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고전에서 역사를 읽다 - 삶의 변곡점에 선 사람들을 위한 색다른 고전 읽기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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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읽고 싶지만 어려워서 접근하기 힘든 이들에게, 삶의 전환점에서 더욱 중심을 잡고 자신을 지켜야 할 이들에게,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와 함께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이들에게 권하는 역사 고전이다.

이 책엔 평소 어렵게 느껴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고전들이 담겼고 그래서 걱정을 좀 했는데 읽어보니 굉장히 잘 엮어낸 책이다.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렇게 재밌게 줄줄 읽은 게 오랜만이다. 스피드한 서술이 마음에 든다.

♡ 역사 사이사이를 순간접착제로 착착 이어주고 붙여주는 느낌이라면 이 느낌이 잘 전해지려나~^^

트로이 전쟁, 마라톤 전투, 살라미스 해전 등 교과서에 실린 세계사 이후로 진득하게 만난 적이 없기도 했다. 원래 잘 모르던 분야이기도 해서 오히려 더 재밌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늘 어렵게 느끼던 그리스 로마 신화와 유럽 전쟁사를 비롯해 동양 고전들까지 읽을 엄두를 못 내던 고전 중에 고전인데 처음으로 술술 읽혀서 신기할 정도였다. 앞으로 다른 책을 읽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유발 하라리의 대담한 작전이나 극한의 경험 같은 책을 이젠 읽어보고 싶어졌다.

1부 내 맘대로 읽는 서양 고전

<알쓸신잡 3>를 함께 보며 이 책을 읽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건축, 문화, 예술, 역사, 과학의 총체를 눈으로 보면서 한층 가까이 책을 느낄 수 있었다. 아테네 신전을 뒤로 두고 나누는 얘기들과 책의 내용이 절묘하게 맞아서 그리스를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영상미를 이기는 책의 위트 있는 서술이 인상적이다.


고전을 읽는 이유

고전이라고 하면 까마득한 옛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은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생을 되풀이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옛 선배들이 모두 겪었던 일들의 변주이자 반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전을 통해 되풀이되는 역사와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다.

고전을 펼쳐 그 안으로 들어가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동서와 고금의 차이가 없다. 또한 같은 인물, 같은 사건, 같은 이야기, 같은 문장이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 다른 상상으로 그려지는 것 또한 고전의 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작으로 수천 년에 걸쳐 동서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13권의 고전과 그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고전을 집필한 각 저자의 ‘의도’ 주목하며, 이 의도를 알아가는 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독자가 느껴야 할 재미라고 강조한 것이 이해되었다.

시작, 분노, 귀향, 운명, 결벽, 마음, 시비, 리셋, 가지 않는 길, 선택, 세월, 명분과 실존, 큐빅 맞추기의 13개 키워드로 독자의 눈높이에서 공감을 이끄는 책이고 그 안내가 매우 도움이 되었다.

1부 서양 고전을 읽은 이후에 문화 역사적 배경을 조금 더 알고 났더니 세상의 많은 재화와 건물의 이름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왔음이 보인다. 또 단테의 신곡을 제대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2부 내 맘대로 읽는 동양 고전

우리의 교육은 서양 교육을 따르고 있고 서양 사상과 철학이 학습되어서인지 오히려 동양 고전이 멀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스피드한 정리와 중간 중간 위트 있는 자자의 비유 글이 역사나 고전에 대한 무게감을 싹 잊게 해주면서 술술 읽히니 재밌어서 놀랐다. 관련 책들을 제대로 읽자고 치면 [사기]만 해도 엄청나지 않던가. 게다가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삼국사기, 일본서기 까지 몇 천 년을 아우르는 책으로 추천해 본다.


책 제목에 오십이라는 나이가 들어가서 한정적인 선택을 받을까 봐 걱정될 만큼 수험생 및 누구나 읽어도 괜찮을 책이라는 생각이다. 걱정보다 참 재밌고 잘 읽히는 것은 저자의 통찰과 글의 능력치인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닥치는 대로 읽다 보면 난잡해지고 휘발된다. 그래서 잘 정리된 이정표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13개의 키워드로 갈림길을 나눠주고 있어서 특별히 눈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 받은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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