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 오늘의 젊은 작가 48
박대겸 지음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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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리즈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제목과 책 소개도 흥미를 유발하고 표지도 꽤 귀여워서 기대하며 읽기 시작.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이 일주일 후 인류의 멸절을 예언하며 극히 일부의 인류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영상이 등장하고, 뭔가 엄청난 혼란이 일어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그저 일상을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이 그려진다.

주인공의 무덤덤한 듯한 태도와 소소한 일상들도 평범함이 주는 안도감을 주며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 슬슬 쌓여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잉? 하게 되는 진행이... (주인공이 정말 산으로 가버리는)

뭐랄까 좀 어수선하달까...
좀 더 등장인물들을 집중해서 그렸다면 나았을까?

평범한 주인공이 인류 구원의 히어로화되는 지점도 충분히 있을 법한 설정이긴 한데.
이야기의 무드와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젊은 작가 시리즈 초반에는 정말 보석 같은 작품을 종종 발견했는데 요즘은 타율이 좀 떨어진 느낌... 아쉬워...

- 우리가 개발한 딜리트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인식하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할 테니까. 통증을 느낄 새도 없고, 거의 실시간으로 주변 사람들도 같이 죽을 터이기에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을 테니까. 고통이나 두려움이나 절망 따위 없는 순식간의 죽음. 모든 생명체가 원하는 죽음의 형태 아닌가. 말 그대로 소멸이다. - 10

- 그래, 여기서 중요한 건, 힘 없고 나이 어린 소녀가 불가능해 보이는 무언가를 해냈다는 점이야. 그리고 그것이 아주 값진 성과를 이뤄 냈다는 점이야.
물론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인해 본인의 삶은 해피하다고도 새드하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긴 하지만, 근데 인생이란 게 그런 나날의 연속 아닌가? 그건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것 같아. - 83

-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의 의자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고. 나의 의지라고. - 103

- 나는 내가 있는 이 세계가 제일 소중해. 내가 온전히 나로서 있을 수 있는 이 세계가 소중하고, 내 곁에 있는 친구들, 가족,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소중해. 이들과 함께 있는 지금 이 세계가 진짜 나의 세계고, 진짜 나로서 있을 수 있는 세계야. 그렇기 때문이 이틀 뒤 이 세계가 정말로 사라진다면,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나도 사라지는 거야. 가족과 친구들이 없는 나는 더 이상 나라고 할 수 없겠지. 그러니까 살아 보겠다고 나 혼자 다른 세계로 떠나거나 하는 일은 없어. 그것보다는 이 세계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이 세계가 사라지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 아등바등할 거야. 이것이 나의 의지고, 어쩌면 이것이 신의 의지라고도 생각해. - 115

- 그럴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기만 하는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지구에 살아갈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 225

2025. jul.

#외계인이인류를멸망시킨대 #박대겸 #오늘의젊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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