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헤이의 365일 긍정 확언 일력
루이스 L. 헤이 지음 / 센시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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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형의 일력이라는 것과, 날짜와 상관 없이도 월별 주제에 따라 긍정, 위로, 격려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글과 그림까지 다 좋지만 5월의 위로와 6월 행복한 하루를 부르는 긍정의 말이 저는 특별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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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입니다
원장경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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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과 각 장의 도입부는 익숙하게 만날 수 있고 나를 닮아있는 보통 사람을 말하고 있는데 이 도입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장

나는 가장이다. 한 가장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한 회사의 직원이고, 한 나라의 국민이자, 한 노부부의 유일한 자식이며, 두 아이의 유일한 아빠이다.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이다. 가족들 먹여 살린다고 발버둥 치는, 그런 뻔한 가장이다.

Page 9

회사는 가장을 좋아했다. 월급이 필요한 사람이고, 더 부려 먹어도 되니까. 내 값싼 비굴함은 상습적 야근만큼이나 당연했다. 연봉 계약서는 21세기 노비 문서였다.

page 33

난 아파서도, 앓아누워서도 안 되는 사람이다. 회사 다녀야 하고 월급 받아야 한다.

예기치 못한 차 사고를 당했고 분명 죽은 것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살아 있다. 동시에 어떤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으로 감염자들도 생겼다. 피부색이 변하고 힘이 비정상적으로 세져서 극도로 위험하고 이성을 잃은 채 사람을 공격하고 깨물어 전염시킨다. 이상한 건 '나'도 그들과 외형적으로 마찬가지지만 '나'는 분명 그들과 다르다.

'나'는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의지대로 행동한다. 그렇게 나는 내가 괴물과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며 '인간'이고자 사투를 벌인다.

나는... 이 좀비들과 달리 인간입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인간입니다.

그러면서 독자도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나는 이 괴물과 다른 진짜 인간이 맞는가?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하고 묻게 된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알 수 없이 주고받았다.

내가 '살아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물음이 내면에 일었다. 오늘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돌아와 비굴한 나를 마주하고 있다면 강하게 공감하게 될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이 소설을 통해 마주하면 좋겠다.

이 소설은 좀비 같은 괴물이 나온다는 이유로 SF 호러소설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가족을 그린 생활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눈뜨면 또 똑같은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해를 구하며 아무리 말을 던져도 내 안에서만 울릴 뿐 내 말을 들어주거나, 알아듣거나 이해하는 이가 없다는 것은 주인공이 마주한 감염자들과 같다. 회사 상사가 아니라면 인간 취급도 하지 않을 오이사에게 쥐 죽은 듯 복종해야 하는 '나'는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갑지 않은 동료라서 은근히 따돌림받았다.

주변에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죽고 싶어질까? 내일도 지옥 같던 오늘과 같다면 죽고 싶을까? 먹고살기 위해 본능만을 채우고 산다면 죽은 것처럼 느껴질까?

그런 마음을 대변하기 위한 소설이라면 더욱 눈여겨보고 싶다.



소설이기에 모든 스토리를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조금만 더 얘기하자면 화자인 나에겐 어쩔 수 없는 두 개의 선택지만이 있어 보인다. 인간성을 누르고 동물적인 본능을 강하게 만들어서 어쨌거나 살아남거나, 아니면 인간성을 키워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고 내 목숨을 거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 둘 다 쉽지 않다. 우리의 인간생활은 그 사이 어느 지점을 개척해 내는 것이지 않을까?

이 소설을 읽으며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생각난다. 또 영화 <나는 살아있다>가 생각난다.

영화가 떠오르는 걸 보면 영상 시나리오 작가라는 이력이 보이는 것도 같다




오디션 프로를 볼 때 노래를 잘하는 건 알겠는데 매력이 부족해. 조금 더, 조금만 더 하고 뭔가가 나오기를 기대하게 될 때가 있는데 조금 아쉽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이번 소설 [나는 인간입니다]가 그랬다. 조금 아쉽다. 주인공의 독백이 차지하는 자리가 커서 주변 인물 캐릭터를 만나가는 재미가 조금 빠져있지 않았나~ 그래서 풍성하게 마무리 짓지는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애정 어린 아쉬움이 든다. 시나리오는 좋은데 살짝 디테일한 연출이 아쉽다.





그래비티 북스의 SF 시리즈를 이어가보려 나름 애쓰고 있다. SF 장르소설을 만나다 보면 인간이 비틀어 놓은 이 세상이 더 잘 보이곤 한다. 인간성을 잃은 지금의 오류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 미래가 되어도 오류로 남는 것 같다. 인류가 존재하고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인간성을 지키고자 애쓰기 때문인듯하다.

그래서 묻게 된다. 인간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의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어느새 읽어보지 못한 그래비티의 소설들이 꽤 된다. SF 소설의 알려준 그래비티 북스 애정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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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입니다
원장경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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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을 누르고 동물적인 본능을 강하게 만들어서 어쨌거나 살아남거나, 아니면 인간성을 키워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려고 내 목숨을 거는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 둘 다 쉽지 않다. 우리의 인간 생활은 그 사이 어느 지점을 개척해 내는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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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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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전쟁사와 지중해 문학속에 등장하는 과부가 가진 의미를 찾아보고서 다시 읽는 조르바는 자연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보석같은 문장이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조르바가 바라보는 빛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 영역인지 놀랍습니다. 혼자읽기에서 독서모임으로 다시 만나고 있는데 점점더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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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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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친코>의 유명한 첫 소절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한나가 프랑스 시인 르네 샤르의 말을

인용한 것을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의 유산은 우리에게 유서 없이 남겨졌다"

이게 무슨 뜻일지 '한나 아렌트의 평전'으로

조금이나마 이해했다. 이 책을 강조하고 싶어서 긴 서술을 피하고 짧게 간추리기를 선택해본다.


