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섬 비룡소의 그림동화 301
바버러 쿠니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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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섬을 개척해 가족을 일궈낸 4대의 가족의 역사를 담은 그림동화는 여러 의미에서 좋았다. 나의 윗 세대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만큼 내가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정리해보는 연습도 하게 했고 시대마다 달라지는 삶의 순환들을 내 윗 세대와 나를 지나서 내 딸의 손자까지도 상상해보게 만들었다.

딸아이가 궁금해 한다. 엄마의 엄마, 할머니의 엄마, 할머니의 할머니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

가만보니 나도 잘 모르는 이야기, 뿌리를 인식하는 묘한 감정이 돋는다.

비룡소의 그림동화 중에서 칼데콧상 2회 수상 작가 바바라 쿠니가 '백 권 가까이 되는 자신의 책 중 가장 아끼는 책'이라고 밝혔던 작품이다. <나의 작은 섬>은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내며 무척 애정을 가졌던 곳인 미국의 메인주, 그중에서도 작은 섬을 배경으로 만든 이야기다. 마타이스 티베츠라는 한 인물의 삶을 섬세하게 직조해 낸 이 책은 자연의 순환과 일상의 아름다움, 삶의 연대기를 평화로운 풍경 속에 담았다.

마이티의 아버지가 개척해 가는 섬이야기를 시직으로 마이티가 할아버지가 되는 4대의 삶을 관통하는 그림 책을 만나면서 참 소중한 기록이자 선물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구나 섬들로 가득한 지형을 가진 위치한 어느 나라에서 어느 가족이 뿌리를 내리게 되는 이야기는 매우 건설적이었다. 그리고서는 나도 많이 궁금해졌더랬다. 48년생 엄마에게 짧게 끝나는 몇 개의 에피소드로 들은 얘기에서 외할아버지가 일본과 중국을 오갔다는 얘기. 그 한 대목만으로도 근사하다고 생각했지만 더이상 들을 수 없었던 옛날 이야기들을 왜 잘 묻지 않고, 들을 수 없었던 것인지, 무엇이 달라서인지 궁금해 한다. 전쟁과 단절이 준 의사소통의 부재인지도 모른다. 성장하는 데에만 너무도 집중한 한국현대사에 지친 부모님들이 쉽게 내보일 수 없는 힘든 시절이 품은 고요한 침묵 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림들이 참 평화로워보이고 마음의 안정을 불러왔고, 아이보다 엄마인 내게 더 많은 인상을 주었다. 일하고 먹고 사는 일이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곧 자기의 역사라는 생각에도 이른다.

12 형제들 중 막내인 마이티는 자기의 역할이 없어서 사과나무에 올라 가족들을 내려다 보곤 했는데 그때 바라본 삶의 풍경들이 그리워 선장을 그만두고 섬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삶을 일구며 아내른 맞이하고 할이버지가 되는 모습까지늘 보며 사과나무 이래에 앉아 있더 마이티가 계속 생각난다.

어린 사과나무에서 시작해 풍성한 사과나무가 되는 자연의 감사함과 더불어 인상 깊다. 그렇게 수 천년 이어지는 삶에 묘한 감동을 느낀다.




( 비룡소 서포터즈로 책은 무상으로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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