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전후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원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사의 보잉 B737-800기가 착륙하다가 항공사고를 당했다. 아침에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항공기 사고는 육지가 아닌 공중에서 일어나는 점이 매우 치명적이다. 공중에서 충돌사고 나면 그 자체로 폭파되는 일도 많고, 비상착륙 도중 지면에 충돌하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조종사의 착각으로 산자락에 충돌하는 일도 있다.
본인은 과거 김해국제공항이 위치한 공군부대에서 3년 반 넘게 복무했다. 지금은 공병대대지만, 당시에 시설대대로 내가 전역 전까지 맡은 임무는 기지 내 시설관리였다. 군부대도 육지 위에 있고, 비행시설이나 지원시설 모두 토지 위에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고, 심지어 활주로나 도로 역시 시설물이기에 거의 모든 곳을 들어갈 수 있었다. 하다못해 비행기를 정비하는 격납고나, 조종사들이 대기하는 비행대대 건물, 특수요원이 머무는 건물, 탄약고 등 거의 모든 곳을 돌았다.
따라서 비행기를 직접 만질 수는 없지만, 비행과 관련된 모든 시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다못해 관제사들이 항공관제를 하는 관제타워 내부에도 들어갔다. 또한 잊을 수 없는 장소 중에 하나가 소방구조중대이다. 소방구조중대는 기지 내 화재사고를 진화하거나 방재하는 업무를 하지만, 또 중요한 임무가 항공기 사고 시 항공기 내 인원 및 항공기를 구조하는 임무이다. 시설대대 내 소방구조중대는 같은 대대지만, 멀리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병사들은 몰라도 부사관이 되면 소방구조중대 사람들도 고참과 후임이 된다. 그래서 소방구조중대에 가끔 놀러가고, 업무차 자주 방문하였다. 활주로를 보면 상황실에서 체크하고, 소방차는 활주로에 달려가기 위해 언제나 대기 태세를 유지했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각종 항공기의 모식도와 조종사가 어떻게 앉아 있고, 조종사 머리 위에 있는 캐노피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잘 보여준다. 몇 년 전 전역한 고참에게 업무를 배울 때, 그 고참에게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다. 김해공항 인근 신어산 자락(돗대산)에 2002년 중국 국적의 민항기가 충돌하여 엄청난 인명사고가 난 적이 있다. 당시 그 고참은 소방구조중대 구조반으로 구조 활동을 위해 출동했는데, 산에 피 냄새가 진동하고, 나뭇가지 위로 사람의 시체가 찢어진 채로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내가 군복무하면서 그 비극을 생각하면서 항공안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항공기 사고가 나거나 혹은 공군 조종사의 죽음을 보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이번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비극 역시 그렇다. 활주로에 랜딩기어 없이 동체가 그대로 미끌려서 공항 경계 벽에 쳐 박히는 모습을 보면서 할 말을 잃었다. 나는 이번 항공사고에 대해 생각했는데, 물론 아직 결론도 안 나고, 전문가 패널 역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① 단초의 원인은 조류충돌에서 공항 주변은 민가들이 많이 없고, 높은 건축물이 위치할 수 없다. 항공안전을 위해 주변에 시설물 내지 공작물을 올릴 수 없고, 나무도 수고가 높은 수종을 심을 수 없다. 문제는 주변이 풀이 많은 논과 밭, 초원지대가 많아 중소형 조류들이 서식하기 좋은 점이다. 오리나 참새 같은 조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사람들의 인위적 출입이 없기에 풀밭에 먹이활동하는 게 유리하다. 이착륙 과정에서 굳이 날지 않고, 풀밭에 은폐하는 편이 안전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조류도 많다.
