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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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탈옥한 살인범인 슬림할아버지는 엘리와 한살 많은 형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였다. 어쩌다 이런 환경으로 아이들을 앙육하게 되었을까? 의아하겠지만 그것은 오히려 행운에 가까웠다.

슬림할아버지는 이 아이들 특히 엘리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지지자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교도소 탈옥 과정과 처참한 감방 생활에 관한 것이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을 엘리에게 열어주었다.

슬림할아버지는 엘리가 '아이의 몸에 어른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엘리가 어려운 이야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엘리에게 많은 간접경험들을 제공하며 빅뱅과 같은 역활을 해준 평생의 친구이자 은인이 된다.

슬림할아버지가 엘리와 교감을 나누던 초반부터 나는 바로 밑줄을 그으며 문장들을 수집했고,어떤 소설에서도 받지 못했던 감동들이 이어졌다.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는 짧은 되새김들이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그렇게 672 페이지나 되는 대장정을 5일에 걸쳐 정말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천천히 읽었다.

교도소에 있는 알렉스라는 인물에게 편지를 써보라던 슬림아저씨의 권유로 엘리는 수감자와 펜발을 하게되는데 아래는 그중 한 내용이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요. 알렉스. 세상의 모든 문제,세상의 모든 범죄는 누군가의 아빠로부터 시작됐을지도 몰라요. 강도,강간,테러,아벨을 해치는 카인, 전부 다 아빠들이 원인이잖아요. 엄마들일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엿같은 엄마는 그전에 엿같은 아빠의 딸이었으니까요."

어린 엘리가 이렇게 생각하기까지는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 있었다. 그것들이 주는 파급효과는 아이들을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이 이야기는 매우 중요했고 그래서 책이 출간된 호주내에서만도 50만부가 판매되고, 4개부문의 상을 휩쓸고 문학상도 받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세계 34개국에서 번역되어 읽히고 있고, 내게도 이제껏 읽은 소설 중 최고의 책이 되었다. 내가 말한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소설 전체가 엘리의 특별함으로 다양한 시점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들을 관찰하고 서술하는 점과, 한 순간은 영원처럼 늘리고 또 어떤 시간은 빨리 흐르게 하면서 시간을 조정하는 듯한 글들이 이 소설의 매력이자 특별함이다.

현재 엘리가 12살인 시점에서 4년전을 회상하는 듯 이어가는 전개는 엄마와 라일 아저씨의 마약쟁이 모습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이 세밀했고 그만큼 아이에게 잔인하고 끔찍했다.

헤로인에 중독된 마약 거래상인 엄마와 엄마의 애인 라일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알면서도 그 일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형과 나는 태양이자 하늘이며

우리를 훈훈하게 데워주는

엄마의 미소를 기다린다

마약에 중독된 어른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결코 정상적이거나 행복할 수가 없지만, 엘리와 오거스트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이 최악의 경험들을 그냥 견디는 수 밖에 없었다.

약에 취한 엄마는 있는 듯 없는 듯 몽롱했고, 썪어가는 시체처럼 소파에 묶여 있었다.

라일은 엄마를 헤로인 중독자로 만들었고, 다시 약을 끊게 하기 위해 엄마를 피의방에 감금했다.

어린 엘리와 형 오거스트는 울부짓는 엄마를 문 밖에서 진정시키위해 엄마가 즐겨 듣던 노래를 틀고, 엄마에게 다 괜찮아질거라고 소리쳐야 했다.

"엄마가 그 작은방에서 어떤 싸움을 벌였든 간에 우린 엄마가 이겼다는 것을 알았다."

때론 거칠게 화내는 이 남자 라일에게 맞는 날도 있지만 라일의 목소리에는 사랑이 느껴졌고 그런 감정이 있는한 아이들은 누구보다 라일을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바닥인줄 알았던 일상은 차츰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마약과 함께 반복되는 불행은 엄마와 라일이 마약거래상으로 일을 하면서 타스티스 브로즈와 그의 잔인한 부하 이완 크롤과 엮이며 더욱더 지옥으로 치달았고 그 속에서 엘리는 말을 잃은 형과 함께 스스로 성장해야 했다.


