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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쿨 DxD 5 - Novel Engine, 명계합숙의 헬캣
이시부미 이치에이 지음, 곽형준 옮김, 미야마 제로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하이스쿨 DXD 5권의 주인공을 봤을 때는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인 효도 잇세이가 아니라 사지에 가까워 보였다. 레이팅게임을 두 번째를 하는 리아스의 팀과 이제 처음 하는 소나의 대결에서 사지의 투혼은 그야말로 절대적 위기였다. 사지와의 대결에서 하렘왕을 꿈꾸는 잇세이는 조금 다른 방향을 틀어야 할 것이다. 사지와 잇세이 둘 다 같은 학년에 폰이고, 전설의 드래곤의 세이크리드 기어가 심어져 있으나, 적룡제인 드레이그의 영혼을 가진 잇세이라도 사지가 담고 있는 마음에 대해 서로 우위를 논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다.
사지와 잇세이의 차이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군주인 소나와 리아스를 좋아하고 존경하고 자신의 삶에서 더 이상 우위를 둘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사지는 자신이 언제 어디에 있어도 항상 소나 옆을 지키고 따르는 것이고, 잇세이는 언젠가는 리아스에게 벗어나야한다는 운명적인 회의심을 가지고 있다. 리아스의 선홍색보다 진한 붉은 머리카락과 엄청난 크기의 가슴에 매료되어 모든 것은 리아스의 가슴에서 시작되는 잇세이나, 그는 자신의 하렘왕이 되는 것을 필연적으로 본다.
군주인 리아스에게 자신은 어울리지 않은 남자라는 착각과 그저 애완동물처럼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변 상황을 보자면 그는 이미 그레모리가문의 작은 나리로 인정 받을 만큼 리아스의 부모와 마왕 서젝스 루시퍼에게 인정받는다. 그러나 생각을 많이 깊이 할 수 없고, 오로지 눈앞에 있는 불을 향하여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그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달려갈 뿐이다. 그래서 잇세이에겐 미래에 대한 계획과 의지보다는 지금의 현실에만 충실하다.
그것이 사지와의 차이다. 사지는 잇세이와 달리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자신을 보려고 한 것이다. 리아스의 가슴을 보고 만지고 느끼는 효도에게 군주의 사랑이 질투 날망정 사지는 잇세이에게 자신의 신념을 굳히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적룡의 힘을 가진 잇세이에게 레이팅게임에서 아웃을 시킬 정도로 희생시킨 것이다. 사지는 처음부터 자신이 잇세이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았다. 그래도 바보처럼 덤비고 또 덤비고, 이가 빠지고, 얼굴이 퉁퉁 붓고, 팔이 부러져서 주먹도 날리지 못해도 계속 잇세이에게 덤빈다.
마치 이것은 잇세이가 피닉스와 레이팅게임에서 이기지 못해도 리아스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아주 순수하고 강하고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그런 마음만큼 사지도 소나에 대한 애정과 존경, 의지를 담고 있었다. 물론 게임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 리아스의 승리나, 힘보단 지혜와 단결, 눈물과 아픔을 각오한 희생한 소나의 팀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것은 적룡제 잇세이의 아웃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절대적 힘을 가진 잇세이는 소나일행에게 넘기지 못한 세계다. 너무 강력한 힘을 빨아들일 경우 몸이 견디지 못해 도마뱀의 혀를 자신의 심장에 연결한 사지, 아케노의 빛의 번개를 역으로 돌릴 만큼 힘도 능력도 없이 탈락한 소나의 비숍의 모습을 보면 그 힘의 우위는 이길 수 없더라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사실 북유럽의 전설의 신인 오딘과 마왕 루시퍼가 몸소 찾아와 사지에게 훈장을 안겨준 모습과 그것에 감동하여 바보처럼 우는 사지, 그런 사지를 보며 냉정한 모습을 유지만 하던 소나의 눈물은 매우 값진 승리이다. 하지만 그들의 패배 속에 얻은 진실한 승리는 매우 이 작품에서 새로운 전개성을 가진다. 이 작품은 분명히 이분법의 해체와 절대적인 선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다. 라이트노벨이라도 비록 하렘왕을 추구하는 잇세이라도 왜 악마는 여자 쪽이 많은지, 그리고 천사와 타락천사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은 점이다. 그것은 구조적인 특성으로 보면 납득할 것이다.
남성↔여성(그래서 악마는 여자가 많고, 천사와 타락천사가 남자가 많은 점은 타락천사로 되는 천사들은 대부분 인간여자를 사랑하여 그들에게 인간이 알 수 없는 지식을 전해주면서 타락한다고 하며, 실제 작품에서 아자젤은 인간여성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기에 천사와 악마의 싸움을 달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천사(타락천사)↔악마, 이성↔감정, 자제↔욕망, 빛↔어둠, 하늘↔어둠 이런 공식이다. 전자는 절대적 영역의 선을 의미하며 후자는 그 선에 대한 대비가 되는 존재다.
