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세트 - 전10권 삼국지 (민음사)
나관중 지음, 이문열 엮음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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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나관중, 이문열 평역

활짝 웃으며 겸양하는 유비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좀 짜증나는 캐릭터.

위,촉,오 시대를 향해 하는 이야기. 그리고 촉 정통론이 바탕이 된 이야기. 그래서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 그건 좀 마음에 안들었다.


그러하되 꿈속에 있으면서 그게 꿈인 줄 어떻게 알며, 흐름 속에 함께 흐르며 어떻게 그 흐름을 느끼겠는가. 꿈이 꿈인 줄 알려면 그 꿈에서 깨어나야 하고, 흐름이 흐름인 줄 알려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로 땅끝에 미치는 큰 앎과 하늘가에 이르는 높은 깨달음이 있어 더러 깨어나고 또 벗어나되, 그 같은 일이 어찌 여느 우리에게까지도 한결같을 수가 있으랴. - p.25

진정한 난세가 이르면, 필요한 것은 문장과 학식이나 사사로운 수양이 아니라 그것들을 활용하고 실천하는 힘이다. - p.39

2013. July

삼국지 2 - 나관중, 이문열 평역

어느 시대고 광적인 독재자는 불지르길 좋아하는 모양이다. 여기선 동탁...

천하의 영웅을 쥐락펴락한 초선도 결국 시절이 지나면 나약하고 미련한 여인으로 변한다는 것이 함정일까.

현명하고 용기있는 여성이 끝까지 그것을 유지 하지 못한 것이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일조한 걸까, 시대가 여성을 그리 만드는 걸까.

삼국지에서 유비가 중요한 인물일지라도 내눈에는 그저 찌질하고 유약한 서생. 아직은...

살펴보면 동탁이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즐겨 사용항 수단은 공포였고 그의 통치는 이른바 공포 정치인 셈이었다. 하지만 백성들을 위압하고 적대 세력을 꺾는 데에 그 어떤 수단보다 빠르고 확실한 효과가 있는 것에 못지않게 계속되기 어렵고 결말이 위험한 것이 또한 공포정치이다. - p.148

2013. July

삼국지 3 - 나관중, 이문열 평역

화타 나오넹:)

물론 난세에 있어서는 친함과 멀어짐이며 모이고 흩어짐이 한가지로 무상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원칙은 있다. 마지막 둘이 남을 때까지는 적보다 친구가 많아야 한다는 것과, 강한 적 하나보다는 약한 적 여럿이 더 무섭다는 것이다. - p.181

2013.July

삼국지 4 - 나관중, 이문열 평역

관우의 모험. 원소가 안되는 이유. 정도로 요약되는 4권.

무서울 정도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유비... 왜 난 그 매력 모르겠는지... ㅋ

이 번 권에서도 역시 조조의 원호 정책이 빛을 발했다. 만가지를 폭력적으로 해결해도 정작 결정적인 인간미가 드러나는 조조.:)

2013. Aug

삼국지 5 - 나관중, 이문열 평역

드디어 만나는 제갈공명. 뛰어난 모사이긴 하지만 합류 분위기는 내심 뾰로퉁하고 그렇네.

그리고 처음으로 진법을 펼치는 전투도 벌어지니, 이제야 세상의 혼돈이 삼국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가 난다.

복고적 이상론자인 유비는 여전히 내 마음엔 떨떠름한 존재일뿐...

주인공이 마음에 내키지 않아선가... 30대엔 삼국지를 읽지 말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제 반 돌았구나...

2013. sep

삼국지 6 - 나관중, 이문열 평역

적벽대전의 이야기. 계속 읽다보면 삼국지 전편에 걸쳐 거의 다 매우 익숙한 이야기임을 괜시리 깨닫게 된다.

적벽의 이야기도 작가의 사관, 정통성에 의해 많은 부분 윤색된 혹은 각색된 이야기들.

알만큼 아는 나이인 나는 나관중의 사관과 정통성에 큰 매력은 못 느끼겠다.

