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개인의 좌절의 기록지 같지만, 그것대로 의미하는게 있을 것이다. 발랄한 문체만 남은 기분이기도 하지만, 자기 비하의 문장들은 매우 취향저격인데, 그래서 작가에겐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듬.기대보다는 평이했다.- 나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살아있음의 거지 같음을. - 8- 이미 만원인 채로 정류장에 멈춰 선 버스에 몸을 구겨넣으며 나는 오늘 하루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다. 내 인생에 대한 희망을 저버린 것과 같은 방식으로. - 9- 여차하면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마음먹은 뒤로는 모든 게 편해졌다. 아무렇지도 않다. 거짓말이다. - 22- 내가 버티고 겪어온 이 모든 일이 고작 이런 인생을 위해서 였다는 생각을 하면 한없이 쓸쓸해진다. - 31- 태초에 사념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 어릴 적에는 생각이 많고 다방면의 고민을 하는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능력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끝에는 언제나 자괴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생각은 인간을 외롭고, 공허하게 만든다. - 1122020.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