그러나 이것은 하이스쿨 DXD에서 기독교적인 절대적 관념을 해체한 점에서 위의 논리는 기존 서구사상의 절대적 가치를 전도하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악마라는 리아스를 보면 강인하면서 부드럽고 지성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누군가에게 해를 특별히 입히거나 나쁜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하게 인간세상에서 다른 이들과 조화를 추구한다. 소나의 경우 학생회장으로서 자신의 학교에 누구든지 그 평화를 방해하면 천사나 타락천사 심지어 자신의 친구인 악마의 군주인 리아스조차 용서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선천적 존재적 실체보단 그 실체가 현재 나아가려는 가치에서 선악의 이분법은 이미 정해진 점이다. 악마를 데몬 daimon(영어로 damon)은 기독교에서 악마라고 하나, 발터 벤야민의 <괴테의 친화력>이란 문학비평도서를 보면 daimon이란 고대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논하기를 인간과 신의 중간지점에 있는 존재라고 한다. 즉 daimon란 결코 나쁜 존재가 아니라 단지 나쁘게 되어야할 존재로 변할 것이다. 생각하면 헤르만 헤세의 소설인 <데미안>에서 막스 데미안의 이름 역시 악마를 연상케 한다. 싱클레어는 절실한 기독교 집안이나, 그에게 데미안은 분명 이질적인 사고를 지녔지만 그에게 이끌리고 그와 같은 존재가 되려고 한다.
분명 될 수 없었지만, 전쟁터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데미안처럼 된 점은 자신이 이미 스스로 새로운 존재적 인식을 했다는 점이다. 니체가 인간의 허무주의 니힐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초인이 되어야 하고, 영원회귀라고 한다. 그렇지만 니체가 말하는 A지점에서 B지점에 온 인간이 다시 회귀한다는 것은 원래의 A가 아니라 A-1, B-1, C-1과 같이 전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점이다. 물론 웃자고 보는 하이스쿨 DXD에서 라이트노벨에서 무슨 철학인지, 그리고 잇세이의 성적번뇌가 심오하냐는 점에서 없다고 할 수 없다.
효도의 에로파워는 그야말로 에로스, 삶에 대한 의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효도의 한계였고, 파워로 사지에게 이겨도 의지로서는 패배한 점이다. 왜 이런 동기가 생겼는가? 명계에 모인 젊은 악마들이 서로 인사를 나눌 때, 마왕 서젝스가 리아스의 이종사촌인 사이라오그에게 목표를 묻자 그는 “저는 마왕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외친다. 강력한 힘을 가졌고, 패기마저 넘치는 그에게 명쾌한 답변이다. 그 뒤에 리아스에게 묻자 “저는 그레모리의 차기당주로 살아가, 레이팅게임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가까운 장래의, 목표입니다.”라고 한다.
리아스의 경우 피닉스의 대결에서 패배한 점과 앞으로 상급악마가 되어 그레모리 가문을 이어가는 당주로서 강한 군주로 이어가려고 했다. 다소 사이라오그보다는 멀리 내다보며 자신의 포부를 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리아스의 친구인 소나는 “명계에 레이팅게임 학교를 세우는 것입니다.”라고 한다. 레이팅게임에서 이제 막 입문한 하급악마나 전생악마들은 공평한 승부를 펼칠 수 없었다. 이미 있다고 해도 그것은 특권층인 고급악마나 상급악마에게 열린 권한이었다. 소나는 이 공간을 모두 공개하려고 했다.
명계의 신분제도를 보면 상당히 유럽의 중세를 닮아있다. 마왕, 대왕, 대공 등의 직위와 그리고 레이팅게임의 폰, 나이트, 비숍, 룩, 퀸, 킹과 같은 직급마저 존재한다. 여기는 상하조직체계가 위엄 있게 잡힌 세계였다. 그런데 그 권한을 이제 악마가 된 존재나 힘이 없는 하급악마에게 열자는 것은 귀족사회에서 국한된 권한은 18세기 영국에서 왕이 있으면서도 의회가 존재하고 국민들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헌군주제, 즉 왕이 있어도 충분히 민주주의를 실시가능한 나라를 만들려는 점이다.
