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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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김진만 <아마존의 눈물> PD,

루리 『긴긴밤』 작가, 

이원영 동물행동학자 강력 추천!

<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평>

아주 어릴 적 나의 막연한 꿈은 아프리카로 가서 야생동물들과 교류하는 것이었다. 언제나 동네 개들과 내가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했기에 맹수들과도 그럴 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동물의 왕국>같은 TV프로그램과 다큐를 좋아하던 어린 마음속에 있는 잊힌 꿈을 이 책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를 통해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진짜로 아프리카로 갔든 가지 못했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언가를 배웠다면 이 책이 말하는 바로 이런 것들 이어야 했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의 공존을 말하고자 하는 책이다. 특히 30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해온 저자의 시간과 삶이 책이 되었다. 나는 이제 그런 분들을 이전보다 더 존경하게 된다.

책의 구성을 재밌게 따르는 동안 울컥하는 순간도 있고, 아차 싶은 것들도 많다. 허례의식이라 치부하고 가볍게 여긴 행동들, 사람과의 관계, 우리가 놓친 것들을 여전히 잘 해나가고 있는 동물들을 보며 그들이 있기에 우리 인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경이로운 마음으로 감사하고 싶다. 인간을 위한 자연이 아니라, 대자연속의 작은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한다.

살아 있는 생명체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재능이다.

- 찰스 다윈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나이가 들어서 이가 모두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젊은 코끼리가 음식을 대신 씹어준다. 엄마 침팬지는 아기 침팬지에게 흰개미 잡는 도구를 만들어 손수 쥐여주며 먹이를 구하는 법을 가르친다. 코끼리거북이는 애정을 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토마토를 선물한다. 코끼리는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서 애도하며 몸에 흙을 덮어준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의례를 행하며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일정한 체계를 갖추었다는 선입견은 진실이 아니다. 

❤️ 죽음 너머를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우쭐하지만 정작 살아있는 지금 어떤 생명체보다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만을 생각할 때 파멸에 이를 것이다. 왜 이 다양한 생명 종들이 존재하는지 그 질문과 이유가 죽음 너머의 세계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간다. 

다큐멘터리로도 느낄 수 없었던 저자가 펼쳐준 세계가 아름다워서 감동스러운 순간들이 많다. 특히 저자가 몇 년 만에 국립공원을 다시 찾았을 때 멸종 위기를 맞은 동물도 있었으나 그때보다 늘어나 있는 코끼리 개체 수를 확인하며 행복해할 때 나 역시 벅차오르는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지난 30여 년간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코뿔소, 사자, 고래, 홍학 등 수많은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책 속에서 그는 우리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한다. 그 본능이란 다름 아닌 ‘관계 맺기’다.





'나마스테'

내 안의 빛나는 빛이

같은 밝기로 빛나는 당신 안의 빛에게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p 59

시간이 지나면서 인사 의례는 모습을 바꾼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통이 사라지거나 버림받기도 하지만 인사 의례 자체의 중요성은 절대 녹슬지 않는다. 간단한 인사라도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록 상대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눈을 맞추면서 미소를 띠며 인사말을 내뱉을 때 보람을 느낀다.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 행동을 살펴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보다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빛나는 통찰을 제시한다.

동물처럼 '의례하는 삶' 되찾기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거나 이미 완전히 잃어버렸다. 10가지 의례에는 이런 요소들이 숨어 있다. 시대에 뒤처진 관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례는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다. 우리는 의례 기술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기술을 되찾으면 타인과 우리 자신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p 35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야생동물은 끊임없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나는 이들을 관찰하면서 우리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 매일같이 감탄한다.

의례를 구성하는 각각의 행동은 보기보다 강력한 힘이 있고 다층적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면 의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모든 단계를 순서에 맞게 제대로 해내려면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과학은 의례가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고, 현재에 더욱 집중하게 하며, 인지능력까지 높여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의례를 행할 때 우리는 익숙한 행동을 새삼 낯설게 바라보고 과장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마음은 독특한 자극을 받아 감정과 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 같은 뇌 부위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의례 절차를 한 단계 한 단계 반복할수록 감정을 표현하고 학습 능력과 장기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집중력도 높아지고, 문제 해결 속도도 더 빨라지고, 생각도 더 깊어진다.






