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교향곡을 들으며 읽었다.

그러나 그 곡과는 크게 어울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 삐딱한 시선때문일것이다.

역자는 제르트뤼드의 사랑이 외적인 이유로 변심한 것이라고 괘씸하다는데.

그렇게 여기기만 한다면 역시 제르트뤼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또 그런들 뭐가 나쁜가?

자기가 동정심과 연민으로 데려다 보살핀 제르트뤼드를 사랑하게 된 것을 도덕적 의무와 종교적 신념으로 얼버무리고, 아내에 대한 불만과 몰이해를 부도덕함과 질투로 치부하는 자가... 바로 그 목사 아니던가.

제르트뤼드는 보지 못한다는 큰 벽 뒤에서 오직 목사의 사상과 그의 말로만 세상을 바라봐 왔는데,

실제로 인간의 어두운 면과 아름답게 완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알려주기를 주저하고, 막상 제르트뤼드의 눈이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곧바로 알리지 않았던데서 그 혐의의 근거를 두고 싶다.

그것은 물론 보호자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제르트뤼드를 자신이 포용가능한 세상안에 두고싶어하는 소유욕일 수도 있고, 더 큰 세상으로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벽 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삐딱한 읽기는... 고쳐지기는 할까.

종교적인 색채도 난 무척 별로다.

2015. Au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