그러나 나이가 지긋한 악마 모두는 비웃고, 오로지 침묵을 지키는 소나, 그 옆에서 항의하는 사지만 있다. 사지는 잇세이와 동류다. 바보에다가 하나만 알고, 자신의 군주인 두 공주를 자신의 목숨보다 더 높게 여긴다. 그것은 악마가 강력한 암시효과나 권력체계가 아닌 순수한 자신의 의지라는 점이다. 사지가 왜 악마가 되고 그렇게도 소나를 따를까? 사지는 문제아고 공부도 못한다. 그러나 자신은 미래에 대한 목표가 있다. 레이팅게임 학교에서 폰에게 교육시키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목표가 선생님이란 말을 부모님에게 드리니 모두 크게 놀라워했다는 점에서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즉 소나의 의지였다. 사지는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여겼으나, 소나를 만나고, 그녀를 향한 마음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부여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인간에게 많은 권력과 재물이 아니라 인간이 속한 사회에서 유용한 존재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사지의 의지는 공공선이란 합리성이 아니라 공동선이란 합당한 가치관을 추구했다.
롤즈의 정의론적인 관점에서 사지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권리를 부여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교육이란 제도로서 그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지와 소나의 가치관은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타인들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점이다. 승부에서 패배해도 서젝스가 두 사람에게 비록 시간이 걸려도 그것을 위해 노력하란 말의 의미는 상당히 인상 깊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한 신규세력으로서 비웃음을 사더라도 그 의지는 꺾어내지 않았다.
그리고 승리를 해도 패배의 맛을 본 리아스와 잇세이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리아스는 싸움은 힘만이 아니란 점을 알았으나 실제로 잇세이의 탈락으로 그 부분을 다시금 새겼으며, 효도는 새로운 능력에 눈을 떴다. 밸런스 브레이커로 용의 갑주를 착용하는 것이 자유롭게 되었다. 단지 2분이란 대기시간과 30분 이내만 출력가능한 점이다. 또한 효도의 가슴에 대한 욕망이 이제는 여자의 무의식마저 통하게 되었다. 리아스의 가슴과 소나의 가슴과 대화할 때 참으로 인상 깊었다. 버스트링궐에서 잇세이는 사지의 책략에 의해 혈액이 소모되어 탈락되기 전에 여자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리아스는 언제나 효도를 걱정하며 안타까워했고, 소나는 자신의 책략을 이야기해준다. 그것은 바로 영상으로 리아스와 권속들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평소 레이비판이란 강력한 마왕의 여동생인 소나가 평소 매우 냉정하고 점잖고 이성적인 여성이나, 그녀의 무의식은 언니인 레이비탄과 유사했다. “혹시 마음속 말이 들리는 기술을 개발할 걸까☆소나 어떡해☆” 마치 마법소녀의 코스프레를 하면서 학교를 돌아다니던 레이비탄과 같은 말투를 하고 있었다.
언니의 마법소녀 행동에 부끄럽다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 숙인 소나회장이 오히려 레이비탄과 같은 속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 상냥하면서도 기품 있는 여성상을 지닌 그녀에게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사지처럼 바보 같은 남학생을 자신의 권속으로 보내고, 상급악마들이 모인자리에서 그를 데리고 왔다는 자체로 보면 소나 역시 상당히 사지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다. 아마 사지가 잇세이에게 이길 수 없고, 처참하게 당할 것을 알면서 그를 보낸 것은 소나가 사지에 대한 믿음이 깊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침실에서 서젝스의 격려를 받는 사지 옆에서 소나가 눈물을 흘릴 이유는 없다.
이렇게 신흥악마들이 서로의 꿈을 위해 몸부림 칠 때 백룡과 그리고 그의 일행들은 무서운 음모를 진행했다. 코네코의 언니는 강력한 요괴고양이고, 그 옆에 손오공의 후예, 성검 중에 가장 강한 엑스칼리버를 지닌 검사까지 나타나 위협을 하고 있었다. 잇세이가 강하게 될 수밖에 없는 점은 그들이 단순히 잇세이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잇세이의 동료들까지 위협했기 때문이다. 아마 리아스가 독에 의해 위기를 맞이하지 않았더라면 잇세이는 밸런스 브레이커를 운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그 해방조건은 리아스의 가슴이었다.
재미있는 부분은 가슴에 대한 끊임없는 번뇌와 욕망에 사로잡힌 잇세이거만 정작 앞에서 바보처럼 망설이고, 도리어 리아스의 강한 의지에 눈을 뜬다. 야한 것은 잇세이인가? 아니면 리아스 내지 아케노인가? 성적욕망에서 젊은 남성이 여성보다 강하나, 여성도 강한 충동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단지 그 결정적 순간에 리아스가 효도를 앞선다는 점에서 효도는 하렘왕에 대한 미래를 더 원하면서도 한편으로 회의감이 드는 점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사지와의 결투에서 효도가 자신이 리아스의 폰이나 언젠가 킹이 되어 권속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절대 맞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렘왕은 될 수 없다. 단지 여왕 아래 하렘이 성립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