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묘사지만 묘사의 대상이 폐허라는 아이러니.무력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런 생각도 하게 되는 디스토피아의 정서.사바삼사라 서가 솔직히 스타일의 측면에서 너무 취향의 반대였어서... 이번 책이 너무 반갑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풍경을 새삼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삶이란 게 그렇지. 어떻게든 잘 참고 견디고 버티는 듯하다가도, 팽팽하게 당긴 끈처럼 한순간에 툭 끊어져 다 무너져버릴 때가 있지. 부디 그들이 물고기의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기를. - 고래눈이 내리다, 16- 바다가 너무 더워져서 증발이 멈추지 않는구나. 태풍이란 놈이 멈추려면 어딘가 바람을 식히고 진정시킬 차가운 바다가 있어야 하는데, 저 위에 이제 차가운 바다가 남아 있지 않아.세상의 끈이 끊어졌군요.내가 말했다.하지만 세상도 오래 참고 견뎠어요. 의연하고도 인내심있게. - 고래눈이 내리다 , 21- 우리 인생도 선택으로 가득해. 하지만 그래봤자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왜냐하면 어차피 평생 갈 수 있는 길이 하나뿐이라면 결국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영웅적인 선택도 바보스러운 선택도 할 수가 없어. 원하지 않는 길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그렇게 우리는 다 자신의 인생에서 소외되는 거야......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아. 선택지가 나타났을 때 알게 되는 거야. '나는 저 모든 길을 다 갈 수 있겠구나.' 세계의 이면을 다 보고, 모든 가능성의 경로와 결과를 다 볼 수 있겠구나...... 그걸 알게 되는 순간 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세계의 주인공이 되는 거야. 그게 바로 게임이야. 그게 진짜 게임 시나리오라고. - 저예산 프로젝트, 46- 우리는 계속 어떤 과정 사이에 있었다. 마음을 정착할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무엇인가를 기다렸다. 무엇을 하려 하든 '아아, 그래, 도착한 다음에 해야지'하고 생각했다. 떠날 곳도 도달할 곳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 새벽 기차 , 1882025. jun.#고래눈이내리다 #김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