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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읽기 시작하고 50페이지쯤 왔을 때, 그냥 읽어도 좋지만 좀 알고 왔으면 싶더라고요.
파스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시작하면 어떤 포인트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지 맥락이 생기지 않기에 사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팡세, 그 제목만큼은 많이 들었지요. 그런데 아는 건 없고 연결고리를 찾아줄 도움 되는 영상이 필요했어요. 실제로 도움이 되었고요. https://youtu.be/InAIZ3tP_Mk
2023년이 볼레즈 파스칼 탄생 400주년이었더라고요.
아~ 400년의 시간이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책이란 무엇이고 파스칼은 무슨 말을 했길래 400년 동안 이어져 왔을까요? 아쉽게도 파스칼에 대해 저는 아무런 인식이 없었습니다. ( 날씨 설명할 때도 100hp 헥토파스칼이라고 하잖아요. 아~ )
파스칼 삼각형, 파스칼 수학, 파스칼 원리, 파스칼 계산기 등 제가 수학적인 접근으로 파스칼을 알았을 리도 없고 말입니다. 찾아보니 파스칼 팡세 말고는 제가 읽을만한 책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팡세, 이미 만나고 있었더라고요.
파스칼을 칭송했던 철학자로는 니체, 루소, 톨스토이, 앙리 베르그송, 사르트르, 찰스 다윈, 볼테르, 하이데거 등이 있습니다. 그동안 독서로 자주 만나온 이름들입니다.
아무튼 이런 맥락을 가져오다가 만난 파스칼의 철학은 그동안 읽어온 문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서 묘한 감화가 있었습니다. 한강의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요. 물론 이 책은 아무런 과정 없이 그냥 읽으셔도 충분합니다.
신과 인간, 종교와 인간에 대해 인문학과 문학을 통해 매번 만나는 질문은 바로 우리 존재에 대한 질문이었고 [파스칼의 인생 공부]는 인간 존재에 관한,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책이기도 합니다.
67가지 철학으로 나누어 2~3 페이지로 짧게 구성된 글이지만, 그 글 속에 담긴 사유가 엄청나다는 걸 느낍니다. 챕터마다 아~ 여기서 포착된 문학은 <그리스인 조르바>가 되었구나.
또 어느 챕터는 파스칼의 삼각형이란 기하학이 행복에 대한 그의 철학과도 같구나. 읽어가며 제가 느끼게 되는 것들이 참 신기했어요.
파스칼 인생 공부 p 36
파스칼은 행복은 기적적인 물건이라고 했습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더 커지는 기적을 가져온다는 뜻입니다. 이는 행복이 이기적인 소유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와 나눔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복을 나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도움을 주고, 사람과 관심을 나누는 것도 포함합니다. 나눔의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만족과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으로 파스칼을 만나기 전에 독서를 통해 얕게나마 저도 철학적 고민을 해보는 사람이었던지라 와닿는 게 많았어요.
하이데거 - 존재와 시간
장 폴 사르트르 - 존재와 무, 구토
니체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톨스토이 -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처드 도킨스 - 만들어진 신
이런 책을 통해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키워왔으나 이렇다 하게 이해한 적 없이 지나온 것도 있었거든요. 애초에 이해나 설득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죠.
볼레즈 파스칼의 [팡세]는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철학적 작품입니다.
파스칼은 인간이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인식이 더 높은 진리를 추구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의 철학적 통찰은 독자가 자신의 존재와 삶의 목적을 성찰하게 하며 이해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
인간은 모두 신이다.
신은 인간 안에 존재하고 자신이 신이라 믿고 복종하라 자청하는 자는 거짓 신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인간이 자연에서 신을 느끼는 일이고, 기적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기적을 느끼게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신이 기적이 아니라 인간이 기적이며 인간이 신의 유전자를 지닌 동물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던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이 파스칼이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니체, 헤르만 헤세 데미안, 싯다르타를 좋아했던 이유도 비슷한 이유일겁니다.
15, 16세기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이후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되면서 18세기 과학혁명과 19세기의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이 책의 좋은 점
책 읽고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챕터마다 사고를 하게 해준다는 거였어요. 때론 수학적 사고의 철학이기도 했고, 철학이 모든 학문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천히 읽을수록 더 깊고 넓은 책으로, 파스칼 입문서로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