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2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박형섭 옮김 / 민음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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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가 일으키는 혼돈.

아무도 타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기적인 사회의 단면을 극대화한 느낌이다.

어느 날 광장에 등장한 코뿔소는 시민들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사라진 코뿔소의 잔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남아 무수한 소문과 주장들을 양산한다.
그리고 단순히 동물원같은 곳에서 탈출한 코뿔소 몇마리가 아닌 사람들이 코뿔소로 변하고 있는 이상한 상황으로 악화된다.

현실과 괴리된 채로 음모론을 주장하는 직장동료와 카페에서 이상한 논리를 펼치는 논리학자 들이 등장하는데, 이건 부조리극 그 자체로 존재한다.
이렇듯 다양한 화자 속에서 주인공인 베랑제는 세상과 섞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알콜의존증도 있는데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하나 둘 코뿔소로 변해버리는 상황에서 베랑제는 끝끝내 세상의 최후의 인간으로 남겠다는 다짐을 보여준다.
그 다짐이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항하는 인간이 이전에는 사회와 어우러지지 못했던 인간이라는 지점이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2024. jan.

#코뿔소 #외젠이오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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