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의 개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2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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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의개 
로얄드달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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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의 개에는 동명의 연작소설과 7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로얄드달의 달의 작품임이 확실한 블랙유머들이 도처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역시 연작소설인 <클로드의개 개>였다. 주인공은 친구 클로드와 밀렵계획응 세운다. 독창적이라고 할만한 계획으로 독자의 흥미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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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발견한 사실이야. 그리고 앞으로 내가 말해줄 방법은 모두 아빠가 발명한 거야.”
“언제는 아빠가 주정뱅이라더니.”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밀렵에도 비상한 재주가 있었어. 아마 영국 역사상 최고의 밀렵꾼일걸. 아빠는 학자처럼 밀렵을 연구하셨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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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대화는 유쾌하면서도 대책없는 확신에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마도 작가는 그들의 헛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짐작이 보폭을 항상 넘어서는 작가 로얄드달은 그야말로 웃기고도 슬픈(웃픈) 결말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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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리는 인물들은 선하지 않지만 악하지도 않다. 분명 범죄를 모의하거나 과한 욕심을 부리며 악한 행동을 의도하더라도 실패하기 때문이다. 후회하고 걱정하는 인물들은 우리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꾼으로서 로얄드달의 의도한 부분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타자화된 인물을 보고 적당한 거리두기 속에서 웃으며 읽어나가지만 어느순간 그들의 일그러진 표정을 거울이 비친 내 얼굴에서 발견할 때의 복잡한 감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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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슈거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3
로알드 달 지음, 허진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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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드달

이토록 반가운 패배, 로얄드달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이야기의 독창성과 매력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그의 단편은 한 사람에 의해 창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다양한 소재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멈출 수 없는 강렬한 몰입감을 준다. 독자의 짐작은 작가의 상상력을 따라갈 수 없다. 세련된 단편들은 읽는 과정에서는 재미를 주지만 읽은 후에는 여운을 남긴다. 인생사의 한 단면에서 우리가 확인하는 인간의 삶은 특별한 동시에 보편이기 때문이다. 그가 창조한 인물들은 활기가 넘친다. 서사는 탄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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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얄드달의 단편집 중 <헨리슈거>에 실린 작품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물의 매력에 대해 생각한 직품인 '로제트부인'과 '하숙집여인' 그리고 히치하이킹이라는 소재로 낯선 해방감을 보여준 '히치하이커'도 좋았다. 그러나 단연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헨리슈거의 놀라운 이야기'였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로는 얼마나 놀랍다는 것일까, 궁금했지만 역시 상상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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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없이 서서 눈을 감아요.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불에 마음을 집중시킵니다. 저에게는 하얗게 타오르는 석탄밖에 보이지 않고, 석탄이 뜨겁지 않고 차갑다는 생각에 집중합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석탄은 차가워. 석탄은 나를 태울 수 없어. 저기에는 아무 열기도 없기 때문에 석탄이 나를 태우는 것은 불가능해. 저는 30초를 흘려보냅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안 된다는 건 알아요, 제가 어느 한 가지 대상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분 30초밖에 안 되니까요.
_「헨리 슈거의 놀라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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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슈거는 서재에서 발견한 연습장에는 '눈을 쓰지 않고 볼 수 있었던 남자' 의학박사 카트라이트. 
라고 적혀있다. 흥미로워 읽어나가다가 이무라트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종의 액자구성이지만 헨리슈거의 에피소드나 이무라트칸의 에피소드나 모두 밀리는 느낌없이 강렬했다. 이무라트칸의눈을쓰지않고 이미지를 뇌로 보내는 능력에 수련을 시도하고 이러한 헨리의 능력이 되어 예상치못한 결말로 이어지는 것이다. '꿰뚫어볼 수 있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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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드달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특히 어린이들의 동화러 유명하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재미를 놓치지 않으며 인간사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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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독이 어렵다는 책,
우주를 주제로 가장 사랑받는 과학책
시적 사유와 아름다운 문장의 향연인 책
코스모스를 읽고 느낀 감상입니다.
  • 코스모스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사이언스북스 2006-12-20장바구니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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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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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숫가 옆 작은 책방. 일주일에 한번씩 그곳 앞을 지나가며 시인의 책방을 짐작했다. 따스한 온기가 감돌고 고여있는 사람들은 시를 읽고 혹은 낭독하며, 때때로 귀를 기울이면 책장 넘어가는 소리만이 들리는 아름다운 고요를. 하지만 시인의 책방에 대한 나의 인상은 낭만일 뿐이었다.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시인의 고군분투는 나의 예상을 넘어섰다. 그 역시 자영업자로서 월세를 걱정하고 운영을 위해 고민과 걱정으로 책방 문을 열고 닫았을 것이 당연했음에도.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여력이 위태로운 날들에도 책방을 지킨다.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에서 "어딘가에서 홀로 무너지는 느낌 속에 있는 건 아니지?"(246쪽)묻고 있지만 먼저 무너져본 것은 시인이 아니었을까. 스스로에게 엄살 말라고(98쪽) 다그치기도 한다. 하지만 시인은 책방을 사랑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보존의 의무(110쪽)"을 느낀다. 

