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드 - 깊고 단단한 삶을 위한 방법
이솜 지음 / SISO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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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 하나도 없고, 스스로도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가득한 사람에게도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이 있을까?

"감사하면 운이 달라진다" 라며 그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노인은 정식에게 설명하지만 꿈에서 깬 정식은 다시 지독한 현실을 마주하며 모든 것을 말 그대로 꿈으로 돌리려 한다.


주인공이 스스로를 디스하는 듯한 현실직시의 모습은 정말 가렵지만 손이 닿지 않아서 방치하던 누구나의 가려움을 대신해서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이 좋았다.

이 책은, 멋지고 잘나고 훌륭한 춤사위는 분명 아니지만 뭔지 알것만 같은 메세지를 가득 담은 서툰 몸짓이 가슴을 치며 두근거리게 하는 날것처럼 좋다.

나보다 잘난 구석이 하나 없는 사람으로 시작한 성장기, 그래서인지 더 설득력 있었고, 오히려 현실성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자신을 하얀 백지로 만들며 다시 그리고, 쓰고, 채울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을 설명하자면 소설형 자기계발서라는 말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의 소설을 읽고 있지만, 강요 없이 설득 되고 있다. 더욱이 저자의 문체에 푹 빠져들었다.

관찰력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저자가 보여주는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칠 수가 없이 좋았다.

몇 개의 문장만 가져온다 해도 쒸~~너무 좋다.

그래서 또 그런 책을 만났다. 모든 문장이 좋아서 인덱스를 붙여가다가 주저한 책, 밑줄 그을 수 없는 책. 많은 자기계발의 핵심을 현실에 녹여내고도 진한 감동을 전하는 책! (미쳤다.)


연말연시에 가장 어울리는 메세지로 가득한 재밌는 책으로 강한 움직임을 끌어낼 책인 동시에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책이라면 많이 알려져야 한다는 바램이 드는 책이다.


정식은 꿈을 꾼다. 귀신들이 가득하다. 저승 가기전 마지막 음식이라며 게걸스럽게 마구잡이로 음식을 입속에 집어넣는 사람들 틈에서 한 노인이 형식에게 일깨워주는 이야기.

멍청한 놈. 배만 채운다고

사람의 허기가 채워지더냐?

(정말 제대로 꼬집어 주는 문장이었다.

무엇이 문제라서 이렇게 허기진걸까?)

보아하니 네 놈도 숨만 붙어있지,

여기 있는 놈들과 별다를바 없겠군


나도 주인공과 함께 뭔가를 들킨 듯한 기분으로

감정을 전이시켰다.


멍청한 놈. 배만 채운다고 사람의 허기가 채워지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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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 깊고 단단한 삶을 위한 방법
이솜 지음 / SISO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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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놈. 배만 채운다고

사람의 허기가 채워지더냐?

​(정말 제대로 꼬집어 주는 문장이었다.
무엇이 문제라서 이렇게 허기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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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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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거운 마음이지만 꼭 읽어보고자 했던 책이었다. 고만고만 사는 중년 이상이 사람들이 노후 걱정을 하며 꼭 하는 말이 있다. 그리고 우리 부부도 가끔 하는 말이다.

"나이 들어서 폐지 주우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 하는 소리다.

그것도 몸이 성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골목에서 만나는 폐지노인들은 허리가 심하게 굽었고, 야위셨고, 다리도 불편해 보인다. 골목에서 마주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지만 좋은 시선보다는 회피하는 무관심이 더 크지 싶다.

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특정인을 내세우지는 않았고, 노인 경제활동 연구에 대한 데이터와 현장의 인터뷰들을 가지고 여러 인물들을 종합해 만들어진 1945년생의 한 여성 노인(75세)과 여러 노인들을 가명으로 만들어내 폐지를 줍게 되기까지의 삶은 물론 폐지를 모으는 현장과 뒷 얘기들까지 낯낯이 보여준다.


저자 소준철이 아주 가까이에서 노인들과 오래시간 마주하고 관찰하고 걱정하며 국가와 사회를 향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며 감사한 생각도 들었다. 사회문제에 있어서 논문이 아닌 이상 관심있게 다룬 책이 인터넷 서점에서 눈에 뛰인 것이 처음이지 싶었다. 편히 읽히고도 울림을 전할만한 책이라서 반갑기도 했다.

