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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혁신 - 혁신을 원한다면 반역자가 되라
이주희 지음 / EBS BOOKS / 2023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804/pimg_7752852943964895.jpg)
혁신을 위한다면 반역자가 되라.
EBS 다큐 프라임 역사 분야
스테디셀러 강자의 조건 저자 이주희
이 책이 평소에 잘 읽지 않았던 전쟁사를 다루고 있어서 처음엔 어색했는데 읽다 보니 이것은 창조적 파괴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혁신이라고 하면 엄청난 기술의 발명 같은 것만 생각했는데 기존의 질서와 규칙에 맞서는 사고의 전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연한 계기로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전쟁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조금씩 관심을 가지던 역사 분야 이긴 하지만 방대한 역사라는 부담이 있었는데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만나니까 술술 읽히는 면이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네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혁신과 권력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화학 혁명의 역사를 다룹니다. 전쟁터에서 찾은 삶의 승패를 가르는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 무기가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꾸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맘루크는 왜 화약 무기라는 혁신을 거부하고 오스만은 혁신을 받아들였는가?
결국 화학 무기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문제에서 맘루크들은 화약 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기병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일이었지만 예니체리들에겐 정체성을 포기하기는커녕 더 성능 좋은 무기를 받아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p 148
아무리 의지나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실현할 만한 물질적 혹은 제도적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아이디어는 무용지물이다.
p 92
15세기, 아시아의 우위는 너무나 분명했다. 구태여 통계를 들이밀지 않아도 동아시아와 유럽의 도시들은 '부'와 '삶의 질'의 차이가 극명했다. 오늘날 뉴욕이나 파리 같은 선진국의 도시를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그 풍요를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우위는 불과 200~300년 사이에 뒤바뀌기 시작했다. 열세에 놓여 있던 유럽은 지속적인 혁신, 특히 화약 혁명이라는 군사 혁신을 통해 세계사를 주도하기 시작했지만, 동아시아는 경쟁력을 잃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도대체 그 200~30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훗날 우리가 서세동점이라고 표현하게 된 이른바 '바스쿠 다 가마'의 시대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것이 이번 장에서 우리가 좋아가야 할 질문이다. 정확히는 이 질문의 절반을 좇아갈 것이다.
“왜 세상의 다른 곳들과 달리 유럽에서는 화약 혁명이 가능했는가?"
혁신과 권력의 문제에 주목하겠다는 이 책의 문제의식에 따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
“유럽의 권력자들은 왜 다른 지역의 권력자들과 달리 화약 혁명을 받아들였는가?"
그리고 쌍을 이루는 또 다른 질문 “동아시아에서는 왜 화약 혁명이 정체되었는가?" 혹은 "동양의 권력자들은 왜 화약 혁명을 지속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화약 무기의 힘을 일찍 깨닫고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훈련을 꾸준히 해나간 나라가 기존의 강국을 이기는 여러 전쟁 사례와 전술상의 사고 전환을 보며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지도자의 중요성도 보게 됩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에 이순신이라는 분이 계셨기에 오늘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류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는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파괴자들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나라들은 경제적 강국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데요. 오늘날 반도체 주도국이 된 우리나라도 그 시작은 바위에 계란 치기 같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도국이 되었다고 해서 방심할 수도 없습니다. 반도체 전쟁, AI 전쟁, 배터리 전쟁, 드론 전쟁, 유전공학 전쟁 등 끝없는 경쟁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멈추는 것은 후퇴를 의미한다.
앞서고 싶다면 철저하게 혁신 하라.
모든 새로운 기술은
불완전한 형태로 등장하기에
기득권을 지치려는 세력의
잘못된 판단을 일으키곤 한다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군사적 기술적으로 아시아가 유럽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은 이 일을 계기로 대항해에 나서게 되고 궁극적으로 아시아보다 우월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승자가 패배가 되고 패자가 승자가 됩니다.
'진정한 혁신'은 항상 기득권을 공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권력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혁신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혁신'이 본질적으로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행위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일종의 '반역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천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용감한 전사는 되어야 합니다. 낡은 방식의 성공에 집착하는 기득권 자들에게 혁신은 아예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상상조차 불가능하게 때문입니다.
혁신을 원한다면 반역자가 되라.
과거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라.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져라.
기존 세력에 대한 충성심 대신 용기를 품어라.
혁신이라고 부르는 일들에는 늘 창조적 파괴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혁신은 혁명이 되었습니다. 창조적 파괴에 대한 정의는 이렇습니다. (창조적 파괴자= 앙트레프래너)
혁신은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혁신은 새로운 생상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혁신은 누구도 진입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혁신은 새로운 원자재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혁신은 기존의 독점망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순간에도 기존의 생각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혁신이다. 마차가 이미 보편화된 사회에서 더 좋은 마차를 고안하는 것이 아나라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혁신인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전기차 같은 것이다.
21세기 오늘날에도 매 순간 강제 혁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무기를 들고 싸우는 전쟁도 여전히 있지만 그보다는 문화전쟁, 기술전쟁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성장만이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절실히 느껴서 알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쟁, 화폐전쟁, 기술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누가 먼저 혁신을 이루고, 받아들이고, 잘 사용하느냐의 차이로 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보는 책이 바로 이 책 <강제 혁신>이었습니다. 우리가 전쟁사를 다루는 책을 읽는 이유라면 생각의 전환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사를 비롯해서 자주 접해보지 못한 부분들은 책과 동명의 EBS 다큐 < 강제 혁신>를 함께 보며 이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구성은 다르지만 책에 삽화들을 다큐에서 만날 수 있었고 책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덕분에 혁신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게 되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전쟁의 이유는 결국 경제적 이득이지만 패전국은 막대한 충격에 휩싸일 뿐만 아니라 세계 국가가 모두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없던 힘도 내게 되고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해내기도 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21세기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주목 받는 나라가 된 한국의 역사에는 외세로부터 침략 당한 세월이 많았습니다. 그 상처를 통해 주도권을 가지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대국의 비밀 역시 통찰 해 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 경제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하는 고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느낍니다.
금융위기, 저성장, 실업 이런 불황의 늪은 어디서 시작되고 위기는 어떻게 극복되는 것일까요? 오늘을 이해하기 위해, 내일을 위해 혁신이란 무엇인지 이 책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시작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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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