2013. oct

삼국지 7 - 나관중, 이문열 평역

2013.

삼국지 8 - 나관중, 이문열 평역

이제 의무적으로 읽고 있기는 하나, 지겨워질 무렵이면 유의미한 글들이 발견되는 고전.

나의 삼국지 독서는 왠지 유비를 싫어할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인 듯.ㅋ

그러나 관우도, 조조도, 장비도 명이 다했구나...

연의의 허구적인 면은 차치하고라도 너무 깍여진 조조의 평판에 대한 변은 수긍이 된다. 이제 두권....

2014.apr

삼국지 9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기존 유력가들이 다 죽고난 후에야 공명의 출사표는 던져지고... 두둥

과거 지향적이고 보수적 정치이념의 유비 때문에 난 삼국지가 못마땅할 뿐이고...

맹획의 등장. 예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맹획은 왠지 원시적이고 야수적인 이미지였던것 같은데,

읽다보니 오히려 변방의 만족 민족 지도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몇번을 사로잡혀도 끝끝내 굴복하지 않고 또 부딪치는 무모함이

우스워 보이지 않는 이유.

공명의 출사표는 따로 두고 읽어볼 만한 글이긴 한듯.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흘려 볼 내용은 아니고.

2014.sep

삼국지 10

대망의 마지막 권....

모든것이 부질없는 것.

결국 많은 뜻을 모아 세운 나라들은 그렇게 사라져 가는...

삼국지를 제대로 읽고자 세운 계획은 원래 일년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었는데.

읽을 거리가 너무 많아 미루고 밀리다 보니 2013년 7월에 시작한 것이 2015년 1월에 끝나게 되었다.

반성하자..

이제 왠만하면 전집류는 단기간에 읽는 걸로.

어쨌든 읽고나니 후련하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 만큼의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무래도 지금 내 나이에 삼국지라서 일것이라고 위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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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문학과지성 시인선 52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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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서 그런가... 우울하다. 시도 나도 이 시대도.


삶은 내게 너무 헐겁다...... - 나는 식당 주인이 중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 강 중

그것은 거의 연극,
막이 내려도 괴로움은 끝나지 않는다 - 그것은 거의 연극 중

2014.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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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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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북스피어에서 나온 이 책.. 박람강기 프로젝트 3번.

진짜 재밌다. 장르 소설가의 뜻밖의 에세이를 소개한다가 모토인 이 프로젝트. 매우 추천한다.

뭐... 찰스 디킨스나 미야베 미유키에게 큰 관심이 없어 그렇지 -싫어한다는 뜻은 아님, 막 어쩔줄 모르게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

조금만 더 좋아했더라면 그것도 당장 샀을 정도로...

챈들러는 많은 사람들이 접했을 법한 그 경로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40년대 활동한 미국의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가다.

그의 필립 말로 시리즈를 다 구매해 책장에 꼿아두었지만,

날 잡고 쭉 읽어야 겠다는 애매한 기준을 세운 덕에 아직까지 읽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게 본격적인 소설은 뒤로 밀리고 어느날 우연히 집어든 이 서간집이 나를 빵 터지게 하고 만 것.

냉소적인 말투로 츤츤대는 것이 어찌나 재미진지, 어찌나 위트가 넘치는 지, 매력적인 인물 그 자체 아닌가 말이다.

헤밍웨이에 관한 그의 사견은 큭큭 웃음이... (심지어 살짝 동의해 주고 싶은 구석도 있고...) 나고야 말았고.

고양이 타키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는 거의 이 남자를 사랑할 지경이었으며,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어찌나 섬세하고 심약한 모습을 보이는지 측은 하기도...

