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399
이수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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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시들이 취향에 맞았다.

<불가능한 벽> <나는 너의 시체를 가지고 있다> 가 좋았다.

- 바닥에 놓여 있어도
내 두 발은 가라앉지 않는다.
돌로 누르고 눌러놓아도
일요일은 떠오르고
돌과 함께 떠오르고
돌과 함께
나를 깨뜨린다. - 일요일의 아침 식사 중

- 소용돌이가 내게로 왔다. 와서 멈추었다. - 어떤 소용돌이 중

- <나는 너의 시체를 가지고 있다>
나는 너의 불을 가지고 있다. 얼어붙은 불, 가만히 불어본다. 너는 불을 깨닫지 않는다.

어두워지는 저녁, 도시의 귀환을 끌어안고 땅 밑을 걸어간다. 심장에 박힌 발을 떼내었지 더 넓은 지푸라기 떼들을 기다리면서

너를 해치고 너를 되돌려주는 일

하늘을 때려눕힌다. 하늘을 따라간다. 다만 움츠러들었던 검은 스토브와 허겁지겁 솟구친 오늘 싹이 난 눈금에 대해 친절할 것이며

움직이지 않는 노래를
얼어붙은 너의 입속에 남겨둘 것

굳어진 태양이 벽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본다. 나는 마치 최후의 날씨가 되어 일몰을 미루고 일몰을 버린다.

너를 바꾸지 않고 너를 여러 개로 바꿀 뿐인 저녁

나는 너의 시체를 가지고 있다.
네가 없는 너의 시체

이제 아무것도 너를 가로질러 가지 않는다.

- 나는 발생하지 않은 채로 지속된다.
내가 심었던 것을 내가 파낸다. 존재하는 것 존재하려는 것 존재가 풀리는 것을. 내가 파낼 때 진행되기 시작하는 식물을 - 나는 발생하지 않은 채로 지속된다 중

2024.. sep.

#언제나너무많은비들 #이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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