은 엘리의 전부였고, 엄마였고,아빠였으며 엄마를 길잃은 새끼 사슴처럼 돌보는 보호자였다. 어른들은 부모의 역활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이 소설 스토리가 정말 방대하다.

공항장애가 있던 친아빠가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면서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친아빠는 책만 읽는 도피자로 살았다. 후에 엄마가 위기에 처하자 엄마를 돌보며 지난일을 용서빌고 싶어하는 모습과 아빠로써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 안도가 되기도 했다. 최악이었지만 뒤늦게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아이들도 없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의 두께만큼 만들어준 이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5%도 풀지 못한 이 소설의 스토리를 뒤로하고 최고의 장면을 꼽자면,​

엘리가 교도소에 수감된 엄마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로 숨어 들었던 장면이다.

엄마게게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고,

다 괜찮아질거라는 말을 하기 위한 엘리의 사랑에 목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두번째 명장면은 536 페이지의 기적같은 감사함을 맞는 순간인데 그 감동을 위해 스포일러를 아껴둔다. 내가 얼마나 엘리를 걱정하고 응원하고 있는지를 그 완벽한 선물에 대한 기쁨으로 알게되었다.

그리고 ...

형은 몸짓으로 말한다.

달 웅덩이

우주를 삼킨 소년

형은 나보다 한 살 많고

모든 사람보다 한 살 많다.

우주보다 한살이 많고

내일을 볼줄 안다

답을 알고 있다

의문들에 대한 답

엘리와 오거스트는 죽었다가 되돌아온다.

우주를 삼킨 아이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케이틀린 스파이스

예지력이 있는 듯한 오거스트의 신비로움을 따라다는 말들이 이 소설 전체를 이어주고 있다.

말을 하지 않고 형이 허공에 손으로 쓰는 글자들에 묘하게 이끌리게하는 알쏭달쏭한 키워드들이 독자를 정말 타이트하게 잡아끄는 소설이었고, 장면 장면의 묘사가 훌륭해서 읽은 독자들은 모두 같은 영화장면을 본 것처럼 같은 영상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보여주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679페이지 까지 오는 동안의 한 순간도 끊김 없이 오래 남는 것 같다.

하얗기만 하던 두꺼운 책의 엽날이 밑줄과 메모로 회색빛이 된 것을 보고 이 책을 통과한 나는 많은 희열을 느낀다.

어느 책보다 이 책을 소중히 읽어내고 나니, 내게 내공이 쌓였다는 생각도 든다. 굉장한 상상력과 연상력과 마법같은 문장력을 여러모로 느끼게 되는 정말 대단한 책이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라서인지 그 감정의 깊이가 깊다는 것이 느켜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포인트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옮기면 좋을지 난감하다.

엘리와 슬림할아버지

나노급으로 정교한 소설속에 정교한 인물들 이었고, 아마 지금껏 내가 읽은 소설중에서도 가장 섬세하다고 느낀다. 슬림할아버지는 악을 대표하는 살인범으로 등장했지만 누명을 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낸 사람이다.

유일하게 엘리와 오거스트를 챙겨주고,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어떤 어른이 될지를 신경써주며 모든걸 믿어 준 한 사람으로 엘리를 끝까지 책임지려한 슬림할아버지는 친부모와 사랑하는 가족이 다하지 못한 사랑으로 엘리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시간에 침몰하지 않고 스스로 시간을 쓰는 법을 일깨워준 모든 것에 감사한다.

후반부 엘리가 19살이 되고 돌아가신 슬림할아버지에게 하는 독백같은 부분들에서 울컥했다. 너무 힘들게 얻은 일상임을 알기에 더욱더 소중했다.


