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믿어주진 않지만 저희 마루가 가끔 말을 한다고 우린 알고 있거든요.
강하게 멍 멍 ~~하고 짖을 때면 "나도 나도"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우리가 외출을 할 때도, 출근을 할 때도, 맛있는 것을 먹을 때도, 나도 나도 하며 동그란 눈을 반짝이죠. 그럴 때마다 마루의 감정은 우리에게 사람의 말로 다 들리곤 합니다.
딸에게 책을 건네기 전에 우리 집 반려견 마루에 대해 물어봤었습니다. 마루는 우리가 없는 하루 종일 어떤 생각으로 우리를 기다릴까? 마루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느낌은 알지만 말로는 잘 설명하지 못하는군요. 우리가 보고 싶겠지. 심심하겠지. 한숨~ 정도.
저 역시 아이와 대화하는데 뻔한 답만 하다 보니 둘 다 ~~말꼬리가 흐려졌습니다.
말로 설명해 주기 어려웠던 꿈이나, 행복, 말의 가치나 의미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로 엮어 정말 잘 전달해 주는 책입니다. 더불어 하루가 되고 싶은 이미 인간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생각해보게 하네요.
하루가 점점 사람의 말을 더 배우며, 사람처럼 되어갈 때 그것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특히나 인간의 편의로 반려동물을 마치 사람들처럼 규칙을 지키는 인간화 훈련이 동물들에게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동화가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마무리가 조금 흐려져서 아이에겐 조금 난해했지만 지금껏 보았던 아이의 동화책 중에서도 손꼽히게 좋은 내용입니다.
읽고 나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반려견의 마음 읽기
우리를 의지하는 저희 집 반려견 마루와 함께 하지 12년이에요~ 요즘 피부가 좀 좋지 않아 많이 핧으려고 해서 동물 병원에 가는 길에 마루의 기분을 대신해 딸이 마루가 지금 느낄만한 감정을 저에게 계속 브리핑해 주는 것을 보니, 동화책을 잘 읽었구나 싶었습니다. 마루를 대하는 딸의 어조는 한결 부드러위워졌고 반려견을 더 이해하고 싶어 했습니다.
키우는 반려동물이 주인을 잘 따랐으면 해서 예절교육을 시키면 곧잘 해낸다. 자신의 반려동물이 말을 잘 알아듣는 재능을 발견한 주인은 여러 단어를 알려주며 더 자주 교육하고 자신의 반려동물을 여러 가지 심부름들도 척척해내는 천재 동물로 소개하기도 한다.
텔레비전에나 나오는 그 재능이 부럽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라서 똑똑한 강아지로 훈련이 키지 못한 주인이라는 자책을 느낀 적도 있었다. '네가 참 똑똑한 아이인데, 내가 훈련을 제대로 못해 주었구나'~~하고 말이다.
이 동화를 통해 반려동물의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며, 그런 자책은 싹 지워낼 수 있었다.
반려동물이 가족이 되어 사랑의 손길을 받으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 가장 큰 행복일 수 있게 했던 이 동화를 만나 좋았다고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