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소크라테스 - 인생의 굽잇길을 넘는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임성훈 지음 / 유노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 나만의 철학 아카이브를 일주일 동안 만들어보면서 그동안의 독서가 리셋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뭘 깨달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그동안 독서 과정은 퍼즐 피스만 열심히 모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내가 가진 퍼즐 피스들을 하나씩 맞춰가면서 나의 철학도 맥락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젠 인식에 대한 갈망에서 나아가 질문하는 독서로 향하고 싶어집니다.

마흔,

탁월한 인생을 위해 행동으로 실천할 때

" 소크라테스의 이름은 마흔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카를 야스퍼스 <위대한 사상가들>

철학의 시작으로 왜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하는지 소경이 이제야 글을 깨친 심정으로 다시금 진지하게 만나보려 합니다. 그동안은 삶에 대한 베이스, 철학에 대한 나 자신의 경험의 재료가 부족해서 읽은 바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중년이 된 지금은 좀 달라졌음을 알겠습니다. 삶의 경험이 쌓은 시간. 서른 중반에 독서를 시작한 덕분에 마흔 넘어서야 나 자신에 대한 안정성, 신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덜 흔들리고 흔들리더라도 유연한 나를 이제 실천으로 이끌어줄 스승들을 다시 한 번 차례로 만날 생각에 기쁨을 느낍니다. 철학을 전공한 저자도 어느 시기에 다시 만난 소크라테스에게서 그냥 살지 말고 훌륭하게, 탁월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얻었다는 말이 저의 가슴도 열리게 만들었습니다. 남은 인생 절반은 두 번째 인생이자 첫 번째 삶이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가고 싶어집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속 소크라테스는 굳건하게 1만 년을 버티고 있는 거대한 바위 같았다. ( 저자에게 이런 은유가 생긴 것처럼 저도 이제 소크라테스를 이렇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들림이 없었다. 70살 노인은 재판장에 모인 수백 명의 군중들의 비방과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변호하면서, 그들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고 했다. 진짜 중요한 것에 대해 숙고하지 않는 무지의 대가로 아테네가 몰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흔, 각자의 아포리를 넘어서라

" 인생길 반 고비에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 있었다." -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저도 신곡의 도입부 문장때문에 소름이 끼친 적이 있었기에 저자가 신곡을 말하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겠더군요. 누군가에겐 마흔이라는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일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해 두고 싶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경제적인 문제이거나 정체성을 잃은 힘듦이라면 그 고통도 이루말할 수 없겠지요. 그래도 함께 책 읽자고 말하고 싶네요. 그것이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이니까요.

소크라테스는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에서 시작하며 가장 순수한 나로 돌아가는 시작점 같았습니다. 육체의 성장이 끝나고 하루 하루 사그라져갈 때도 우리는 다시금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는 시기를 만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삶이 시작되듯이 아주 다른 질적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유노북스의 시리즈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마흔에 만나는 니체>를 먼저 읽으셨다면 더욱 좋겠지만 철학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더라도 이번이 기회가 되실 것 같아서 <마흔에 읽는 소크라테스>많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책을 만나는 내가 살아온 날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고 앞으로의 삶도 나의 주체성과 자유를 향한 방향으로 더욱 탁월해질 수 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걸 저자는 질적인 도약이라고 해주셨어요.

  •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라

  • 올바른 앎을 추구하라

  •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라

  • 실천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 용기는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지 아는 지식이다

책은 1장에서 소크라테스의 삶의 지침, 2장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질문들을 만날 수 있다. 3장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의 본질, 4장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지향한 탁월한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향한 삶을 살아낸 인물이나 책, 때론 영화 이야기도 나와서 함께 이해하는데 매우 좋았습니다.


 


 

소크라테스 명언

"나는 내 무지를 알기 때문에 무지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낫다."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중에서 / 무지를 깨달아야 비로서 삶이 시작된다

"제네들이 스스로를 돌본다면 (...) 무엇을 하든 나와 내 가족과 자네들 자신을 위해 기쁜 일을 하는 것이네." / 스스로를 돌본다는 것이 모두에게 연결된 이로운 일임을 알게 된다

보이는 것에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의 내면은 돌보지 못하고 있는가? 나를 알아야 인생을 알 수 있다. /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 영화 <인사이드 아웃>

외부의 것들이 내 삶을 더 낫게 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만이 각자의 삶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다.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인간이 되는 것, 만족한 바보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 - 존 스튜어트 밀 (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는 질문과 검증의 과정이다. )

P 133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는 전기가오리 중 한명이 헤르만 헤세였다. . . 헤세는 <데미안> 소설 속에서 남의 말에 미혹죄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립적인 인간이야말로 카인의 후송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연히 자신을 그런 존재로 여겼을 것이다. 헤세는 카인의 이야기를 스스로 검증한 결과, 오히려 카인은 탁월한 존재이며 자신도 그런 카인과 같은 삶의 길을 간다고 여긴 것이 아닐까?

p 136

소크라테스는 왜 위대한가? 서양 철학의 기초를 세운 플라톤이 존경하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철학적 순 교자의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일까? 그 대답 중 하나는 그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지 보여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수고하고 성찰하는 방법을 자기 삶으로 직접 보여준 모범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