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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설 상.하 세트 - 전2권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쓰루코,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 네 자매를 중심으로 특별한 사건 사고보다는 심리의 묘사와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
혼기가 좀 지나버린 유키코의 선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는데, 오사카 상류집안이라는 배경에 무게를 두어 간사이 문화를 보여준다.
셋째 시집보내기가 주요 내용인지라, 무슨 가축 평가하듯 신체검사서까지 오고가는 싸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 시절은 집안의 남자가 여자 가족들을 책임지고 관리하던 시절이었으니... 뭐... 어쨌든 그런 시절이지 싶은 것.
두권 분량의 책을 관통하는 큰 주제가 있다기 보다는 소소함의 미학이랄까 그런 감상에 저격하는 스타일인데, 그래서인지 술술 읽히기는 한다.
시기적으론 한국의 해방 전 1930년대. 이미지로는 일제강점기의 스타일과 분위기라서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조선침략과 러일전쟁 중일전쟁까지 벌려놓은 전범국 입장에서 유럽에 전쟁이 터질까 말까 토론하는 한가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처구니가 없긴하지만.
이렇게나 세계의 정세가 전운이 감도는 어지러운 시절, 전쟁에 이미 깊히 몸을 담그고 있는 일본이야기에, 조선에 관하여서는 의아하리만큼 언급되지 않는 것은 정말 자기들의 속국 이상이 아니라 여기는 마음 탓인가 싶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시각은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적나라하다.
열차 삼등칸에 탑승한 조선인 가족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그 시절 하층민의 모습으로 스치듯 등장한다.
2022. apr.
#세설 #다니자키준이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