한나 아렌트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겪어보지 못한 20세기의 고뇌가 무엇인지

보게 된다. 혼자 있기를 즐기던 어린시절부터

그녀의 독립성과 남다름의 기저에는

특이한 것을 향한 질은 열정이 깔려 있다.

겉보기에는 당연하고 평범한 것에서도

그녀는 곧잘 특이점을 발견해 낸다.

타고난 호기심과 이해 욕구가 있었다.

실존주의 철학의 두 거장

하이데거야스퍼스를 모두 사사했던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

아모르 문디 (세계사랑)를 말하다

20세기의 사회적ㆍ정치적 상황은

그녀의 삶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히틀러의 독재

전체주의

유대인 대학살

여성의 참정권 운동

사회주의 운동

독일의 무너진 경제


제1차 세계대전 후 엄청난 외국자본을 빚진 독일은 상환능력이 없는 상태로 화폐를 마구 찍어냈고 결국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며 마르크화는 폭락하고 실업이 증가하며 민주주의가 뿌리채 흔들린다. 시민들의 삶의 피폐함은 상상 이상일 것이 분명했다. 선거에서 나치당은 압도적인 정치승리를 이끌며 히틀러의 독재는 시작된다. 1929~ 1933 끔찍하게 변해가는 독일 정치 상황을 지켜보며 한나는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한나의 사유개념

한나는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사유해가며, 여러 스승과 전통 독일철학에 힘입어 박사논문 <사랑 개념과 서마우구스티스>를 발표하며 독자적인 사상가로 거듭난다.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건 살아있는 경험 세상임을

실존주의 철학으로 일찍 깨닫고

세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모르 문디,

인간은 세계를 사랑함으로써 이 세계에

자신의 안식처를 마련하고 세계에 오롯이 기대어 내 안에서 선과 악을 발견한다.

그제야 세계와 인간은 세속적으로 변해간다.

사유는 내게로 오고,

나는 더이섬 사유가 낯설지 않다.

나는 자라서 사유의 집이 된다.

마치 밭갈이를 마친 들판처럼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의 저서

<전체주의의 기원>,<인간의 조건>,<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거와 미래 사이>

<정신의 삶> 등이 있다.

이것 저것 찾아보고 펼치느라

정말 틈틈히 바빴고 그래서 신났던

이 책을 나는 곧잘 좋은 책이라고 느낀다.

한나 아렌트를 처음 접했기에

다른 평전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모르지만,

읽는데 막힘없이 쏙쏙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책의 기획의도 역시

번역자도 힘들어 하는 한나 아렌트를

독자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저도 처음엔 한나 아렌트가 어려웠습니다-





이번 책 한나 아렌트 평전은

책을 읽어 가는데로 '연결성'을 조금이나마

표시해두는 나의 메모이자 책 지도가

세 페이지나 늘어나게 하고

시대 배경을 이해하게 만든책이라서

매우 좋은 책이었고, 좋은 독서 경험이었다.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 아이히만>이

자동으로 떠오르지만 빙산의 일각인 것 같다.

예루살렘 아이히만을 읽으려고 여러번

시도 했지만, 누구에게도 초점을 두지 못하고

책을 덮었었다.

이제 읽을만 하겠다.

읽을 수 있겠다.



사회주의 운동과 히틀러의 나치즘의 면모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고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사실은 모른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이 끌어온 수많은 철학가, 사상가와

문학의 대표 이름들까지 함께 만나며

풍성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은

한나 아렌트의 말은 바로 이것이다.

시작은 하나의 역사가 되기 전까지는

인간이 지닌 최고의 능력이다.

위험한 상황속에서도 끝까지 움켜쥐고 함께 옮겨다신 글뭉치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소중함을 느꼈다랄까?

그런 현장의 글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눈을 감고 왜곡된 글을 통해서만

세상을 이해했을 것 같다.

많은 사상가들이 벽에 부딪히고 피흘리면서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바로, 인간이 사랑이라는

이타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함이 아닐까?

함께 읽어서 좋앟던 책들

<조지오웰>,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같은 격동의 시대를 겪어내는 인간의 고뇌





조지오웰의 단편들을 함께 다시 읽고 싶었다.

서로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지만

같은 얘길 하고 있었고,

또 하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명대사가

완전히 다시 들린다.

<예루살렘의 아히히만>과도

너무나 잘 들어맞아서

남겨보자면 이렇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순진한 신뢰는 죄입니까?

<인간 실격> 중에서

나의 불행은 거부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인간 실격> 중에서

나에게 꼭 필요했던 20세기 안내서

조지오웰의 글은 한나 아렌트를 이해하게 했고,

한나 아렌트는 조지오웰을 이해하게 도와주었다.




한나 아렌트 평전을 읽지 못했더라면?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그간의 독서들의 접점이 굉장히 많은 책이라서

책지도의 센터가 되어버렸다.

전체주의 속에 잔인해져 가는 독일의 모습

유대인 여성으로서의 삶

난민으로서의 삶

정치사상가로서의 삶

실존주의 철학으로 학문의 소양을 키우던

한나 아렌트가 행동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 지금 모두에게 필요해보인다.

학문을 위해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나가기 위해 철학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인간의 잔인한 전쟁과 난민문제를

어떻게 보고 판단할 것인지 묻게 된다.

사유는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나는 사유라는 공간 안에서 내 경험과 신념

그리고 내가 안다고 믿는 것과 마주한다.

-한나 아렌트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히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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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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