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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공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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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작가들의 언어가 녹아들어있다.
정말이지 취향저격인 작가.

너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딱히 없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 일정한 나이가 된 사람에게는 그것이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고, 완벽한 선택이, 심지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젊은 사람이 자살하면 실수일 수밖에 없지만 그 경우와는 다르다고.
한번은 나는 짧은 소설 같은 삶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라는 문장으로 내게 충격을 주기도 했어요. - 12

- 죽음을 설명할 수가 없죠. 그리고 사랑은 그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죠. - 51

- 후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야. 지독한 게으름뱅이나 겁쟁이라서 꿈을 가꾸지 못하고 중도 포기했다는 불쾌한 감정을 자주 느꼈어. 하지만 옳은 결정을 했다는 확증이 필요하면, 썼던 글을 보기만 하면 됐지. 과거에는 극렬한 책벌레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독서에, 특히 소설에 흥미를 잃었어. 아마 매일 보는 현실과 관계있겠지만, 꾸며 낸 문제들이 넘쳐 나는 꾸며 낸 삶을 사는 꾸며 낸 인물들의 사연에 넌더리 나기 시작했지. - 91

-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지요, 처음 읽고 맘에 들었던 책이면 더욱 그렇죠. 그 느낌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어떤 이유에서든 처음처럼 흡족하지 않을 공산이 크죠. 늘 그런 일을 겪는데(나이 들면서 점점 더), 이런 상황을 접하면 그 여파가 너무 심해서 좋아하는 책을 다시 펼치기가 조심스러워지죠.
산문 문체는 예전처럼 좋았고 위트도 여전히 날카롭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기억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달라진 게 있어요. 두 번째 읽으니 저자에게 호감이 가지 않아요. 심지어 싫은 구석이 있어요. 여성들을 향한 적개심, 전에는 그걸 놓쳤을까, 아니면 내가 잊고 있었을까? - 96

- 하지만 이건 딜레마야, 그렇지 않아? 특권층은 자기 이야기를 쓰면 안 되지. 쓰게 놔두면 백인 제국주의 가부장제가 심화되니까. 그런데 그들이 다른 집단에 대해 쓰는 것도 안돼. 그러면 문화적인 도용이 되니까. - 224

2022. apr.

#친구 #시그리드누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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