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의미를 염두에 둘 때, 19세기의 에너지 전환이야말로 우리가 화석연료의 불평등한 도입을 추적할 때 가장 심각한 사건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간이 지구 환경에 가하는 충격은 막대하게 커졌다.
2019년은 남극 조약 체결 60주년이었다.
열두 개 나라가 승인한 이 조약은 “남극에서 새로운 영유권 주장이나 기존 영유권 주장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 조약이 체결되면서 남극에서는 과학 연구만이 허락되며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게 되었다.
북극에서 지금 새로운 냉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걸까? 러시아, 중국 및 미국은 북극에 대한 영향력과 통제력을 차지하려고 다투고 있다. 어느 나라도 북극에서 장기적으로 정학하려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곳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 35조 달러어치의 미개발 상태의 석유와 천연가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세계의 많은 곳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이들 나라는 그 상황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북극에서 기회를 붙잡을 생각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따뜻해지는 지구 온도로 인해 북극에서 새로운 항로와 더불어 경제적 기회가 생겼다. 이를 틈타 중국은 아직 소유자가 결정되지 않은 자원을 차지하려고 ‘북극 실크로드' 계획을 추진했다. 그 지역은 금, 은, 다이아몬드, 구리, 티타늄 등 소중하고 희귀한 원소가 매장되어 있지만,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에너지 자원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으로 북극에는 세계의 미개발 화석연료의 5분의 1에서 4분의 1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 지역에 장기적인 관심을 두고 있는 다른 국가들로는 노르웨이, 핀란드, 캐나다, 미국이 있다. 이런 활동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바로 쇄빙선의 사용이다. 러시아는 쇄빙선 50척을 운용 중이고, 핀란드는 7척, 캐나다와 스웨덴은 6척 그리고 미국은 5척을 운용하고 있다. 노후화되는 선단을 갱신하려고 미국 해안경비대는 6척을 더 제작할 계획이지만, 첫 번째 쇄빙선은 2023년이 지나서야 인도될 것이다.
모든 개발의 국면이 새롭긴 하지만, 가장 급진적인 변화는 중국의 개입이다. 중국은 남극에 발을 디딘 적이 있을 뿐, 북극에는 아무런 영토를 주장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에서 높아지는 경제력과 해군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북극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99년 이후 북극에서 과학 조사를 명분으로 등장한 중국은 자국의 석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2019년 '시베리아의 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3,000킬로미터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러시아의 시베리아 유전을 중국 북동부 지역과 연결시키려는 프로젝트이다. 이런 동향에서 확실히 알 수 있듯이, 북극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