스릴러 공포소설이라해도 토를 달지 못할 정도로 잔인했던 엘리의 주변 배경들로 가슴 아팠고, 엄청난 섬세함을 보게 된 <우주를 삼킨 소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라일 아저씨가 미딛이문으로 나가자 나도뒤따른다.그 순간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염려가,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사랑이 느껴졌고, 그런 감정이 있는 곳이라면 난 어디든 따라갈 작정이다. - P99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요. 알렉스. 세상의 모든 문제,세상의 모든 범죄는 누군가의 아빠로부터 시작됐을지도 몰라요. 강도,강간,테러,아벨을 해치는 카인, 전부 다 아빠들이 원인이잖아요. 엄마들일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엿같은 엄마는 그전에 엿같은 아빠의 딸이었으니까요 - P121

슬림 할아버지는 우리 인생이라는 대작 영화속의 이런 순간에 대해 항상 얘기한다.다차원적인 인생.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생.

이런 관점의 순간들을 모두 합하면 단 하나의 순간안에 스쳐 지나가는 영원에 가까운 무언가를 포착하할 수 있을지 모른다.아니면 영원 비슷한 것에라도.

이 순간을 나처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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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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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공포소설이라해도 토를 달지 못할 정도로 잔인했던 엘리의 주변 배경들로 가슴 아팠고, 엄청난 섬세함을 보게 된 <우주를 삼킨 소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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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숭배자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8
민혜성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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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5년, 해리 카를로스의 기고

자, 이제 그야말로 인류의 숙원이었던 '멋진 신세계'가 지구 외부에서 만들어졌다.

결과는 어땠을까? 정말로 낙원이 되었을까?

지금 현실을 보았다면 그 개척자들은 자신들의 후손이 옛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는 데 슬픔을 느꼈을 것이 틀림없다. 인간이 정착한 후 4000년 가까이 성계에는 수많은 광기와 반목이 벌어졌다. 작게는 행성 내부에서, 그게는 행성 간에, 작고 큰 전쟁의 숫자만 그 짧은 시기 동안 천여 회에 이른다.

왼손의 숭배자는 639페이지의 SF 소설이다. 3개의 장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SF에 웬만한 애정이 없어서는 시작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다행히 나는 SF를 즐기는 편이라 부담을 지우고 시작했지만 역시나 만만치는 않았다.

1장 초반에 등장하는 연수라는 인물을 여자로 인식하고 잘못 시작한 탓에, 다시 앞으로 가서 읽고서야 스토리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 뒤로도 생소한 이야기와 세계 속에서 나는 인물구도를 파악해가는 것마저 험난하지만 그 또한 소설을 읽는 재미라 초반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의지를 쓰는 편이다. 읽어 가다보면 한글을 깨치듯 기어이 알게 될 일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언급되는 <멋진 신세계>라는 단어가 그냥 있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장에서 등장하는 총통이라는 단어 역시 반갑다고 해야하나!

<멋진 신세계>는 책도, 언어도 지워버리고 옛것을 수선하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인간의 모든 관습을 지워버린채 등급을 나누어 인공 출생되는 완벽한 신세계에서 소마라는 것으로 인간의 본질을 지배하는 미래가 소름끼치게 충격적이었던 소설이었다.

1932년에 출시된 최초의 SF 소설로 알려진 <멋진신세계>의 내용들이 잠시 떠올랐다. 내용과 달리 개인적으로 그 여운을 이 소설에서 이어가 본다.

우선 책의 첫 페이지의 내용이 열어주는 생각의 고리가 너무 좋았다.


우리의 후손들은, 자신들에게는 아주 뻔한 것들조차 우리가 모르고 있었음을 의아해 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발견이 미래에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며, 그 과정에서 결국 우리에 대한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말것이다.

세네카 -자연학의 문제

기술이 빨리 성장하는 만큼 버려지거나, 잃거나, 기억에서 지워지는 많은 것들이 있음을 상기시겨 보게 되는 시작이었다. 때로는 권력의 다툼으로 의도적으로 왜곡되어져 가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게 되는 이 소설을 잘 보여준다.

1장 성운이여 내 목소리를 들어라

저자는 상대적으로 소수자인 우리가 우주로 나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를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땅의 크기에 상관없이 지정학적인 조건에 상관없이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해보지만, 우주에서도 역사는 반복될 여지가 크다고 보았다.

