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오늘을 살다 -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나를 지켜내는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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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오늘을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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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짐이라는 말을 어떻게 느끼든, 저마다의 인생에는 무거운 짐들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 편안한 인생 같은 건 애당초 없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기꺼이 자신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런 삶의 자세에서 보람과 기쁨도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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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다가 명예, 부, 성공 등 저마다의 이유들이 수단으로 소급되며 결국 행복으로 수렴되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산다. 그렇다면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다. 불행의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의 짐들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 불행이라고 해석하는 인생의 무게들. 하지만 이 책은 발상의 전환을 주는 가르침으로 그 무게는 좀더 가볍게 하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준다. 이 책은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심리학>의 개정판이다.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인생의 짐'에 대해 전환된 시고로 기꺼이 내 삶 그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생의 짐이라고 여겨지던 것을 해결함으로써 자기확실성을 얻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안이한 삶의 방식으로 벗어나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돌아올 청구서 때문이다. 청구서로 상징되는 우리의 미래에 다가올 사건은 반드시 우리 자신이 과거와 현재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나약함이 인생을 비극으로 이끈다고 한다. 의문이 들 수 있는 의견이지만 좋은 모습의 근거를 내가 아닌 타인에게 두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좋은 모습이란 일단 주관적이다. 주관적이라는 속성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좋은 모습은 타인에 의한 평가다. 그러면 나의 행동 뒤에 뒤따르는 것인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만을 염두하다보면 지금의 일에 진심을 다해 헌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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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단호한 메시지들은 지친 일상의 일회적인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일으켜주는 근본적인 지침을 준다. 목차를 따로 필사에 2021다이어리에 끼워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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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송미경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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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1~3 세트 - 전4권 (가이드북 포함)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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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갬빗

이윤하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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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페라의 중심에 탁월한 능력과 매력의 여성 영웅, 켈 체리스가 있다. 냉철한 분석과 예리한 통찰, 그리고 과감한 결단으로 젊은 장교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다. 수학과 마음으로 겨루는 전쟁이라는 역법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놀라운 전략이 등장한다. 바로 전술의 천재였으나 대량학살로 광인으로 불리며 검은 요람에 갇힌 슈오스 제다오의 망령을 ‘결박’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몸 그리고 두 개의 영혼으로 전쟁을 이끄는 그들은 갈등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한다. 수학(역법), 마음(영혼), 우주 그리고 미래세계의 광대한 전쟁을 황홀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긴 페이지를 읽는 내내 감탄 그 자체였다.

'한국적 이미지를 토대로 설계된 SF 건축물'이라고 이윤하 작가가 말했듯이 이 소설에는 한국적 설정들이 수학과 우주과학의 SF상상력에 의해 가공되어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SF를 읽을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상되던 서구 우주과학의 이미지들이 단조롭게 느껴질 만큼 독창적이고 신선한 설정이었다. 하지만 그 작품의 목표는 그러한 융합만이 아니다. 스토리 자체로서도 완벽하게 구축되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휴고상 수상자인 N. K. 제미신은 “동아시아의 풍미가 가미된, 숨 막힐 정도로 독창적인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극찬한 바 있다.


<나인폭스갬빗>이 다루고 있는 세계관과 담고 있는 가치들은 다채롭다. 이 작품은 우주 제국의 충성스러운 장교 ‘켈 체리스’와 그녀의 우주 함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로, ‘구미호 장군’을 만나 우주 제국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알게 된 ‘체리스’의 혼란한 내면을 통해 제국주의와 이민족 탄압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체리스의 여성 장교 캐릭터는 주체적이면서도 의식적 성장을 이루는 캐릭터로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지금까지 많은 SF소설을 보지는 못했지만 켈 체리스만큼 인상적인 인물을 보지 못했다. SF의 인물들이 허구적 상상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결과라고 하지만 현대 여성의 롤모델로 인식되어 여운이 남았다.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여성 장교의 캐릭터는 몹시 반가웠다. 또한 이 소설은 역법과 이능력이라는 생소한 개념으로 처음에는 자연스러운 연상이 어려웠는데 수학 개념을 우주 전쟁의 SF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것 또한 놀라웠다.

하지만 원래 전쟁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나. 그저 누군가의 미래를 앗아가는 일이지.333쪽

우주는 죽음을 연료 삼아 돌아간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경이로운 기계 장치도 엔트로피로의 전환을 멈출 수는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죽음과 공조하거나 죽음을 방관하는 것뿐이다. 다른 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385쪽

역법 전쟁은 마음을 다루는 싸움이다. 적절한 숫자를 적절한 마음에 대입한다면, 숫자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459쪽

다음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뇌리게 깊게 남은 것은 ‘결박’이라는 설정이다. 전쟁의 전략을 위해 체리스에게 제다오의 영혼이 결박된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전쟁의 전략을 공유하며 상명하복의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제다오를 통해 체리스는 군사작전의 차원에서는 발전을 보이기도 한다. 마치 제다오는 믿음직한 상관으로서 체리스를 이끌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은 서로 갈등하며 반목하기도 한다.

“내 감정이 자네 안으로 새어 들어가고 있어서 그런 걸세.”

