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조차도 민음사 모던 클래식 56
존 맥그리거 지음, 이수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분열적 문장들을 번역하는데 애먹었겠다.... 싶은 감상.

삶의 여유라고는 1도 없는 빈곤하고 외로운 처지의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포자기를 넘어선 중독자인 인간이 횡설수설 혹은 중언부언, 읊조리는 분열적 외침들.

피곤한 독백이 이어지고 이토록 파절되는 혼잣말로 책 한 권을 썼다는 점이 집요하다고도 ...

보통은 집중이 어려운 스타일의 글인데, 좀 휘몰아치듯 읽는 느낌으로 생각보다 몰입이 된다.

화자가 유령 같기도 하지만, 사회에서 소외되는 이들의 시선의 총합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모든 소외계층의 목소리가 이런 죽음에도 역사가 있다고 말하는...


- 우리가 복닥거리며 몰려들지만, 그들은 우리를 보지 않는다. 물론 보지 못한다. 어떻게 보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하다. 이전에도, 오랫동안 이런 일을 겪어 왔다. 이렇게 되기 전에도. - 15

- 땅까지는 까마득하고 네 손에 든 가지는 쓸모없는 죽은 나무 조각이고 너는 허공으로 낙하 - 46

- 나도 여유만 있었으면 맘 좋은 남자란 걸 예수도 알아
그러는 너는 어쨌을 - 54

- 모든 기다림은 끝나고 그의 눈물이 모두 닦이고 그렇게 다 그런거지. - 123

- 일부러 과용하면서 그럴 생각도 해 봤고, 마이크가 아는 마약쟁이들은 대부분, 주사를 맞는 반은 그 생각을 하면서, 그걸 저지를 생각을 해 보았을 테니까. 뛰어내리고, 목매달고, 물에 빠지고, 불 지르고, 질 나쁜 술집에서 시비를 붙어 칼에 찔려 버릴까 생각을 했고. 마이크한테 계속 생각하는 한 가지는 버스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학교 때 친구가 그랬기 때문인지 늘 생각이 나서. 제대로만 해내면 쉽고도 빠른 길로 보이고 일부러 그랬는지 아무도 모를 테니까, 만약 부모들이 얘기한 것처럼 저 신의 말씀 어쩌고 하는 것들이 모두 사실이었다고 해도 너무 용서받지 못할 죄 같은 것처럼 보이지 않고 모면할 수 있는 길 같았으니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랬다. - 163

2024. mar.

#개들조차도 #존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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