작가는 어느 날 문득 상상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미래의 슈퍼지구에 지구인들의 후손이 새로운 세계를 이루어 살고 있고 그들은 한국인의 후손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위협하는 일들이 발생한다면? 그러한 세계는 어떠한 과제들을 안고 있을 것인가?’ 거기서부터 출발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인류의 역사와 본성에 대한 생각, 새로운 세상과 우주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기에 이르렀다.

과거를 지운듯이 살지만, 미래인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과 전쟁의 역사를 다시 복기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다투는 투쟁에서 배신,폭력, 사랑,정의에 대한 갈구가 인간의 본질이고 우주가 만들어진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디스토피아 SF가 하드보일드 세계관과 닿아 있다고 한다.


p407 왼손의 숭배자의 뜻

책 제목 왼손의 숭배자의 뜻

p407

우리 종족을 만든 문명의 어머니는 오른손이었소. 생명과 창조의 에너지를 알려주고,자연에 순응해서 순환하는 우주의 질서를 알려주었지. 그러나프로디토르는 우주의 파멸적인 면모와 타락에서 자신의 힘을찾아내었소, 타인의 생명력을 빼앗아 에너지로 만들고 그것으로 자신의 수명을 늘리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오. 그는 우주의 오른손이 아니라 그 뒷면, '왼손의 힘에 심취해버린 거요."빅토라누스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그리고 그 자를 따르는 무리들은 바로 그 힘을 숭배하지. 그들이 우리 정부를 장악하고 인간들의 생명을 앗아올 것을 명령을 내렸던 거요. 우리는 프로파누스와 천여 년 전부터 싸워왔소.”

조슈아는 지금 이 얘기들을 어디서부터 이해하고 감당해야할 지 감도 오지 않았다.

빅토라누스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우주의 어두운 면에 빠진 자들, 우리는 그런 자들을 더 이상 유디안으로 보지 않소. 그들은 짐승이오. 파괴자일 뿐이지..문명의 어머니의 가르침을 어긴 자들, 우리는 그들을 그들이 숭배하는 이 심볼에서 착안해 이렇게 부르고 있소."

위 왼손을 뒤집어 손등을 보여주었다.

SF 영화 감독들은 SF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에 매력적인 장르라고 말한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고,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래를 자꾸만 들여다보려고 하는 근원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본성이 SF의 창작과 감상에도 관여가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기사를 보았다.

SF소설 역시 그런 기대감으로 보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들이 어떻게 구현되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짐작하고 싶어하는 나의 호기심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SF소설 중에 스페이스 장르는 휴머노이드 이야기보다 더 멀어보이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 이야기속에 휴머니즘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을 때 나는 더욱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래비티의 SF 소설을 이어 읽는 행운이 좋다.



자신들의 뿌리를 지구와 원인류에게서 찾는 이들, 고향에서 머나먼 이주 성계의 모든 것이 잘못돼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데지레 성계의 인류들 중 자신들의 원 뿌리를 잊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이들을 언제부턴가 뿌리복고파라 불렀다.
성계에 인류가 정착한 지 수백년이 흐르고 이민자들이 아닌, 그들의 자손 세대들이 태어나면서 성계의 인류들은 어느덧 선조들이 떠나온 고향에 대해서는 지식과 멀티미디어 자료로 기록된 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뿌리복고파는 리더이자 창시자인 ‘현인‘ 칼 료마가 주장하는 바 그대로 자신들이 태어난 멋진 신세계‘를 부정하고 기억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리운, 모든 인류의 고향이자 어머니인 지구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연합은 이들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불온세력으로 단정짓고 대대적으로 단속하지 않았지만, 복고파는 연합 주민들의 단합에 잠재적인 위협이자 분리주의자들이었다.
- P27

