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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삼십팔만원의 전 재산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아무런 저항없이 내어주어야 하는 청춘의 삶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초라했던 청춘의 기억이 어떻게 한사람에게 자리잡는지 그런 이야기.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는 매우 좋았다.
정용준의 선릉산책과 함께.
내 사랑을 되돌려줘, 나에게서 빼앗아가지 말아주오. 노래를 따라부르며 필용은 생각했다.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문산에 가서 말하겠다. 양희야, 너의 허스키를 사랑해, 너의 스키니한 몸을 사랑해, 너의 가벼운 주머니와 식욕없음을 사랑해,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 너의 허무를 사랑해, 너의 내일 없음을 사랑해. - p. 34
이런 곳에서, 이렇게 모든 것이 득의 만만하게 생장하고 있는 곳에서 그런 허무가 왔다니, 무기력이 왔다니,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 p. 35
이윽고 필용은 말없이 르망에 올라탔다. 문산까지 오는 동안 필용이 전율했던 사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주 뻥 뚫린 것처럼 없어지고 말았다. 필용은 울었다. 울면서 무엇으로 대체되지도 좀 다르게 변형되지도 않고 무언가가 아주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완전히 이해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 p. 38
그런 말들이 차고 넘치는 하루하루가 아니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은 형편없이 나빠지는데 좋은 사람들, 자꾸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쁘면서도 부끄러워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다가 괜히 마음으로 거리를 두었다가 여전한 호의를 숨기지 못해 돌아가는 것은 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랑하죠, 오늘도,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채 끝나지 않았지, 라고. - 작가노트 중
2016. Apr.
내 사랑을 되돌려줘, 나에게서 빼앗아가지 말아주오. 노래를 따라부르며 필용은 생각했다.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문산에 가서 말하겠다. 양희야, 너의 허스키를 사랑해, 너의 스키니한 몸을 사랑해, 너의 가벼운 주머니와 식욕없음을 사랑해,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 너의 허무를 사랑해, 너의 내일 없음을 사랑해. - p. 34
이런 곳에서, 이렇게 모든 것이 득의 만만하게 생장하고 있는 곳에서 그런 허무가 왔다니, 무기력이 왔다니,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 p. 35
이윽고 필용은 말없이 르망에 올라탔다. 문산까지 오는 동안 필용이 전율했던 사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아주 뻥 뚫린 것처럼 없어지고 말았다. 필용은 울었다. 울면서 무엇으로 대체되지도 좀 다르게 변형되지도 않고 무언가가 아주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완전히 이해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 p. 38
그런 말들이 차고 넘치는 하루하루가 아니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은 형편없이 나빠지는데 좋은 사람들, 자꾸 보고 싶은 얼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쁘면서도 부끄러워지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했다가 괜히 마음으로 거리를 두었다가 여전한 호의를 숨기지 못해 돌아가는 것은 나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랑하죠, 오늘도,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채 끝나지 않았지, 라고. -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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