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덕질 아카이빙 글리프 <정세랑 월드>

읽기 전엔 약간 정체가 궁금스러운 아카이빙 북.

정세랑 작가에 대한 애정이라면 남부럽지 않다 자부하기에 언젠가 무슨 경로로 구매했는데... 기억은 안난다.

비평이 아닌 오로지 정세랑에 대한 관심과 찬사를 보내고자 만든 책이다.
페미니스트, 인권주의자, 환경주의자, 진보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정의 하는 사람은 안좋아하기가 어렵다.
물론 작품 자체도 월등히 재미있고 의미있다.

- 정세랑은 현재 한국문학에서 가장 반짝이는 존재이기도 하고, 최근 몇 년 사이 감지된 한국문학의 유의미한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정세랑의 텍스트와 그 배경에 놓이 한국문학의 풍경을 겹쳐보면, 오랫동안 꼿꼿하던 한국문학이 크게 기우뚱거린 최근 몇 년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 9

- 적어도 정세랑 월드의 히어로물에서 나는 배제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구해내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보잘것 없다 느끼던 내 일상에도 닿아 있다고 여기게 되는 순간, 나 또한 누군가의 영웅일 수 있다는 사뭇 다른 마음이 일런이기 시작한다. - 35

2021.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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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예 예찬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보경 옮김 / 민음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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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인의 시선에 가장 시대에 발맞춘 예술은 아무래도 사진과 영화.
문학을 영화화하는 작업에 기대감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작가는 당시에도 매체의 특성을 정밀하게 이해하는 것 처럼 보인다.
엄연히 다른 장르로, 각색 이후엔 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지점들을 통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르네상스적 예술인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도 그 시대이므로 가능한 지점이 분명히 있어보인다.

어려서 읽었다면 뭔가 조금더 경탄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 예술에 우열은 없다지만 그 형식이 시대의 추세에 적응하면 더욱 더 발달하고, 거스르면 자연히 쇠퇴하기 마련이다. - 8

- 내가 이런 글을 쓴 취지는 몇 가지 방면, 가령 문학, 예술 분야에서는 그나마 손해를 보완할 길이 남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이미 상실해가고 있는 음예의 세계를, 적어도 문학의 영역에서만이라도 상기시켜보고 싶었다. - 162

2021.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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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116
장석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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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취향의 접점이 없었다.

- 작음은 이번 시집에서 내세울 단 하나의 자랑거리다. 더 작아지지 못한 건 흠이다. 더 작아져서 큰 실패에 닿지 못했음을 후회할 거다. - 시인의 말

- 영혼은 무른 부분에서 부패를 시작한다.
나는 빨리 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오래된 연애 중

2021.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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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받는 기분 문학과지성 시인선 552
백은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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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말들과 그에 대항하는 시.
<도움받는 기분>에서 1의 도움도 없다는 절망. 무지와 체념의 시어들...

준비되었느냐고 묻는데...
난 아직인가, 이미 늦었어 인가.

- 얼어붙은 말 얼어붙은 입 얼어붙은 빛 윤곽만으로 뒤척이는 공중의 가지들 네 작은 손짓의 의미를 생각하느라 매일매일을 다 써버렸어 눈이 내리는 풍경 속에서 세계가 함몰될 것 같은 풍경속에서 나는 최소한의 언어로 모든 것을 누설하고 최애한의 언어로 무의미에 도달하고 - 코카.콜라 중

- 팽창하며 뒤틀리며 열어젖혀지는 감각을
말로 할 수 없는 절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반복과 나열 중

202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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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가죽의 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4
구병모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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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온 작가의 신작을 읽었는데, 감흥이 덜하다.
이건 약간 독자인 나의 패턴인지도... 그저 혼자만의 슬럼프?

무한한 시공을 살아가는 존재지만 신이라기엔 모자르고 인간이라기엔 넘치는 종족, 옥타비아 버틀러의 와일드씨드(야생종)가 문득 떠올랐다. 그보다는 좀 더 현세적인 이야기지만.

- 1년 내내 건기 아니면 우기에 혹서와 혹한이 반씩 지분을 차지하는 극단적인 기후는 사람을 닮았다. 백 아니면 흑. 나 아니면 너. 우리 아니면 그들. ‘아니면‘의 자리에 ‘과‘나 ‘와‘가 들어가는 일은 흔치 않다. 간혹 짝지어서 불리는 예외도 있는데 죽음과 삶을 가리킬 때. 죽음과 같은 삶, 삶이자 죽음. 생명이 거한 곳에 어김없이 절반의 지분을 차지한, 삶과 죽음. - 11

- 자잘하게 힘쓰는 일, 큰일을 밑에서 떠받치는 일, 무언가를 생산하여 구체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 고되지만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며 그늘에 가려지거나 지워지는 일들의 상당부분이 아주머니라고 불리는 여인들에게 맡겨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주머니는 철저히 멸시당하는 동시에 그 멸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그악스러움이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하는, 아이러니 하면서도 대상화된 존재로, 그런 취급과 인식이 그리 새롭지는 않다. 사람들이 통틀어 옛날이야기라고부르는 전설이나 신화, 민담에는 그른 이들 천지다. 저주와 천대와 박해를 받지만 사실은 유능하거나 은밀한 축복을 받은 이들이, 잘난 척하다 곤경에 빠진 친인척을 구해내고 기운 집안의 부를 일구거나 마을을 구한다. 미아는 형제들과 세상을 거닐 적이 그런 인간들을 비롯하여 그런 인간들을 부리고 버리는 인간들을 숱하게 만나보았으며, 그들에게서 삶의 대처 방식을...... 무엇보다 인간의 바닥을 배웠다. - 63

- 삶이나 사랑에 의미라는 게 있다면, 어디까지나 그것과 충분한 거리를 둘 때 발생하는 것이었다. - 92

202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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