누가 이들을 걱정해야 하는 것인가?​

궁금해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이 왜 폐지수레를 두고 화장실도 갈 수 없는지, 자기 동네가 아닌 다른 동네로 가는지, 몇 키로나 더 먼 고작 십원 더 쳐주는 고물상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대체 하루 종일 얼마나 걷고 폐지를 줍는지, 밥은 제때 무엇을 어떻게 드시기나 하는지? 폐지들은 어디에 언제까지 쌓아 두는지? 도둑과 비나 눈이 왜 제일 걱정인지? 왜 사람들과 자주 부딪히며 싸우는지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딱 우리 부모님 나이의 노인들이 살아온 시대의 가난과 빈곤함이 보여서 무거운 마음이었다. 어려운 시절은 다 거쳐왔고 몸이 성하든 성치 않든, 재산이 많든 적든 자식들에게 다 내어주고 더이상 남은 것이 없는 노인들은 자립할 수 있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짐이 덜어지길 바라며 따지면 시급 300원에서 1000원이 되는 폐지수집을 나서는 것이다.

더욱이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들키지 않게 폐지를 줍거나 눈치를 보는 등 말 못할 사정들을 숨기며 일을 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고, 사회제도 안에서는 쓸모 없는 계층이 되어버린 노인들은 삶을 이어가기 위해 폐지라도 주워 고물상에 팔아서 하루 얼마라도 벌어야 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지만 버려진 노동시장에 서 계신 것이다.



박스 할머니~ 박스 할아버지~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

가난한 사람의 삶을 귀 기울여

들어본 적이 있는가?

□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아님

□ 부양해야 할 가족 있음

□ 질병 있음

□ 개인연금 없음

□ 소유 주택 없음

□ 전문기술 없음

□ 부양의무자는 있으나 부양 능력 없음

□... 보험 없음

□... 병원비 무서워 병원도 안감

복지제도 밖에서 가장 소외된 일을 하는 사람이 다름아닌 노인들이다. 외국의 경우 덤스터 다이빙이라고 해서 젊은 층이 쓰레기통을 뒤지며 사는 경우가 있지만 특히나 우리나라는 노인층의 일이 되었다.

아무리 오랜시간을 궂은 날씨 속에서 힘들게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취약한 생활 환경이다. 주택가엔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방치되기도 한다. 빌라 반장으로써 재활용 분류가 엉망이라 수거해가지 않는 쓰레기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며 급기야 CCTV까지 설치했지만 외부인이 밤 사이 놓고 가는 애매한 쓰레기들은 늘 도둑처럼 나타난다.

그와중에 늘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것이 있다면 박스, 소주 맥주 공병 같은 돈으로 교환가치가 있는 재활용품이다.



이것은 쓰레기라기 보다 점유를 포기한 사유재산이기도 한 것이다. 동네마다 베테랑 폐지노인분들이 계시기도 해서 산더미 같이 쌓아 올린 수레가 차로를 막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는 일은 쉽다.

재활용품을 내놓고 가져가는데 있어서 아무런 대화가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젊은 세대들은 그저 귀찮은 어떤 일을 하지 않는 것이고, 노인들에겐 마지막 생계수단인 것이다. 노인들은 더 취약해지고 건강은 나빠지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이어지는 일이다.

때론, 폐지를 치워주는 댓가로 건물청소를 해주기도 하는 노동착취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를 규제하거나 노인을 보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은 이것이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여성 노인이 거치는 가난의 경로 개인의 문제인가? 낮은 학력, 기반이 없는 결혼, IMF, 가장이 된 여성, 자녀의 대학 진학, 자녀의 결혼, 손주의 양육, 준비 없는 노후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

여행 가방 VS 폐지 수레

국민연금 가입 홍보 문구로 국민연금을 통해

노인빈곤을 방지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는 포스터지만 노인빈곤층 비하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이 더 아프게 한다.

가난은 변화 속에서의 개인의 선택의 결과이지만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던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가 왜 그녀를 구하지 않았을까?​

<가난의 문법> 가난의 원인이 개인에게만 있는 게 아리라는 얘기를 하고자 한다.

폐지마저도 주우러 다닐 수 없는 아픈 노인들이 더 많다는 사실은 현실이다.

현재 노인층의 기초 연금 액수를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증액 하기 어렵고 추가적인 생계 급여를 지급 하기 힘든 상황에서 일하는 노인을 만드는 정책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노인의 취업시장은 아주 제한적이며 공급도 많지 않다. 그래서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하는 실정이다.

