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북스에서 출간되는 SF 들을 앞서 몇 권 읽었었고 그중 끌리는 작가의 팬이 되기도 했었기에 많이 기대하고 시작해 본 책이다.



어느날, 수백만명이 동시에

고양이 환각을 봤다.

믿기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머신러닝, 빅데이터, 디지털 신호처리등의 최신기술을 활용하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원인과 경로를 찾고 있다

우리가 알던 텔레파시를 넘어서서, 말하지 않고도 수백만의 다수에게 공통의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예를들어 리더의 어떠한 권리 행사에도 한번의 반발 없이 충성심을 유지하는 것, 예측하지 못했던 트럼프가 당선되었던 미국의 대선도 상당히 SF적이다. 특정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불특정 대다수에게 암시를 보내어 단기간에 주가를 조작해 이익을 챙기는 것등이 가능하다.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하고 싶은게 뭐에요?

라는 물음에 미래 과학기술이 답하는 새로운 버전의 초능력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 마음대로 조정하게 된다고?

그것도 수백만명을 동시에?

우리의 감정과 결정은

정말 우리의 것일까?

현대판 기술적 넛지를 전국민을 상대로 꾀하고 이익을 챙기려는 집단들이 국가의 비상사태를 초래하기도 하는 스토리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진이 데이터 과학자로서의 전문지식을 펼칠 때 와우~~감탄하게 된다.

재밌는 발상으로 시작 되었지만 국가 위기의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는 미래기술의 가능성과 시도해보지 않은 기술이 가져올 위기에 대한 우려점을 동시에 보어주는 소설인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컴퓨터공학이나 IT 관련 모든 관점들과는 큰 경계를 이루고 살아온 사람인지라 책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기술적인 서술도 있었지만 이 책의 과학적 기술을 다 이해하려고 들지 않고 즐길 수 있을 만큼의 큰 흐름정도만 캐치하겠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책을 시작하기 전에 책의 마지막에 포함된 저자의 말과 다른 작가의 서평을 먼저 읽어 보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먼저 얘기해 두고 싶다. 이것을 앞으로 배치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나와는 달리 아마 컴퓨터공학이나 IT관련으로 관심이 있는 학생이거나 직업군의 분들이 책의 독자라면 분명 미래 기술이 가진 흥미진지한 스릴을 느끼고 상상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내가 우울증인걸 알고 있다>라는

제목의 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 전쟁과 피해자인지도 모르며 수동적 추종자들이 되어버린 우리는 데이터의 생산자이지만 주인의식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SF에서 늘 휴머니즘을 포함하는 내용을 기대하는 나라서 이 책에서 문학적인 문장을 조금 더 기대했던 마음을 감출 수 없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소설이라는 카테고리에는 정확히 부합하는 높이 평가 받는 소설이라는 사실 또한 확실하다. 이만큼 IT 테크놀러지를 CG나 화려한 영상이 아닌 글로만 현실로 녹여 이야기화 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훌륭하다는 평이다.




내가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 알고 있는 AI 알고리즘이 원하는 대로 살고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SF소설에서 늘 좋아하는 스토리가 이미 있었다. 바로 미래과학기술에서 소외되거나 상처받거나 보호하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희망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플랫폼 대기업들에게 집중될 기술의 집약이 가져올 불평등 미래 산업에서 나는 기술약자의 편에 서있게 된다.

이 책이 현재의 생활을 고수 하고자 하는 편견과 취향에서 어려운건 안보려고 했던 나와 우리에게 모르던 세계를 건너가 볼 수 있게 데려가 주는 좋은 기회로 다가온다.

기술을 생산하고 먼저 익히고, 활용을 넘어 이용하고 부를 축적하는 집단의 이기심이 보이는 소설이었지만, 수진의 어머니를 통한 시선처럼 장애를 극복하는 인류를 위한 좋은 일에 쓰이는 과학을 더 기대해 보게 하는 희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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