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효재 - 대한민국 여성 운동의 살아 있는 역사
박정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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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가 폐지되고 여성인권이 조금씩 신장된 것이 괜히 달라진게 아니었네요.

정말이지 저는 그냥 시대의 흐름따라 온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뭐든 그냥 이루어질리가 없는데 말이죠!

내가 오늘 이렇게 가부장제의 틀이 아니라 나자신으로 떳떳이 살고 있는것이 누군가의 뜻있는, 쉽지 않은 발걸음들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었다는 걸 잊고 살았어요.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얼마나 힘들게 가족들을 건사했는지, 오늘날 우리가 배부르고 등따시게 사는게 원래 그랬던게 절대 아니듯 부끄럽습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은 어쩌면 더 이해하지 못할 그런 때가 있었고,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사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많은 여성들을 생각해 봐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역시 현재의 부당함을 모른척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부모님의 성을 함께 써서 이이효재, 그 시절에 이런 신념을 가지게 된 한 분의 인생을 이리 휘리릭 읽어도 되나 싶게 책이 잘 읽힙니다. 엘리트 집안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래를 위한 신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어요.

우리나라 여성운동 1세대이신 이이효재의 삶과 철학을 가까이에서 인터뷰하고 재구성한 이책이 이이효재의 삶이자 살아있는 역사서 입니다.

어린 시절,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억울하게 여겼던 외할머니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여성의식을 싹튀웠다.

서당 훈장의 딸이었던 외할머니가 문맹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는 초등학교를 다니며 외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쳤고, 할머니를 문맹에서 벗어나게 한 일이 아직도 일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믿는다.

일제 강점기의 여성들에게닥친 현실은 가혹했고 어두웠다.

p58
일제강점기는 누구나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아버지와가족들의 독립운동으로 가족이 많은 고초를 겪어야 했지만 그렇게 깜깜한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의 불우했던 기억은 오히려 민족과 조국이 위험에 처했을 때 그녀가 움직이게 하는 거대한 원동력이었고, 민족 또는 나라의 운명임곧 자신의 운명이엇음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지금도 이이효재는 매일 새벽 눈을 뜨면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문을 백 번씩 읊조리고 있다.

그시대에 한국 여성으로서 석사라니 그리고 그당시 유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마친 뒤 귀국을 포기했다. 전쟁 직후라 나라 상황이 비참하기 이를데 없고 또 다시 전쟁이 언제 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효재는 유학시절 내내 빨리 돌아가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왜 우리 여성들은 이렇게
불평등한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모든 곳에 봄이 온다


1997년 3월 9일, 이이효재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13회 한국여성회에서 지금껏 세상 어디에도 없던 아주 특별한 선언문을 낭독했다.
부모 성 함께 쓰기를 제안하는 선언이었다.

'한국 여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인류 보편적인 입장에 비추어 이해하고, 우리 여성의 방향을 국제적 시야에서 조명해보아야 할 때가 왔다.'

여성 해방은 남성과의 관계에서 완전히 독립하고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살아온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이것을 의식하고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면이 있기에 능동적인 움직임이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여성 해방 운동이 필요하다 외치셨다.

사진과 사진 사이의 세월과 과정이 상상 되지 않을 만큼 오랜세월을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사신 이이효재를 기억하고 이어 가야 하겠습니다.

다시 시간을 돌려드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역사와 함께 노쇠해지신 이이효재의 모습이지만 누구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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