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페스트 (초호화 스카이버 금장 에디션) - 1947년 오리지널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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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페스트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14세기 유럽에서 대유행해 인구수를 급감시켰다.

같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던 2020년 올해 초만해도 금방 종식 될 줄 알았다. 우리의 일상을 모두 바꾸어 버리고 기존의 상식을 뒤엎은 팬데믹 이후의 세상은 우리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다. 페스트의 전조 증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코로나19의 전조 증상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돌려 놓고 싶은 마음이 크다. 14세기 사람들은 이 엄청난 재앙에서 어떻게 대처 했을까? 각자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싶었다.

역사를 통해 지금을 이해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책 < 페스트>를 만난다. 매체를 통해서도 많이 들어서 줄거리는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꼭 스스로 완독하면서 문장을 느껴보고 싶었다.

다 아는 책이지만 정작 직접 완독하기는 힘든만큼 이때다 싶어서 놓치기 싫었다. 책이 다른 버전의 책에 비해 너무 예쁜데다 초호화 스카이 가죽커버란다. 이게 무슨말인지 책이 오길 기다리는 동안 설레였다.

 

 

멋진 가죽질감과 금박 외관이다. 띠지를 벗기면 더 오묘하고 웬지 성스럽기까지 하다~~ 책을 가장 고급스럽게 만든 표본이 될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이 호화스런 외장에 밀린다면 안하니만 못하겠지만 책 <페스트>는 이 화려함을 월등히 넘어선다.

 

첫 두페이지에서 보여주는 도시가 웬지 코로나가 발생한 우한시장의 생활 모습과 겹치면서 이 질병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서 섬뜩했다. 시작했다면 끝을보게 될 페스트라서 줄거리보다 시작에 대한 느낌을 많이 전하고 싶다.

 

오랑시의 극단적 기후, 잿빛 먼지만 가득하고, 폭염 이후에 내리는 비로 진흙탕이 이어지는 계절. 장사만이 전부인듯 일을 많이하고, 시간이

부족하고, 성찰할 여유도 없기 때문에 서로 무턱대고 사랑하고 빨리 소비하는 곳. 이 도시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모습의 도시에서 시작된 일일 뿐이었다.

경제력이나 교육이 낙후된 나라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피부로 와닿는 평범한 낙후함과 비위생적인 환경이 보이고 병자가 외롭게 죽는 도시를 불편한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라고 말하는 오랑시에서 시작된 기이한 일들이 페스트에 실려있다...

몇 페이지만 읽고서도 느껴진다. 이 책이 왜 회자되는지~~왜 읽기를 권장하는지를 말이다.

서점에서 딱 한 페이지만 보았더라도 페스트를 좀 더 빨리 읽을 수 있었을텐데, 저자 알베르 카뮈 생각보다 더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도 밀려든다. 그는 역사가로서의 사명이 정확하게 있었던 저자로 기억될 것 같다.

 

처음 나타난 들을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이후 불편하게 여기면서도 대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채, 사람들이 아프고, 고열로 타들어갔으며 몸이나 얼굴이 검게 변하며 고통스러워했고 각혈을 하고 스러지는 것이 쥐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다.

처음 페스트라는 단어가 언급 되 었을 때 당연히 이걸 멈 추거나 완전히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인정할 건 깨끗이 인정에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때야 페스트를 끝낼 수 있다.

그게 지금 멈출리가 없죠.

이 도시는 완전히 뒤죽박죽이 될 겁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들은 너무 유별나고 너무 신속했기 때문에, 그것들이 정상적이거나 지속될 것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도시가 봉쇄되었다. 나는 잘 지낸다.

당신도 꾸준히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한다.

항상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

어떤 큰 사건에 주목되기 전에 책에서 묘사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주변들에 마음이 이상해진다. 지금과 같은 상황들이다. 그래서 아프다. 노동자들의 일상이 담겨있고, 인간이 살고 죽어가는 모습이 담겨있으며, 다양한 인간상을 담고 있다. 그 문장들은 닭살이 돋게했고, 나를 두렵게 했다.

희생을 무릎쓰고 이기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불안에 떨고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릇된 신념을 키워가거나 불안속에서 이익을 챙기려는 이기심도 보인다. 안타깝지만,지진이나 전쟁 등 큰 일이 닥칠때마다 언제든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모습들이라서 뭐하나 놓칠 수가 없다.

뉴스의 한마디나 유튜브 속설들로 하루 아침에 휘청거리는 경험들을 이미 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 대란이 있었던 때, 모든게 끝날 것 같다는 위기감은 지금도 살떨리게 한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희생과 도움으로 코로나 한국 방역은 잘 지켜지고 있지만 세게적인 대위기 앞에 우리는 여전히 분안하다.

가족이 끌려가듯 격리되고 생이별하는 고통, 죽어서도 만나지 못할거라는 두려움이 페스트로 수팩만의 인구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지킬것을 지키고 주어진 역활을 성실히 해가며 리외, 랑베르, 타루, 파눌루 신부외의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듯이 나의 일이 모두의 일과 무관하지 않고, 모두의 일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페스트를 이긴 사람들은 다시 살고 있다.