마지막에 편집 후기 마저도 호감.:)


언젠가 당신이, 내 편지들에 출판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고 했던 일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군요. 새삼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 기억이 틀렸다면 편지들을 다 없애야겠다 싶어서죠. 당신 친구 하나가 나를 `지독한 자기중심주의자`라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나는 스스로 제법 겸손한 남자라고 생각했지만, 그 친구가 옳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요. 작가들이란 모두 자기중심적이기 마련입니다. 마음과 영혼을 소진하며 글을 쓰다 보면 결국 자기 안으로 파고들게 되니까. 최근에는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칭찬을 너무 많이 듣는 데다, 너무 외로운 삶을 살고 있고, 이제 다른 어떤 희망도 없기 때문입니다. -p. 12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력 따위를 원하는 걸까요? 그게 왜 중요해요? 그리고 왜 작가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논해야만 합니까? 그저 지루할 뿐인 것을. 나는 일리노이 주의 시카고에서, 너무 오래전이라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싶은 언젠가 태어났습니다. - p. 13

우리집 거실에는 전망 창이 있어서 만 너머 남쪽으로 포인트 로마와 샌디에이고의 서쪽 지역이 보이고, 밤이면 불빛이 길게 늘어선 해안선이 마치 무릎 위에 드리워지는 듯합니다. 우리 라디오 작가가 한번 나를 만나러 여기 내려온 적이 있는데 이 창 앞에 앉아서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며 울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여기 살고, 아주 지긋지긋해요. -p. 55

나는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은가? 나는 노벨 문학상을 타고 싶은가? 그렇게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야. 도대체 말이죠. 이류급 작가들한테 노벨상을 남발하니 나까지 관심을 갖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스웨덴까지 가야 하고 차려입어야 하고 연설도 해야 하고. 노벨 문학상이 그럴 가치가 있을까요? 흥, 아니죠. -p. 61

애초에 작가한테, `독자는 신경쓰지마라.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써라`라고 조언한 멍청이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작가도 무언가를 `쓰고` 싶어 하지 않아요. 어떤 효과를 재연하거나 표현하길 원하지요. -p. 65

필립 말로와 나는 상류층 사람들이 욕조에 몸을 담그고 돈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경멸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그 사람들을 경멸하는 이유는 그들이 위선적이기 때문입니다. -p. 169

나는 돈이나 어떤 특권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다만 사랑 때문에, 어떤 세계에 대한 이상한 미련 때문에 글을 쓰는 거죠. 사람들이 치밀하게 생각하고 거의 사라진 문화의 언어로 말을 하는 그런 세계 말입니다. 나는 그런 세계가 좋습니다. -p.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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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매일 문학과지성 시인선 351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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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시 한 줄을 축으로 세계가 낯선 자전을 시작한다 - 앤솔러지 중

이 한줄이 다른 무엇보다 진은영 시인의 시를 잘 표현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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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아 문학과지성 시인선 454
김이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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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전혀 읽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시라고는 중고등학교때 줄줄 외워가며 시어 하나하나의 의미와 의도를 밑줄치며 공부했던 것이 전부 였는데,

살다보니, 긴글로도 다 못하는 말들이 시로는 표현된다는 것을 어느 순간 느끼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밀린 숙제하듯, 시집을 읽기 시작하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배로 넓어지는 기분도 들었다.

가끔 만나는 알수 없는 말을 하는 시들도 있지만...



김이듬의 히스테리아.

나는 매우 좋다.


어둠이 오면 밝아지는 너
주변이 잠잠해지는 순간에 깨어나는 너
시련이나 고통을 환대하는 너
너는 평범하다 - 파수 중

집안 조상 중에 기생 하나 없었다는게 이상하다
창가에 달 오르면 부푼 가슴으로 가야금을 뜯던 관비 고모도 없고
술자리 시중이 싫어 자결한 할미도 없다는 거
인물 좋았던 계집종 어미도 없었고
색색 비단을 팔러 강을 건너던 삼촌도 없었다는 거
온갖 멸시와 천대에 칼을 뽑아 들었던 백정 할아비도 없었다는 말은
너무나 서운하다
국란 때마다 나라 구한 조상은 있어도 기생으로
팔려 간 딸 하나 없었다는 말은 진짜 쓸쓸하다 - 시골 창녀 중

감퇴되지 않는 나는
자연 발화한 숲처럼 타올라서 아무도
내 언저리에 앉지 못했다 - 범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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