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영민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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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공이 다른 다섯 명의 대한 교수님들의 다섯 가지 시선이 담긴 인문학 책인데 그 전공이 지리학, 심리학, 문예학, 언어학, 교육학으로 모두 다른 만큼 책은 다채롭다. 이야기들은 결국 '나'로 향하고 있다. 그래, 나를 찾아가는 길, 그래서 우리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지. 여행을 다루는 이 책의 첫 장부터 좋아서 뒤가 걱정되었지만 마지막 장까지 계속 상승곡선을 이루는 만족감이었다. 심리학, 자연을 다루는 문학과 철학,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만난다.

나는 완성이 아닌,

끊임없는 발견의 대상이다

나를 읽는 인문학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자기발견의 인문학 수업! 인생의 분기점을 지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나의 모습을 만난다. 어느샌가 사회와 타자가 요구하는 모습이 내 속에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기도 한다. 이때 새롭게 발견하는 나의 모습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마흔 이후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고 당연히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발견의 대상이다. 말을 깨닫고 있는 날들을 보내는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기대보다 이상이었다.

통과의례 같은 성장 과정에서 어떤 것은 마주하기 두려워 무시해버리게 되는데 결국 그때 제대로 크지 못한 마음은 늦게라도 키워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몸과 나이는 어른이지만 내면만큼은 함께 자라지 못하고 '어른 아이'로 여전히 남아 있음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듣는 시간도 좋았다.

  • 나는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발견의 대상이다.

  • 인간은 '하나의 나'가 아니라 다양한 나로 이루어진 존재다.

  • 다양성이 곧 '나'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곧 내가 된다"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나는 발견된다

여행이 필요한 지리학적 이유

- 이영민

인생이 힘들다면 나'부터 공감하라

인생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자기 수용'

-유성경

자연을 위하고 나서야 '나'가

온전해졌다

인간과 자연의 바람직한 인간관계

'생태적 자기'

- 송태현

밖에서 바라보아야

'나'가 객관적으로 보인다

'한국인으로서의 나'

- 송영빈

'나란 누구인가'에 관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다른 나를 바라보는 편견을 가로지르다

'상호주관성'

- 장한업

유독 첫 번째 챕터가 좋았던 이유는 내가 워낙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이기도 하고 생애 처음의 혼자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였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면에서만큼은 변화 욕구가 매우 큰 사람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현실과의 괴리감을 늘 독서로 달랬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한 메모들이 많이 남는 책이었고 많은 분들이 자기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좋은 인문학 책이다.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나를 읽는다' 이 책을 참 잘 표현한다.


낯선 곳에 던져졌을 때

비로소 나는 발견된다

p 16

정체성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서 끊임없이 변해간다.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존재들을 경험해야 한다. 얼핏 생각하면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다름'을 접함으로써 나 역시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나야 한다. 내가 사는 익숙한 이곳, 즉 같은 법적 제도와 문화적 관습의 사슬에 갇혀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집단에서는 내가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내가 속한 사회의 한 구성원일 뿐이다. 여행을 떠나야 평범하고 낯익은 일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경계를 넘어 낯선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내가 결코 예사롭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는 기회다.

인간은 장소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p 18

장소에서 떠난 인간을 상상해 보자. 가능한 일일까? 장소에서 떠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은 항상 장소라는 터전에서, 그곳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

p 20

장소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 주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p 21

인문지리학에서는 장소감 sense of place 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다. 말 그대로 장소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을 뜻한다. 이러한 장소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제자리에 있음 in place 으로서의 장소감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리에서 벗어남 out of place으로서의 장소감이다.

내 안의 욕망을 채워나가는 목표에 집중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 특히 모든 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하는 자유배낭여행은 그러한 자존감을 획득하기에 최적의 기회다. 여행에서 겪게 되는 어려운 문제들을 좌충우돌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 속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발견하는 일은 경이롭고 뿌듯하기까지 한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나'라는 존재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쓸모가 있다면, 내 안의 욕망이 채워졌는지와 상관없이 다른 색깔의 자존감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자신의 내적 능력을 믿을 뿐 아니라 내 밖의 존재들과 조화롭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으면 내가 괜찮은 존재, 소중한 존재라는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다.


P 60

진정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습들이 한낱 코스프레에 불과했다는 아찔한 깨달음이 나를 위협하는 순간이다.

p 61

겉으로 드러난 심리적 증상만 처리하려고 하면 당장 문제는 겨우 봉합된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더 큰 인생의 파도가 닥칠 때 또다시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난파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생의 파도를 만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내면으로의 초대장은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p 64

현대 사회에서는 본캐만 고집하는 고지식합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캐들을 융통성 있게 개발하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하나의 본캐를정답처럼 찾아내는 숨은 그림 찾기가 아니라, 위기를 겪으며 만나게 되는 다양한 부캐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완성되는 퍼즐 맞추기다.

p 73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던 지점이 있는가? 그 지점에서 당신은 심각하게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은 당신의 인생 곡선에서 변곡점이 되었을 것이다. 그 고통의 경험은 똑바로 대면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기가 되는 자기 갱신의 기회일 수도 있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정체성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서 끊임없이 변해간다.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존재들을 경험해야 한다. 얼핏 생각하면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다름‘을 접함으로써 나 역시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P16

장소에서 떠난 인간을 상상해 보자. 가능한 일일까? 장소에서 떠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은 항상 장소라는 터전에서, 그곳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

- P18

장소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 주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 P20

진정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습들이 한낱 코스프레에 불과했다는 아찔한 깨달음이 나를 위협하는 순간이다.​

- P60

겉으로 드러난 심리적 증상만 처리하려고 하면 당장 문제는 겨우 봉합된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더 큰 인생의 파도가 닥칠 때 또다시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난파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생의 파도를 만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며 살아갈 수 있다. - P61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던 지점이 있는가? 그 지점에서 당신은 심각하게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은 당신의 인생 곡선에서 변곡점이 되었을 것이다. 그 고통의 경험은 똑바로 대면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기가 되는 자기 갱신의 기회일 수도 있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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