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의 성별화된 패턴은 가정뿐 아니라, 노동 시장에서도 명확하다.
돌봄 노동의 방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게 만드는 문화적 가림막이 존재한다. 인간의 후생을 지탱해 주는 노동의 가치를 한사코 인정하지 않는 뿌리 깊은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돌봄은 여전히 오프라인 활동이다.
목욕시키기, 식사시키기, 청소하기, 정리 정돈하기, 손잡아 주기, 지켜보기 등 너무나 많은 면에서 물리적으로 대상자의 곁에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리적 근접성이 돌봄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들러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누가 사는가, 먹을 것을 가져다주거나 말벗이 되어줄 만한 사람이 가까이에 있는가와 같은 점이 결정적일 수 있는 것이다. 돌봄은 온전히 개인에게만 맡겨지는 일일 수 없다.
(저자 매들린 번티의 말)
앞으로를 내다보면서 나는 내 딸과 아들이 무엇을 알아야 할지 생각해 본다.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을 고통스럽고 놀라운 일들에 대해 어떻게 미리 경고해 줄 수 있을지, 그리고 바라건대 어떻게 아이들이 그에 대비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또 돌봄이 가져다줄 어떤 풍성한 보상이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줄지도 생각해 본다. 돌봄에 대해 내 나름으로 내려본 다음과 같은 정의를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돌봄이 취약성, 의존성, 고통을 다루는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유통되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각각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모든 돌봄은 취약성, 의존성, 고통을 다룬다. 얼마나 직면하기 싫든지 간에,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될 경험을 구성한다. 누구나 자신의 문화에 돌봄의 전통을 육성해야 할 이유가 있다. 모두의 삶이 그것에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아주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삶은 이미 돌봄의 문화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