10가지 야생동물 의례

모두 실제 우리의 삶과 관련 있고, 사회적 동물의 삶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몇몇 의례의 이점이 특히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의례의 미묘한 효과들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 코와 이 입을 맞대는 코끼리의 인사는 단순한 의사소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의 인사를 처음 보더라도 코끼리의 코끝이 다른 코끼리의 입에 닿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코끼리의 코끝은 매우 민감하고 물리면 상처 입기 쉽기 때문이다. 이 행동은 위험한 만큼 크나큰 믿음을 드러낸다.

코끼리의 인사는 인간의 악수와 비슷해서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화해의 제스처일 수도 있다.

늑대의 주둥이 핥기나 인간의 악수와 같은 인사는 의례로 굳게 자리 잡았다. 상대방의 정보를 모으는 이러한 의례는 사회적 동물들 사이에서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고 믿음을 쌓기 위해 인사 형식을 발전시킨 결과다.

전쟁이나 스포츠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함성을 지르는 것처럼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의례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며 하나가 되었다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숭이가 새벽이나 땅거미가 질 무렵에 자신의 근거지를 지키려고 짖어대거나, 사자 무리가 전쟁이나 스포츠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함성을 지르는 것처럼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의례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며 하나가 되었다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소나 웃음과 같은 무언 의례는 500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왔다. 미소를 짓거나 소리 내어 웃는 행동은 전염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자극해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침팬지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에게서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똑같이 발견할 수 있다.

상대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는 행동은 단순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구애를 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연인 관계는 물론이고 부모와 자식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준다.

놀이 의례는 생존에 결정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도록 도와준다. 놀이를 하면서 주위 환경을 탐색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새끼 사자는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먹잇감으로 상상하면서 사냥 연습을 하고 걸음사를 시작한 아이는 모래 놀이 상자 안에서 모래성을 쌓는다. 사자나 인간 모두 놀이를 통새 훗날 어려움을 겪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코끼리나 돌고래, 침팬지도 장례를 치른다. 이들 또한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었을 때 인간처럼 시신을 옮기고 묻으면서 깊이 슬퍼하고 위로하는 의례를 행한다.

봄맞이 축제나 대청소같이 뜻밖의 일에서 시작해 새로움을 기념하는 의례가 생겨났고, 의례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이익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여행 의례는 생각의 관점을 바꾸고 우리의 마음을 치유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지순례하거나 변화하는 풍경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기분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력은 허리케인과 홍수, 들불, 질병에서 볼 수 있듯 점점 커지고 있다. 인간의 책임감은 특별히 중요해졌다. 자연재해든 인재든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동물과 서식지를 구하기로 결심하면 우리 자신도 고원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10가지 의례가 중요한 이유다. 우리는 10가지 의례를 통해 자신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할 수 있다.

p.301

❤️ 좋은 책이다. 리뷰로 다 열거할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가 여전히 가득하다.


인간과 동물은 모두 이런저런 방식으로 의례를 행한다. 우리는 가장 간단하게 의사소통의 도구로써 의례를 활용한다. 또한 관계를 맺기 위한 공동의 언어를 의례를 통해서 만들기도 한다.

의례를 행할 때는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불안이 줄어든다.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지 못하면 사회적 동물은 시들어 죽는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공동체 속에서 관계를 잘 맺지 못하면 파괴적인 행동에 빠지는데, 이때 우리는 우울하고 외로워진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힘이 있다.

이 행성 위의 서식지와 모든 생명을

보호할 힘과 파괴할 힘이다.

❤️ 인간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동시에 파괴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은 비극에 가깝지만 우리는 이를 통해 겸손해질 수 있다. 인간 행동이 초래하는 많은 것들은 자연과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자연과 생명체들과의 공생만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사실에 새로운 시선으로 다가선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동물처럼 ‘의례하는 삶‘ 되찾기​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거나 이미 완전히 잃어버렸다. 10가지 의례에는 이런 요소들이 숨어 있다. 시대에 뒤처진 관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례는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다. 우리는 의례 기술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기술을 되찾으면 타인과 우리 자신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 P35

시간이 지나면서 인사 의례는 모습을 바꾼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통이 사라지거나 버림받기도 하지만 인사 의례 자체의 중요성은 절대 녹슬지 않는다. 간단한 인사라도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록 상대가 낯선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눈을 맞추면서 미소를 띠며 인사말을 내뱉을 때 보람을 느낀다. - P59

우리에게는 두 가지 힘이 있다.
이 행성 위의 서식지와 모든 생명을
보호할 힘과 파괴할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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