우리가 생각할 것

노인을 위한 공동체는 가능한가?

노인의 정신적ㆍ육체적 건강 문제

새벽의 노인들을 위협하는 것들

그들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지역의 업사이클링과 노인의 일자리 사업


도시에서 늙는다는 것

길고양이 만큼이나 살벌하게 살고 있는 노인계층이다. 사람들은 차갑거나 무관심 하고, 때론 온정 가득한 손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면 그것은 국가와 사회의 제도로 흔들리지 않고 안전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직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가지게 하며 마무리한 책이다.

또, 작아진 가족 단위로 분리된 노인들을 (우리의 부모님을) 필요가 없어진 쓸모 없는 존재로 생각하는 일이 절대 없길~ 그런 당연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P. 28 이제 가난의 문법이 바뀌었다. 도시의 가난이란 설비도 갖춰지지 않은 누추한 거주지나 길 위에서 잠드는 비루한 외양의 사람들로만 비추어지지 않는다. 어느 날 강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작은 골목을 지나는데, 1km가 채 안 되는 거리에서 모두 다른 편인, 재활용품 줍는 노인 무리를 보았다. 물론 그들이 함께 다니는 건 아니었다. 그들은 경쟁 중이었고 갈림길에 다다르자 뿔뿔이 흩어졌다. 그때엔 몰랐지만, 고물은 먼저 발견한 사람의 차지가 되니까 남의 뒤를 따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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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연습
수잔 최 지음, 공경희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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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있어서 아주 궁금했던 책이다. 내게 시간이 더 느긋했더라면 좋았을 걸~ 나는 아직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한채로 1독에 대한 리뷰를 쓰고 있다는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솔직히는 어려웠고, 뭔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은 알지만 등장하는 이름부터 남녀 구분이 되지 않아 어려웠던 나는 뫼비우스 띠같은 이 소설을 계속 헤메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흥미로웠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른 문화 배경 차이를 느끼며 헤매는 만큼 이 소설을 제대로 알고 싶은 욕구가 컸고 서두르지 않고 다시 읽기라는 숙제를 남겼다.

정독으로 내가 스스로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좋으련만 나는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미문학들을 베이스로 하는 문학적 사유들도 너무나 부러웠던 것 같다. 뭐든 쉽게 캐치하진 못하지만 의아하고 이해되지 않았던 소설속 상황들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아주 조금씩 알아챌 때 희열을 느끼고 더 알아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책은 청소년기의 성경험을 얘기한다.​

청소년기에 첫 성경험이 있다면 과연 이성적이고 아름답고 원칙적일 수 있을까?​

나의 첫 성경험은 어떻게 이루어졌고, 이후에 내게 영향을 미쳤는지 아주 속시원히 들여다 본것 같다. 그것에는 끌림 말고는 이유가 없었다. 돌아보았을 때 사랑이라 하기엔 작은 불씨에 지나지 않았고, 강압이 아니라기엔 자발적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동의와 강압간의 복작함, 은혜와 두려움, 버려지지 않으려고 선택한 손대지 않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이 소설은 성적 합의에 대해서 고찰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마돈나의 노래 <라이크어 버진>이 전해주는 여성들의 첫 성경험에 대한 고찰이 대중음악으로 성장한 이야기가 함께 떠올랐다. 다시 첫 경험의 날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달라질까?를 떠올린다.

미국의 청소년들의 성경험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우리의 성에 대한 정서와의 벽이 느껴지면서도 또 다르지 않음이 느껴졌다.

그래도 아직 나는 어렵다.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 아리송하게 덮었고 시간이 많이 지나 다시 읽었을 때 전기가 찌릿하게 느켜졌던 느낌과 비슷할 것 같다.

더욱이 지금까지 읽어본 책 중에서 가장 독특한 책의 구성이 아닌가 한다. 소설의 이런 목차는 아마 처음 보지 싶다.

목차

신뢰 연습 ... 5

신뢰 연습 ... 227

신뢰 연습 ... 393

내 머리로는 깔끔한 정리가 어려워 책을 옮긴이의 도움을 받았다.

<신뢰 연습>은1980년대 미국 남부 도시에 있는 공연예술 특목고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뮤지컬이나 연극을 꿈꾸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브로드웨이 출신인 교사 킹슬리의 지도를 받는다. 신뢰 연습은 주로 집단 심리치료에서 구성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서로 신뢰 하게 만드는 훌련 방식이다.