이번 사고에서 대형 조류가 아닌 오리 같이 중소형 조류와 충돌했다. 결국 조류퇴치 또는 조류의 이동을 간과한 게 큰 문제였다. 기상조건에서 구름이 별로 없고 시야도 좋은 조건이기에 오리떼의 이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조종사의 미스도 있을 것이고, 오리떼가 어느 지점에서 날고 충돌했는지 모르지만, BAT반 조류퇴치하는 인원이 공항 내만 아니라 이착륙 하는 곳에도 활동을 하는 편이 좋았는지 모른다. 공항 내 BAT반은 공항공사와 공군부대에서 각각 운영하나, 기본적으로 활주로 중심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이착륙하는 고도가 착륙 지점에서 떨어져 있고, 해당 지점에서 조류충돌 가능성이 높기에 BAT반의 활동반경이 제한적 요소가 매우 치명적인 요소로 존재했다.
② 랜딩기어가 보통 조작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번 조류충돌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날개로 끼여 있다고 하는데, 보통 항공기 내부 기계가 움직일 때 유압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 유압(油壓)의 힘이 매우 강력하여 큰 물체를 이동 또는 움직일 수 있는데, 유압의 힘으로 랜딩기어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설사 유압의 힘이 아니더라도 랜딩기어를 수동 작동이 되지 않은 점,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느 정도 급박 했는가 대해 의문이다. 항공기의 연료는 제트유로, 일반 기름과 다르다. 그 기름을 외부로 유출되는 드레인 공정도 의문이고, 항공기 엔진 1쪽에서 불이 날 때 선회했을 때도 의문이다.
랜딩기어에 달려 있는 타이어 없이 착륙하여 착륙 시 충돌을 저감할 수 있는 중간과정이 생략되고, 항공기 엔진 2개가 타이어 대신 활주로에 마찰하며 충돌했다. 엔진이 불이 붙은 상태에서 마찰하면 더욱 더 화재 위험이 높을 수 있을 것이다. 뉴스에서 처음에 나오다가 취소된 게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였는데,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2800m, 일반적으로 한국 내 공항은 공군부대에서 운영하는 게 많은데, 보통 2784m, 9000feet가 규격이다. 과거 김해공항에서 시 신활주로 10500feet 외에도 구활주로 9000feet에도 보잉 B747 같은 대형 항공기가 내렸다. 결코 2800m의 활주로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12000feet 이상의 길이(3750m)를 가진 인천국제공항에 내려도 참사의 정도를 줄일 수 있지만, 항공사고를 막을 방도가 없어 보였다.
③ 소형공항의 문제로 보면, 공항 내 소방대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운영되는 큰 공항은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이다. 이 3군데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공항이다. 여기서 김해공항은 공군부대 주둔으로 소방구조활동이 원활하고, 과거 2002년 중국 항공사의 돗대산 추락사건으로 어느 정도 체계가 잘 잡힌 소방구조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지만 무안공항 내부는 잘 모르나, 공항규모도 적고,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많은 공항 중 무안, 울산, 여수 등의 공항의 조직을 보면 매우 적다. 따라서 무한공항 내 소방구조에 필요한 장비 및 인원이 부족할 수 있고, 게다가 활주로 내 항공기 비상착륙할 경우 속도를 감쇠해주는 액체를 가진 장비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또한 공항소방대 이외에도 무안공항 주변에 소방구조 현황이 작은 119의용대만 있고, 무안소방서는 10분 거리, 로드뷰로 소방차는 7대(구급차 제외) 정도이다. 상황 발령 후 10분이면 이미 치명적인 상태로 구조활동을 했어야 할 것이다. 화재진압에 필요한 무안공항 내 소방장비여건 그리고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서의 입지 등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④ 이번 사고의 최고의 책임은 무엇일까? 나는 이번 항공기가 사고 나기 전 2일 전에 시동이 꺼지거나 혹은 정비가 불량하다는 기사를 보았다. 48시간동안 13차례 운항했다고 하는데, 보통 국내선에서 여행객이 탑승 후 활주로 대기 후 착륙 그리고 승객의 이동까지 1시간이 걸린다. 공항 내 대기 및 준비시간을 고려하면 1번 이륙하는데 전후시간이 3시간 이내로 충분하다. 48시간에서 13회이라면 계속 쉬지 않고 운항을 했다는 증거이다. 운항 전에 정비를 한다면 조종석에 보이는 게이지 수치, 정비사 간단히 체크하는 보는 정비 수준일 것이다. 공군에서 항공기 이륙 전 2시간 전에 정비사들이 출근하여 정비하고, 착륙하면 2시간 전후로 점검을 한다. 비행기 이륙보단 착륙할 때 점검이 어렵다. 당일 이륙은 전날의 착륙 후 점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점이다. 48시간 내 13회 운항이면 정비사 몇 명이 달라붙어서 얼마나 정비를 했을까?
