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워버린 무심한 마음의 조각들.김소연 시인의 해설의 각주에는 최승자 시인의 대담 일부가 인용되어 있다.˝최승자의 이름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겠지요. 고맙기도 해요.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것이 남성 평론가들의 씁쓸한 분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 시인과 여자 시인이라는 단순한 구분에서 시작된 발상이라는 거지요. <좀 괜찮은 흑인이야>라고 말하는 백인들처럼 말입니다.˝날 것의 언어, 내뱉으면 손이라도 벨 것 같은 날카로운 언어들은 시인 자신의 예민한 의식이었지만, 세상의 시선에는 여성 시인의 언어로 한정지어질 수 밖에 없는 한계. 그것에 대한 약간의 원망어린 발언이 왜인지 나에게도 약간 죄송스런 마음이 들게 한다.이번 시집에는 날카로움보다는 일상의 언어와 같은 편안함 속의 예민함이 깃들어 있는듯 느껴진다.그렇다고 막 희망적이거나 그렇진 않다. 사람이 어찌 쉽게 바뀌겠나... 체념과 내려놓음. 그런것들?어머니가 내게 남겨주고 간 유산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갖고 있었던 죽음의 관념 혹은 죽음의 감각을 산산이 깨뜨려 주고 나로 하여금 이 일회적인 삶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게끔 해주었고, 그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잘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과 용기와 각오를 갖게 해준 계기라고 말했다. - 116, 해설 중 최승자 시인의 말 인용.진짜 혁명이 안 되는 이유는우리들의 너무 많은 이기심 때문이다 - 하루 종일 중.고독이 없었더라면 나는 살 수 없었을 것이다 - 나의 생존 증명서는 중.영원이라 할 만큼 오늘 그대는 가득하다 - 세상 위 백지에다 중.2016. A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