"재앙의 초기와 끝"

"초기에는 아직 습관을 버리지 못 버려서

끝에는 이미 습관이 되돌아와서다."라는 문장이 참 남는다.

우리는 이전과 조금 달라져야 하고, 나의 안전이 모두의 안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고생하시는 코로나19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무한히 감사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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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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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시도했던 자신과 주변의 모든 모습을 이렇게 상세히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연구했고, 자신의 흔적을 찾아 다녔고 많은 이들로부터 증언받았다.

​그속에 내 모습이 보인다면, 분명 나를 이해하고 나 스스로를 돕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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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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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방>- 치유에세이 심리학

에필로그시작하며 바로 밑줄을 긋기 시작한다. 그녀가 되돌리고 싶어했던 순간들이다. 현실을 부정한 탓에 미처 치료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일들을 경험으로 알려준다.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자신 역시 도와 줄 사람을 애타게 기다렸다고 고백한다.

심리상담자가 내담자를 통해 들은 고통들이 아니라 직접 겪어낸 일들이기에 그 아픔을 마주하고 헤쳐나온 저자로부터 많은 분들이 도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이 책은 자살에 대해 아주 직접적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자신과 주변의 모든 모습을 이렇게 상세히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연구했고, 자신의 흔적을 찾아 다녔고 많은 이들로부터 증언받았다.

그속에 내 모습이 보인다면, 분명 나를 이해하고 나 스스로를 돕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 나는 가족사의 미묘한 감정을 얘기하며 이것이 나의 감정의 밑바닥이라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얘기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 감정에 솔직해져 본 것은 참 다행한 일이었다. 그 글로 인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나와 나누어 주시는 감사한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받은 치유는 이책이 주는 치유와 비슷하다.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다만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기회를 얻었음을 말하고 싶다.

아픔의 종류가 무엇이건 사람은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내 안의 우물이 그렇게 어둡고 깊게 느껴지더니 이 책을 대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우물이 참 얕다는 생각으로 차라리 행복에 가까움을 느끼며 모든 것이 뒤짚이고 있다.

감정의 고통에 레벨이 있다면 자식을 잃은 아픔이 단연코 최고의 고통이라고 알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들 유가족의 아픔이 그렇고, 많은 이유로 자식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들은 가슴에 고통을 묻고 산다.

저자 역시 출산후 2주만에 심장질환으로 아이를 잃고서 자신의 임신과정의 어떤 실수가 원인일거라는 자책으로 우울증이 깊어가고 자살충동에 휩싸이고 급기야 자신도 모르게 실행한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사진 두 장

출산을 앞둔 베이비샤워 파티에서 베냇가운을 들고 태어날 아이를 축복하며 친구들과 행복해 보이는 사진 한 장과 13년 뒤 이혼과 재혼을 거쳐 생후 9개월의 아이와 찍은 사진. 그 시간 사이에 있었던 많은 아픔을 보며 함께 했다.

책은 아이를 잃은 슬픔만을 마주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는 태양 같았고, 태양을 잃은 우주는 주변 사람들과 일상을 정상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모든 것의 궤도가 빗나가고 있다.

그녀가 아이를 낳으려고 병원을 간 날과 자살시도로 폐쇄병동에 입원하기 위해 간 날 사이의 100여일은 살아 있으나 죽은 것 같은 상태였다.

일반적이지 않게 그녀의 목에 선명하게 남은 상처에 대해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이제껏의 모든 고통들은 한꺼번에 되살아 난다. 그리고 이 책의 원 제목이 '흉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303 그러나 내 흉터는 내 정체성의 흔적이 이니다. 나는 그런 행동으로 나를 몰아간 정신 상태와 나를 동일시할 수 없다. 이 흉터는 나를 규정하는 두 가지 정신적 상처를 상징한다. 아이를 잃은 것과 나 자신을 잃은 것. 이 흉터는 내 과거의 토대가 된 병의 흔적이다...

숨기고 싶은 자신의 깊은 아픔을 드러낸다는 것이 보통의 각오로는 힘든 일이고, 아픔은 아픔을 낳아 더 숨기고 싶은 덧난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세상 밖으로 꺼내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저자에게 감사하다.

정신병과 자살이라는 상황에 놓이게 된 사람들이 결국 수치심에 놓이고 낙인이 찍히는 것을 저자는 원치 않는다. 우울증을 앓으며 최악의 순간들을 경험해본 내부자의 관점. 그것이 우리에게 약이 되고 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 인생 최악의 시기를 굳이 되돌아본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돕고자 한다.

자살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해도 우리는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만날 때가 있다. 그때 "도와 주세요" 할 수 있는 용기를 책을 통해 마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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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6
이시형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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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읽고 끝 페이지를 본 나를 자축하기도 하고, 영화였다면 박수로 클로징 하지 않았을까~~ 하고 여운을 전하고 싶다.