지구인들은 부모의 성씨를 이어받아, 대부분의 문화권이 다 그랬어. 그러나 여기는 그렇지 않지 않니? 컴퓨터가 아이의 성씨를 무작위로 부여하니까. 누가 누구 자식인지 이름만으로는알 수 없게 됐지. 그건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야. 개성을 없애버리고 역사를 단절하는 행위지. 1차 이름 전쟁은… 그렇게 타인을 인정하지 않은 독선적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벌인 전쟁인 거지."칼 료마는 어쩌면 3차 이름 전쟁을 촉발할지도 모르는 자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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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숭배자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8
민혜성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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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숭배자는 639페이지의 SF 소설이다. 3개의 장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SF에 웬만한 애정이 없어서는 시작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다행히 나는 SF를 즐기는 편이라 부담을 지우고 시작했지만 역시나 만만치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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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시나리오 - 계획이 있는 돈은 흔들리지 않는다
김종봉.제갈현열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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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처음 시작해보려 하는 사람들이 주식용어나 차트 보는법 등 기술적인 얘기나 경험담이 가득한 책을 찾는 것보다 가장 먼저 접했으면 하는 책이다. 나역시 주식을 하고 있지만 책을 보고나니 더욱 조심스럽고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몰라서도 어렵지만 아는만큼 더 헷갈리고 모르겠는 것이 이 주식인 것 같다.

왜냐하면 모두의 답은 각자에게 달려있기 때문인데, 아무리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주식을 대해도 매번 달라지는 시장과 내 자금의 유동성에 늘 영향을 받아서 기준을 변경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 마련이고, 늘 매도타임도 매수타임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에서 남들따라 혹시나 하고 따라가다가 멘붕을 경험하는 것이 경험이 부족한 개미들의 모습이자 내 모습이다.

많은 경험을 누적해가며 나만의 데이터를 구해낸 저자에게서 가장 중요한 큰 틀을 제시 받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정보인 코스피 지수를 가지고 위기에 대응하는 점은 인상 깊었지만, 이것은 아주 장기적인 안목과 당장 수익을 내고 싶은 욕망을 누르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보통의 시간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었다. 이렇게 멀고 험한 길인데, 시장의 흐름이 좋고, 운이 좋아서 맞이한 몇 번의 수익화가 나자신이 이제 고수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식을 시작하기전에 이 책을 먼저 보았더라면 흔하게 우리가 저지르는 대부분의 실수는 피해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짧게나마 주식을 경험하며 예기치 않은 큰 수익도 챙겨보았고, 잃어도 보았던 그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서 이 책이 더 잘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주식의 주자도 모른다거나, 주식으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해도, 잃지 않아야할 초심이 무엇인지 상기시켜 줄 이 책 <돈의 시나리오>로 다시금 자신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기를 바래본다.

앞서 읽었던 <돈의 기회>라는 책으로는 흔히 위기라고 말했던 굵직한 일들의 원인과 영향을 봐둔 터라 다음 책인 <돈의 시나리오>가 나의 포트폴리오와 돈 시나리오를 구상하게 하는 시작이 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 책의 명확한 답은 "위기와 기회를 구분할 줄 아는 용기를 포함한 눈은, 경험으로 축적된 자신만의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에 있다는 것이다."

자타공인 확실한 전문가가 이 종목이 분명 머지않아 상한가를 간다고 말해주어도 그종목을 실제로 사는 사람은 3%에 불과하다.

이것은 용기와 두려움의 본성에 관한 문제이다.

나 자신의 선택에 믿음이 있으려면 다양한 공부를 통한 확실한 믿음이 있는 시나리오를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을 미리 정하고 시작하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결국 돈을 버는 사람들은

모두 욕망을 갖고 사려고 할 때,

팔수 있는 미덕이 있는 사람

모두 팔려고 할 때, 살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욕망과 두려움은

인간의 본성인데

이 본능을 거스를 수 있는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전체 인구의 3퍼센트 밖에 없다.


진짜 아찔한 말이다. 그 3퍼센트에 해당하는 용기가 없을 뿐더러, 나는 두려움을 더욱 크게 느끼는 편이고, 욕망 또한 크다는 것을 그동안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더욱 어려운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영원히 풀지 못할것만 같은 숙제!

더 알아가야 할 산 너머 산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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