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9일, 제가 태어나서 광주를 2번째를 방문했다. 처음 방문한 적은 아마 2년 전 3월 정도, 친구장사와 관련하여 도와줄 일이 있어서 잠시 같이 광주로 갔다. 당시 내가 광주를 갔을 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방문한 곳은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518민주묘지에 갔다. 518이란 사건이 일어난지 3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당시의 상처가 깊은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슬픔과 고통이 베여진 곳이 아니라 환희와 창의가 숨을 쉬는 광주 비엔날레에 다녀왔다. 다른 광역시와 달리 광주는 공기가 매우 깨끗했고, 대신 시내 진입하는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좁고 불편했다. 예전에 올 때도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그런 환경이었는데, 그 부분 만큼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직접 차를 몰고 가니 편도가 대략 270km 정도 나온 것 같다. 그러나 그 전에 1913 송정시장에 가서 맛있는 식빵도 사먹고, 이래저래 광주 시내를 운전했으니 거리는 600km 정도 달린 것 같다. 


몸은 약간 힘들어도 볼 만한 행사였고, 갈만 한 도시였다.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광주는 억지로 송정시장을 꾸미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조성된 1913송정시장을 계속 유지하면서 발전했으니 과거의 흔적이 잘 보전되었다. 한국은 집안에서 원래 장사나 가게를 하면 가업을 유지하지 않은 편이나, 여기선 오랫동안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유산을 이어받은 분들이 장사를 했다. 그런 점이 참으로 좋았다.



광주비엔날레 행사장이다. 부산에 살면서 시립박물관을 가봤지만, 거기는 센텀시티, 그리고 벡스코 옆인 점에서 교통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광안대교와 맞물리고, 지하철역도 옆에 있다. 그래서 사람은 많으나 건물을 보자면 조금 위화감이 있다. 대신 교통이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편하다. 몇 번 시립미술관에서 관람을 했지만, 광주는 아파트 단지 옆에 있었다. 교통은 왠지 불편한 것 같으나, 차들이 많지 않고, 옆에 호수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 좋고, 또한 박물관도 위치하여 문화적인 여행코스로 적당했다. 


행사장 안에 들어오니 전시1관 메인은 녹두서점 재현이었다. 518광주민주화 운동(나는 민주화 운동보단 광주민간인대량학살사건-제노사이드-이라고 부르고 싶다. 너무 잔인했기 때문이다) 당시 지식인들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한 녹두서점을 재현했다. 기억에 의해 재현된 서점, 당시의 상황도 재현해주며, 벽에는 시대의 아픔을 적어놓은 글들이 보였다. 518묘지공원 내 전시관을 1~2시간 관람하면 알게 된다. 그날의 잔혹함을 말이다.


책은 당시 책만이 아니라 여기 행사에 참여한 도서출판사도 책을 전시하고 판매했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은 현실문화에서 발간한 자크 랑시에르의 <이미지의 운명>, 그런데 가격이 비싸다보니 결국 일행 분이 나중에 사자는 권유에 다음을 기약했다. 랑시에르의 책 말고도 알랭 바디우의 책도 있었다. 그러나 정희진 교수의 책을 보니 조금 한숨이 나왔다(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사건에 정희진이 지지한 집단 워마드 및 메갈에서 이 사건을 두고 여성탄압이란 말을 했으니 말이다). 


광주는 2번째이지만, 언제 다시 한 번 가야 할 것이다. 전에 시골 삼촌에게 518에 대해 조금 물어보니 왠지 모를 한탄감을 느껴왔다. 나보고 자기 대신 한 번 묘지공원에 다녀와 달라는 말도 들었다. 언제 다그 약속을 지킬 것을 생각하며, 광주에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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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0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1-10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2일 상경 안하십니까 ?

만화애니비평 2016-11-10 17:42   좋아요 0 | URL
형집에 가려해도 참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