“이 자살 충동도 당신 거였어요. 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 이런 마음으로 살아왔던 거죠?” 239쪽

그들의 관계는 위기를 극복하거나 더한 극한의 상황에 봉착하며 감정의 동요 속에서 균형을 찾아간다. 체리스와 슈다오의 관계는 어찌보면 영혼에 사로잡힌 상황이라는 전통적 상상력에서 기인할 수 있으나 놀라운 스페이스 오페라의 설정으로 독창적이었다.

이제 2,3권으로 이어지며 역법전쟁과 육두정부, 그리고 또다른 주인공일 니라이 쿠젠에 대한 스토리도 궁금하다. 사실 SF장르를 읽는 것은 아직은 생소할 수 있기에 세권이나 되는 엄청난 분량(대략 1500장?)에 걱정도 있었지만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편집자님의 안내서로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누군가는 스토리를 창작하는데 ‘나올 이야기는 다 나왔다’고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얼마나 무궁무진한 것인지 다시금 확인했다. 앞으로 이어질 2,3권에 대해서도 또 이윤하 작가가 완성할 <제국의 기계>3부작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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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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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소년들
은행나무
콜슨화이트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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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은 보편의 윤리다. 누구나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 역사는 길다.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존엄을 침해당하고 있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자신이 처한 참혹한 현실 앞에서 고통을 견디고 인내해온 것이다. 흑인인권운동의 문제는 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마틴루터킹 목사, 로자파크스, 등 역사에 기록된 인물과 사건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얼마나 나의 접근이 피상적이었는지를 생각한다.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레코드판이 계속 돌고 돌았다.ㅡ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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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의미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매일 삶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에게 이런 긍지가 없다면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ㅡ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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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엘우드의 마음속에 그 말은 긍지이면서도 의문이었다. 자신의 존재의 촛불에 불을 붙여주는  동시에 자신이 처한 참혹한 현실 앞에서 이해불가한 문장의 무게는 존재의 자각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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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니클 캠퍼스에서 비밀리에 매장의 흔적을 발견한다. 의문점 투성이인 유해들이  드러나고, 언론과 여론은 주목하며 경악한다. 그리고 니클의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대면하게 된다.
엘우드. 대학수업을 들으러 차를 빌려탔다가 도난차량으로 오해받아 니클아카데미에 수감된다. 그곳에서 겪은 비참한 대우와 좌절 속에서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하지만 부모없는 흑인 소년으로 누명를 풀 수 없었으며 상상 이상의 고통을 겪는다. 그의 몸부림이 더할수록 니클의 악랄함을 예상 밖으로 잔인해진다. 하지만 벗어나겠다는 희망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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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는 동안 여러번을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소설의 전개 속도와 설정은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 안에서 고통받는 영혼들을 상상하면 계속 읽어나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인권에 대한 사고가 안일했는지를 느꼈다. 그들의 차별과 고통을 역사의 장면으로 이해했을 뿐,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한 시도들과 수차례 좌절해야했던 고통을 진심으로 대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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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의 용기가 연대의 첫발걸음이라면 일단 이 훌륭한 작품으로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이 책을 주목하게 되었다. 왜 지금 이 작품이 퓰리처상을 받았을까, 이 책을 읽어야하는데 당위는 단순히 상의 무게만이 아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마음 속에서 꺼지지 않은 불꽃으로 자리해야하는 인간의 존엄을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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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장, 기억하기 쉬운 세계사
라인하르트 바르트 지음, 콘스탄체 구어 그림, 서지희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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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1장기억하기쉬운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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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다. 우리가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이며 우리가 받을 후 있는 질문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이기도 하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억하기 쉬워야할 것이다.  석기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역사의 궤적을 106개의 질문만으로 확실하기 체계를 잡는다. 다만 이 책을 하루 1장만 읽기는 어려울 것이다. 간결한 구성과 유익한 재미에 이어서 읽어버리거나 아니면 기억에서 떠올려야할 때 다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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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서 모르고 넘어가다가는 나의 지적 호기심이 근본없이 흔들리고 말 것이라는 예감은 서서히 들어맞았다. 문학을 즐겨 읽는다면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할 것이다. 또한 철학을 공부한다면 시대적 맥락에서 이해해야하는 것이 절대적이었다. 예를 들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와 같은 사상들을 떠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의 영역에서도 시대적 요청에 의해 연구, 개발되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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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항상 고민스러웠던 것은 어떻게 역사 공부를 접근해야하는 지였다. 영단어를 A부터 외우거나 수학을 집합부터 공부하는 것. 처음부터 시작하다가 결국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어설픈 시도로는 역사공부를 하고싶지 않았다.  현재의 질문에 과거에서 답하기 위해서는 맥락이 필요했다. 또한  학문에 대한 흥미를 위해서 간결하고 명쾌한 전달이 필요했다. 그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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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이슬람교는 어디서 생겨났나? 
032 바이킹족은 누구인가? 
034 ‘신성 로마 제국’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사용되었나? 
036 정복왕 윌리엄은 누구인가? 
 040 중세 도시에서의 삶은 어땠을까? 
 041 흑사병은 무엇인가? 
042 한자 동맹은 어떤 목표를 추구했나? 
 043 잔 다르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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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대한 답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인터넷에서 모르는 정보를 검색하듯이 빠르고 간단하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역사에 대한 쉽고 빠른 접근이 자신감을 키워주었다. 역사가 암기와 평가에 의기소침했던 과목이었다면 이제는 흥미와 통찰력을 제공한다. 특히 이 책은 역사 공부를 위한 즐거운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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