기쁨 속에 불안이 있고 절망속에 꿈이 생겨나서 둘이 분리가 안될 때가 있다.(107쪽)

 그럼에도 불안과 기쁨의 양가적 감정은 균형을 만든다. 중견 시인으로 책방운영에 과감히 뛰어들어서 일상의 크고 작은 절망으로 간신히 하루하루를 이어가지만 시인의 마음은 단단하고 아름답다.

다만 내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게 될까봐 두려웠다.(13쪽)

바람이 없다면 어떻게 항해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불어주는 온기로 이 배가 천천히 항해하고 있다. (37쪽)

하고 있는 일이 최소한의 실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타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223쪽)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원대한 희망이나 낙관을 위한 긍정 에너지 이전에, 자신의 진심을 담아 소중한 일에 헌신하는 사람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이 진정한 용기를 준다. 책방일의 어려움 앞에서 시인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일상을 관통하는 시선으로 하루하루를 기록한다. 

시인만이 견지할 수 있는 삶에 대한 태도와 사유 역시 이 책에서 빛나는 부분이다. 이전에는 김이듬시인의 시들이 극적 상황에서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를 기대하게 했고 그러한 시적 발상에 감탄했다. 하지만 어딘가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에세이집에 실려있는 마음, 무언가 처음 시도하는 사람의 진심이 읽고 있는 나를 안아주는 기분이었다. 시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책방이듬. 길을 건너기만 하면 갈 수 있었다. 지나갈 때마다 간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작은 공간이라 생각에 빠져 걷다보면 지나칠 때도 있었다. 호숫가책방의 문을 열진 못했지만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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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클럽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1
정명섭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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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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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없을까. 그럼에도 책과 영화 등 많은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 서사에는 보편과 특수가 모두가 담겨있기 그런 이야기들이 사랑받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과 서사의 매력을 주는 특수성이 적절히 조합된 작품들을 말한다. 그런 작품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 바로, 고전의 힘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고전의 중요성은 어디서나 강조되지만 실제 고전을 읽는 것은 결심이 필요하다. 의지력 뿐만 아니라 집중력울 요하는데, 핑계를 대자면 재미있고 시의성을 충족하는 작품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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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딜레마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이 책에 있다.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시리즈 중 하나인 <마이너리티 클럽> 은 고전과 현대소설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리라이팅이라는 것이 소재 혹은 주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인데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르문학 작가들을 통한 재해석이라 반갑다. 이들의 소설은 '시대적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재해석함으로써 고전소설 속의 삶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차이가 세상에 가져올 변화는 어떠한 모습일지 여러 장르의 소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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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길동전》, 《요술 항아리》, 《우렁각시》, 《장화홍련전》네 편의 고전소설을 정명섭, 김효찬, 남유하, 전건우 네명의 소설가와 만나 새로운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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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길동이>는 호형호부를 할 수 없는 코피노 주인공의 친구와 함께 아버지를 찾는 내용이다. 스스로 코피노를 코피로 언어유희에 의한 농담을 하거나 아버지가 없다고 호형호부를 친구들 사이에 장난으로 나오는 부분에서 '아비부재의 문학'(?)에서 주는 전형성과 달라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나가며 이들의 건강한 명랑성에 나도 빠져들었다. 

<연금술 항아리>는 말도 안되는 비싼 가격에 사 온 항아리 안에서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2호’가, 이어서 ‘3호’가 생기고,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단 한 명의 아들만 선택할 거라고 말하는 독특한 내용이다. 고전 요술항아리를 리라이팅한 작품으로 내가 누구인지, 자아정체성에 대한 작품이었다.

<우렁각시 도슬기>는
남자친구 현우가 주인공 도슬기를 이용하는 내용에서 시작한다. 스스로 호구임을 인정하는 도슬기가 안쓰러웠다. 우연히 낯선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우렁이 껍데기를 받고 씽크홀에 빠져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드라마처럼 우렁각시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소 과장이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두자매>는 재산을 모조리 빼앗으려는 새아빠가엄마와 언니를 살해하고 결국 주인공까지 노린다. 납치와 위협의 장면이 스릴러를 보는 듯 하다. 언니의 영혼은 동생을 끝까지 돕는다.  고전 《장화 홍련》을 모티브로 자매의 우애가 인상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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