실내 연습 시간을 통해 세라와 데이비드는 좋아하는 사이가 되고 두 사람의 첫 관계를 비롯해 주변 친구들이 현실과 관계에서 충격과 상처를 받으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P.34

데이비드에게 사랑은 선언을 의미했다. 그게 핵심이 아닐까? 세라에게 사랑은 둘만의 비밀을 의미했다. 그게 핵심이 아닐까? 세라는 수업 내내 데이비드의 시선을 느꼈고, 미동도 하지 않고, 마음으로만 시선을 거기 붙들어 뒀다.

데이비드는 인정과 사이를 드러냄을 사랑이라 믿었고 세라는 둘만의 비밀이 사랑이라 믿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알지만

아는 게 너무 없기도 하다

서로의 몸은 알지만 서로의 마음과 배경들은

정작 아무것도 모른다

세라와 데이비드는 사랑한다고 믿지만 감정 표현이 미숙해서 서로 어긋나고 세라는 영국 예술 고등학교 방문 팀으로 온 24살 배우 지망생과 다시 성적 관계를 맺는다.

소설 속엔 사춘기 청소년들의 일탈에 가까운 무모한 경험 그대로를 보살피기보다는 이용하는 어른들의 무책임함도 있는데 거기서 생긴 감정과 관계의 균열은 어른이 된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물들의 서로 다른 관점을 탐구하며 우리가 자아에 관한 신화를 창작해내고 거짓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는 피해를 보여준다.

그 이야기가 두번째와 세번째 실내 연습에서 펼쳐진다.

이 책을 평가한 글에서 이런 글을 봤다.

이 책은 고전이 될 것이다.

극찬 중에 극찬이다

당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우리의 기억은 사뭇 다르다. 같은 일을 두고 한쪽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만큼 다르다.

합의에 관한 협상과 누구를 믿어야 할지에 대한 선택, 우리가 성인이 되어가며 섹스와 권력의 신비한 구조를 항해하면서 상실하고 얻으며, 절대 회복하지 못하는 것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소설로 만나게 된다.

P.66

“너 같은 젊은 친구들은 우리 같은 어른들보다 고통을 강렬하게 경험해. 감정의 고통을 말하는 거야. (…) 네 감수성은 부모나 교사들보다 우월해. 그래서 인생의 이 시기가…… 열다섯 살, 열여섯 살, 열일곱 살이 그리도 힘들지만 중요하지. (…) 이 극대화된 감정적 고통은 선물이야. 고달픈 선물.”

P.274~275

“우린 어렸어.”

캐런은 조심스레 대할 대상이 데이비드인 양 조심스레 대꾸했다. 대화로 상처받을 사람은 그가 아닌데도. 하지만 그녀가 조심했는데도 데이비드는 발끈했다. 그가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리고는 쏘아붙였다.

“우린 절대 어리지 않았어.”

인생이 언제 누구와 재회시킬지,

둘이 옛일을 얼마나 비슷하게

기억할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뭘 바랬는지 모르겠어요.

뭘 바랐는지 말한 건지 알지만, 내가 진심이었을까? 그게 이루어질까봐 겁났어요. 그러다 거기 갔고 가망이 없는 걸 알았죠. 그래서 내가 정말 그걸 바랐는지 의아했어요. 내가 실제로 바라기나 하고 실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하고요..."

한국계 최초 전미도서상 수상​

<뉴욕타임즈>,<워싱턴포스트> 등 수많은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책, 오바마 전대통령 추천 책등 책등 이미 화려한 수식어를 가졌다.




"내가 뭘 바랬는지 모르겠어요.

뭘 바랐는지 말한 건지 알지만, 내가 진심이었을까? 그게 이루어질까봐 겁났어요. 그러다 거기 갔고 가망이 없는 걸 알았죠. 그래서 내가 정말 그걸 바랐는지 의아했어요. 내가 실제로 바라기나 하고 실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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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문장
장훈 지음 / 젤리판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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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이라 하지 않는가.

역사는 적는 자.

즉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

내게 글쓰기 관련 책은 늘 두 개로 분류된다.

<좋은데~ 나는 못하겠다~>로 결론 내 주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잘 읽다보니 < 나도 써두고 싶고 잊고 싶지 않은 것이 있지 ~>하며 당장 펜을 들어 뭐라도 적어볼 수 있게 해주는 두가지 책으로 경험했다. 오늘 이 책은 후자이다. 거기에 스토리텔링의 힘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온기도 느끼게 되니 아~ 좋다.