이번 참사의 원인은 정비불량이 나올 것이다. 오리 날개가 끼어 랜딩기어가 작동이 못했다는 것은 너무 이해가지 않은 이야기이다. 오리의 날개가 아닌 오리의 몸 전체가 끼어 있다면 이해가 갈 수 있지만, 오리 날개가 철근보다 단단할 수 없지 않은가? 정비불량의 원인으로 나는 과도한 운항 스케쥴이라고 본다. 항공기는 구매가 아니라 대부분 대여를 한다. 최대한 굴려서 이윤을 보는 것이 기업인들이고, 최소 비용 최고 효율이 자본주의 시스템이다. 그러다보니 항공운항 스케쥴이 엉망이고, 정비사들이 점검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며, 격납고에 1번 들어가서 제대로 창정비를 했어야 했다.
운항스케쥴은 조종사나 정비사가 짜는 게 아니라 제주항공 본사에서 짜고, 그것은 경영진의 이윤추구에서 시작된다. 애경그룹 경영진들은 정말 최악의 인간이란 점을 보여주고, 그것을 그대로 이어간 제주에어 경영진 역시 최악의 인간이다. 항공기 운항과 관련하여 안전을 위해 운항 횟수 및 시간 등을 고려하여 정비는 반드시 격납고에서 종합점검을 받는 게 마땅할 것 같다. 그러면 항공기 대여 기수가 늘어나고, 조종사나 정비사 소요가 늘어나며, 그에 따라 항공권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이번 비극을 보면서 항공권 티켓비용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면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다.
⑤ 마지막으로 나의 궁금점으로 이번 항공기의 기장이 6500시간 이상의 베테랑 조종사이고, 부기장은 1800시간 전후로 보았다. 다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기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가 아닌 것 같고, 기장도 공군사관학교 출신인지 아닌지 궁금했다. 그 이유는 무안공항은 활주로는 보통이나,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다. 하지만 무안국제공항에서 약 40㎞ 정도 떨어진 광주공항은 조금 다르다. 거긴 공군제1전투비행단으로 공군기지가 위치하고 2835m의 활주로에 기본적으로 공군은 활주로 9000feet에서 좌우로 1000feet의 과주로가 위치한다. 즉 활주로에서 이탈한 비행기를 저지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있다.
공군 소방구조중대 내 항공기초과저지를 담당하는 복무자도 있다. 하늘에서 선회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몇 분이 되는데, 그 시간이면 광주공항 내 공군부대 및 공항공사 직원이 비상사태를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사고의 비극은 활주로의 길이가 아니라 그 항공기를 빨리 멈추고,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는 게 중요했다. 전쟁나면 군용기들은 기체결함보다 적의 공격에 의해 비상착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인원 및 장비운영, 시스템이 구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사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도 그 짧은 시간에 판단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무안공항은 바다와 인접한 해안공항이다. 해수면의 장력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액체보다 고체의 충돌력이 더 무섭다. 게다가 바다는 하천종점부와 인접하므로, 하천에 내릴 방도가 있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도 있다. 서울김포공항의 경우 눈이 올 수 있을 정도로 춥지만, 무안공항은 남측에 위치하여 하천이 쉽게 얼지 않을 정도로 겨울이 따듯하다. 이 모든 의문과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고 슬픈 비극이다. 2분의 승무원이 극적으로 구출되었지만, 1분은 전신마비의 위기에 놓여있고, 다른 1분이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정신적 외상은 평생 안고 가야한다. 2024년 마지막 한 해가 넘어가는 시기에 179명의 항공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그분들의 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