SF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여러 이유들을 역시나 포함하고 있는 그래비티 16번째, 장르소설로 앞선 단편보다 몰입도와 완성도에 손뼉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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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6
이시형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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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갑자기 생겨났다.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허를 찌르듯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선뜻 이것의 존재를 인장하기 어려웠다...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 이시형 SF 장편소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오로라처럼 아름다운 이것. 새로 생겨난 어떤 것을 길게 설명하면서 시작되는 소설은~~~

스무 고개처럼 아주 관념적이었다.

저자도 말했지만, 이 소설은 인간 본성에 대해 은유적이고 풍자적이다. 소설 속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의 많은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소통과 단절을 보여 주었다.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 다 알지만 개인과 집단의 이익 추구로 풀 수 없게 된 실타래를 풀고 싶어 한다.

공동체 속에서 살면서 상처받고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 불신과 절망 이후의 소통이 주는 연대. 무엇이 인간적이고 무엇이 인간성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지 생각한다.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지금 닥친 상황에 대한 지루한 탁상공론을 지나 중반 이후 저자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시작하면서 이 소설은 내게서 커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읽고 끝 페이지를 본 나를 자축하기도 하고, 영화였다면 박수로 클로징 하지 않았을까~~ 하고 여운을 전하고 싶다.

SF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여러 이유들을 역시나 포함하고 있는 그래비티 16번째, 장르소설로 앞선 단편보다 몰입도와 완성도에 손뼉 친다.

 

인간의 이기심, 욕망, 편가르기, 담합, 안전욕구 등은 공동의 적이 생긴 이후에 함께 살기 위한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잠잠해졌으나 그것은 언젠가 다시 나타날 잠재적 위험이었다.

공동의 적은 적을 동지로 만들었다.

소설 속에서는 엄청난 도마뱀 무리와 베일에 싸인 정체와 싸워야 했지만, 현실에선 그 대상이 지금 같은 바이러스 질병이나, 환경파괴의 결과들, 남북문제들이 될 수 있다.

동시성을 가진 네트워크 환경이 소설 속 도매뱀 무리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이 모든 것이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인 만큼 긴박한 현실감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이지만 나는 소설 <페스트>를 대하듯 인간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소설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나 <종의 기원>, <만들어진 신>, <코스모스>, <걸리버 여행기>등의 저서들이 떠오르며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갈등에 맞서는 인간 본성에 대해 빠져들기도 했다.

시간에 쫓겨 여러 번 책을 펴고 덮으며 읽었지만 그때마다 생생했고 바로 몰입이 되는 만큼 글로만 표현했어도 전해지는 바가 많았다.

전투신에 대해 배경지식이 적어 현장 묘사들이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잘 읽히고 훌륭히 상상되며 마지막 장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고조되는 긴장감에 400페이지 소설을 이틀에 나누어 읽었다.

장 ㆍ벽ㆍ이ㆍ생ㆍ기ㆍ고

인류를 갈등의 파멸로 치닫게 했던

장벽 이후 드러난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어느 날 생겨난 높은 오로라 같은 장벽에 의해 대한민국은 가로 3.8선보다 높은 세로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남북의 단절을 넘어 길게 동서로 나뉘게 된 이 높고 아름다운 장벽으로 교류가 끊기고 물자 수송이 끊기고 그러자 사람들은 서로를 적이라는 이름하에 두고 이기적인 집단이 되어간다.

무서운 순간들이었다. 같은 나라라고 볼 수도 없게 다른 생각으로 서로를 향해 총알을 퍼붓기도 하며 주고 죽이기를 반복하며 서로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시간이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했듯이 인간은 절박하게 살고자 했지만 모두 전쟁터다.

또 ㆍ다ㆍ른 ㆍ적

그 장벽이 가져온 문제가 전부일 거라는 생각을 뒤엎으며 생겨난 공공의 적, 장벽이 까맣게 변해가고 그 안에서 그놈들이 기어 나왔다. 하나, 둘에서 시작해서 이제 모든 곳을 덮었다.

그래도 아름다움다웠던 장벽은 인간의 실수로 검게 변하며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더 큰 위기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대하던 사람들은 다시 살기 위해 합동작전으로 점점 거대해지는 도마뱀 무리와 대응해야 했다.

반전과 의심이 거듭되면서 도마뱀 무리와의 싸움은 허상에 불과할 뿐이고, 인간이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나 자신으로 돌아온다.

그것은 갑자기 생겨났다.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허를 찌르듯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선뜻 이것의 존재를 인장하기 어려웠다...

소설의 도입이 가리키는 이것?

아무리 인간이... 노력해도 ...

인간의 결말은 똑같아...

이젠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군...

p330

인간의 갈등과 변화를 보여주는 풍자들은 나 스스로와 우리를 생각하게 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등지고 한 치의 기준에 따라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된다. 이것이 참 단순하지 않은 어려운 문제라는 것에 동의했고 희생 없이 거저 얻어지는 소통도 아니라는 것으로 영원히 인간의 숙제로 남는다.

"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답답하네요. 늘 느끼는 거지만 다른 것보다 인간끼리의 갈등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파충류들과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대처하면 되지만 인간은 여러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고 그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니 쉬운 게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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