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
조여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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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봉급생활자

편하게 읽기 시작했다가 다른 꿈을 꾸어도 좋다는 격려와 위로를 만났네요. 누군가에게 회피나 도망 같아 보이는 일이 나 자신에게는 적극적인 도전임을 보여주셨어요. 인생에서 순리자가 아니라 역행자가 되겠다는 결단을 하기 전에 알아야 하거나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막연하신 분들에게 현실적이고 내면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현실적인 소득 100만 원 남기고자 애쓰는 삶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 같아서 시작부터 뼈 맞았지 뭐예요. 나머지는 명예와 영향력 그리고 사회기여도일까요? 더 많이 벌어도 더 적게 벌어도 결국은 자기의 씀씀이에 따라 100만 원씩 차곡차곡 남기고 모으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자영업 15년 차인 저 역시 씀씀이가 늘어가고 있는지 어쩐지는 몰라도 모으지는 못했으니 말이에요.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무겁지만은 않게 물어주고 자신의 경험을 나눠주는 이 책의 사회기여도가 작지 않다고 생걱되네요.

이 치열한 톱니바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학업을 위해 상경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정규직이 되었지만 마음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아프고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저자는 퇴사를 하고 고향으로 가 농부가 됩니다. 

누군가는 그가 이미 이룬 것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준비하지만 오히려 그는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옵니다.

MZ라서 가능한가? 내 세대가 마흔 넘고 중년이 되어서야 떠밀리듯 타의적인 현타가 왔다고 치자면 작가님은 훨씬 빠른 판단을 내리시고 결단력마저 있으시다 생각되었죠.  주도적으로 자신을 리드할 줄 아는 분이셨어요. 인간은 이렇게 문화적으로 진화하는 동물이죠. 이런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하고 더 가까이 당겨 들어봅니다. 모든 힘의 원천은 절실함이었죠. 제 눈에 저자는 도망자가 아닌 신인류이자 자신의 개척자였어요. 


SNS로 나와 아무 관련 없는 세상의 너무 많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요즘 세상에서 혹독하게 자기검열을 이어가고 다그치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정작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내가 해야 할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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