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보다 뇌과학 -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만프레드 슈피처.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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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뇌세포를 깨우는 것은

우유 한 잔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의

사소한 몸짓과 말 한마디다

뇌과학에 관한 책이 읽고 싶었던 때에 제목에 끌려 받아든 이 책은 성장 뇌과학에 더 집중되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전문 용어들을 제외한다면 여러 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고, 지인들을 통하거나 이웃집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아는 사실들이다. 문제는 환경적인 상황에 따라 알고도 실천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후회가 가득한 채 우리가 육아를 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맞벌이 가정, 한 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등 아이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저출산 시대를 살고 있다.

책 초반에 내가 아이를 9살까지 키워낸 다음에 보기에는 좀 늦었다~~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오히려 키워보고 나니 더 잘 이해되는 시간이다. 아이에게 그때 이렇게 해줬더라면 좋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래도 내가 잘 꾸려왔던 아이와의 시간도 분명 많았다.

새끼 곰들이 서로 밀치고, 때리고 뒤엉켜 풀밭을 데굴데굴 구르는 것처럼 인간 아이들이 껑충껑충 뛰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놀이를 하는 것이 자연이 요구한 행동이다.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라면 이런 뇌과학에 관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둘째들은 보통 첫째 아이보다 보고 듣고 익히는 것이 빠른 편이다. 그 비밀이 바로 노출되는 경험에 대한 학습에 있는 것인데,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깨쳐 알게 되는 신비를 알고 나면 더 신이 나서 아이와 놀아주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 같다.



딸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아이가 뱃속에 있던 어제와는 또 다르게 내가 부모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는 생소한 기분에 휩싸였다.

어색해 하는 내 모습도 분명 있었다. 모유 먹이는 자세부터 배워야 했던 생각지도 못했던 나의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뱃속에서 아이와 나누던 교감과는 굉장히 달라졌고 나는 뭐라도 아이에게 표현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부드러운 스킨십으로 이마를 어루만졌고,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하나 만져보았다.

그중에서 갓난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는 내 모습이 참 어색했더랬다. 임신전부터 마음은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꼭 갑자기 엄마 연기를 하는 듯이 아이가 아닌 나 자신의 모든 게 어색하기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일말의 어색함도 다 버리고 너에게 누구보다 많이 말을 걸어주고, 노래를 불러주고, 이후로도 역할 놀이를 실감 나게 함께 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그리고 지금도 늦지 않았음을 알았으니,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기적같이 다가온다.





반성의 시간들이 되고 있다.

강요하지 않을 때 더욱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것만이 경험으로 확실히 각인되었다.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붙이는 교육 환경이다.

지금까지 우리와는 아주 다른 방법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될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 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지 답은 간단했다.

 

칼슘 우유 먹고, 또는 보상으로 똑똑해 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사소한 몸짓이나 말 같은 일상의 사소함들이 아이를 열어 줄 수 있다는 것. 사춘기 성장통을 호되게 앓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부모와의 시간이 부족했음을 더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을 내다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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