 채로 넘어갔는데, 요즘은 그 사람으로서는 그럴 만한 일이 있었겟지, 오해하지 않고 보려고 노력합니다.
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 너무 좋더군요.^^



로드무비 2008-08-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정선 씨가 참 예쁘고 당당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위의 꿈, 달팽이,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노래, 참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