어쩌다 공무원이 되었으나 늘공무원이 된 저자의 대통령 연설 비서관 직무에 관련한 이야기들에 푹 빠져들었다. 그것에 관한 책이 또 있는 것을 보았고 함께 읽으면 더 좋을것 같았다.

새해에 더 많이 쓰기로 결심한 상태다.​

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구체적인 글쓰기에 관한 뻔한 공식을 얘기하는 책은 아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글쓰기에 관한 얘기를 하느냐? 바로 삶 전체인듯 하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다. 짧은 글 꼭지들이지만 한 곡의 노래 뒤의 여운처럼 남는 글이다.

한 번 읽고 두 번 읽으며 나도 써보게 하는 글쓰기 책이라면 꼭 추천해야할 것 같다.

사람의 몸의 70퍼센트 이상이 수분이듯,

삶의 70퍼센트 이상은 감정인 듯싶다.

글을 쓰며 문학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충실히 살고, 남겨보며 소통하고 싶은 마음으로 써가는 일기마저도 어떤 방향을 가지면 좋을지 많은 가르침도 주지만 힘이 된다. 감정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싸보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관찰하게 되고 성찰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말과 글은 선택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혹은 지면 안에

내가 하고 싶고, 꼭 전달하고 싶은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러니 후회라는 기회비용은 늘 발생한다.

그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곧 생각의 시간이고, 글쓰기 연습이다.

p89

쓰기 시작하면 생각이 따라온다. 정말 두세줄만 쓰기 시작하면 그렇다. 솔직할수록 더 잘 써지는 것이 글인 것 같다. 그런데 읽고 쓰기에 비해 좀처럼 말주변이 늘지 않는 나를 보면 말할 기회나 연습시간이 참 없었구나 싶다. 누군가 앞에 나서서 만하려면 어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뛰고, 호흡이 빨라져서 더 꼬이는 어눌한 발음과 음성의 높낮이 구별없는 원톤이 나를 더 말이 없게 하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말하기를 위한 연설문이 새로이 보이게 된 배경이 그렇다. 나도 말을 잘하고 싶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정리된 생각을 잘 전하고 싶다~하는 마음이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은 온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 간결하고도 힘이 느껴져야한다.

저자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한 일을 하지만 글쓰기에 관한한 노대통령의 가르침을 받기도 한 일화들이 뭉클뭉클하다.

​내 글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 그림이 되고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을 표현해내는 유일한 재주가 글 쓰는 일 뿐이기에 글로 그림을 그리고, 글로 연주를 하게 된다.

말보다 글이 착하고 글쓰기를

삶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단상들

보기 좋은 글, 듣기 좋은 글만 쓰면 좋겠지만

때론 남의 맘을 아프게 하는 글도 쓰게 된다.

말빚 못지않게 글빚도 업보라는데, 시나브로 큰 업보를 지고 살고 있다.

그래도 글이 말보다는 착하다.

한 번 더 생각하는 순화의 시간을 거쳐서가 아닐까?

p90

정치계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아이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울만큼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말들을 기가 막히게 연구한다 싶었다. 글이 말보다 작하다는 말이 뭔지 알것 같은 마음 많이들 느끼실테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두고 두고 유명한 것은 그 말들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말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일 일기를 쓰는 사람이나 정해진 시간에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머지않아 좋은 글을 쓸 것이다.​

아니, 벌써 좋은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근육을 만들려면 먹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하듯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 독서의 양이 글을 풍성하게 하고,

독서의 질이 글을 깊이 있게 한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좋은 콘텐츠나 대화와 토론도 글 근육을 키워 주는 좋은 영양소다.

결국 어떤 근육이든 시간과 노력이 중요하다.

p94

매일 글을 쓰는 일이 좋지만, 직업이 된다면 쓰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에 막혀서, 가다 서다를 많이 반복했던 것 같다. 물론 내 직업과 상관없이 글을 쓰고 있지만 누군가 읽고 있다는 생각이 부담이 된 때가 있었다.

솔직할 수 없었고, 숨기거나 과장해야했던 시기를 지나고 나니 저절로 써지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기억이 존재다' 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기록은 곧 존재의 증거이다.​

존재의 이어짐이 역사라고 한다면,

역사는 기록 속에 존재할 것이다.

적자생존이라 하지 않는가.

역사는 적는 자.

즉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

p86



적자생존이라 하지 않는가.

역사는 적는 자.

즉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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