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 들도록 오래 책을 읽자면 신체 강건해야하고, 컨디션조차 최상으로 유지해야한다. 하물며 독서가 한가한 이의 잡기요, 심심풀이 땅콩이라니! 많은 에너지와 끝없는 열정이 요구되는 책읽기는 육체노동 못지않은 중노동이 아닐수 없다.

2
시간은 한정되고, 일상은 분주하니 책을 읽기 위해서는 최상의 책, 고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 좋은 약이 입에 쓰듯 좋은 책도 냉큼 먹을 수 없다. 우선 이해하기쉽고 흥미진진한, 먹기좋고 달콤한 책, 가벼운 책은 도처에 넘쳐나고, 우리를 유혹하지만 꾿꾿하게 고전을 고집해야 한다.

3
평생 단 한 권의 책을 읽지 않아도 아무걱정, 아무 탈 없이 살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평생 쉼 없이 읽어도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 힘든게 또한 우리 삶이다.

4
“언론에서 나를 은둔자라고 이름 붙인 건 세상의 편견일 수 있다. 나는 근본적으로 세상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작품 하는 사람의 생리상 자기 작품에 충실하자면 불필요한 일에 등 돌린 채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술과 대중적 상품 사이의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숙명처럼 받아들여져 있고, 우리 모두는 그 숙명에 철저히 길들여지고 세뇌되어 있다. 나는 그 숙명에 완강히 저항하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영화예술에 바치는 경애심이다.” - 배용균 감독 인터뷰

5
- 당신 알다시피 내가 평생 책을 읽어왔잖아? 예전에는 그 뜻을 몰랐거든. 근데 이제사 조금씩 알겠어.
- 참 이상하네, 뜻을 모르는데 어떻게 책을 놓지않고 계속 읽었대요?
- 그러게...뭐 대충 알긴했지만 전체 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는 거지. 그러던게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를 지금은 좀 알겠어.
- 당신, 그런 말 예전에도 했어요. 그때도 당최 뜻을 모르겠다고.
- 그랬었나? 암튼 당시는 비록 이해가 안 갈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손에 들고있으면 언젠가 알게되나봐.

6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맞는 말이다. 이게 무엇인지 암중모색하던차, 결국 그 의미를 알게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처럼 고단한 시절에, 이처럼 지루하기만 일상에 이만한 기쁨이 어데있겠는지.

7
이토록 시간관리에 철저하고, 신체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며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고전은 물론이고 새로운 책, 좀더 많은 책을 읽고싶어서다.

8
"예전에 어떤 친구가 내게 물었다. 공부가 재미있냐고. 그때는 '그냥 직업이니까 하는 거지, 뭐' 하고 지나갔지만 , 사실 나로서는 공부도 안 하려면 대체 왜 사나? 싶다. 그러니 나의 공부 얘기는 내가 좋아하던 책 얘기이고, 내가 사는 얘기이기도 하다. " - 강대진 <비극의 비밀> 머리말에서

9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뜨자마자 맨 처음 생각하는게 책이다. 하루이틀이 아니라 평생 이랬다. 그냥 아무 책이나 떠올린다. 가령 오늘 읽을 책, 앞으로 읽고싶은책, 우연히 머리에 떠오르는 어떤 책, 사고싶은 책, 이 책 저 책...그것이 어떤 책이든 단지 책이면 된다. 왜 돈이 필요한가?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왜 오래 살아야하는가? 책을 많이 읽고싶어서다. 만약 나에게 책만 준다면 깊은 산속, 아니 고도에 가서도 끄떡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10
"오늘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었다.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희곡이지만, 내용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전집을 펼 때 흔히 지나쳐버리곤 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를 대할 경우 늘 그러했듯이 이 희곡을 다시 읽고 나서 나는 이 작품에 대한 내 지식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불완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우리 지식은 늘 불완전할 것이고, 책장을 넘길 힘과 책 읽을 마음이 남아 있는 한 늘 우리 지식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조지 기싱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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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키치는 뻔뻔스러움의 자리에 허위의식이 자리잡은 통속예술을 말한다. 그것은 자기 기만적이거나 자기 만족적이며 무엇보다 감상이 용이하고 피상적인 사이비예술이다. 키치가 감상자에게 아첨하고 거짓된 예술이라는 것은 통속예술과 다를 바 없지만 그것은 통속예술과 달리 순수예술에 기생한다. 즉 고급예술 혹은 진지하고 세련된 예술로 받아들여지길 원한다는 점에서 통속예술과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거다. 또한 키치는 그 감상이 지극히 피상적인 인식에 기초해 있고 어떤 긴장도 요구하지 않는 안일한 예술작품임에도 순수예술의 한 자리를 요구한다. 그리하여 이중의 악덕을 지니게 되는데, 하나는 통속예술 고유의 악덕과 다른 하나는 오만이라는 악덕이다. 어떤 경우에는 제3의 악덕까지도 있다. 키치의 생산자가 자기 작업의 사기성을 알면서도 고급예술임을 위장하는 경우로서, 이때에는 거짓과 위선이라는 새로운 악덕이 부과된다."

"키치는 민주적이고 중간적이고 조촐한 것, 즉 프티부르주아적인 것이다. 키치는 단지 숫자만을 고려하며, 절대 다수의 적당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민주적·공리적 예술양식이다. 고도의 집중과 오랜 훈련을 요구하는 모욕적인(?) 고급예술과는 반대로 키치는, 감상자의 마음에 스미며 그 달콤함(때로는 시큼함)으로 추근댄다. 키치는 독창성과는 반대의 예술양식이고, 탁월함에 대한 범용함의 승리이며 천재에 대한 재능의 승리다." - 조송배

티켓 파는 지휘자

지휘자가 연주를 앞두고 행여 아이들의 소란으로 연주회장 분위기를 망치지 않을까 염려한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의 연주시간이 무려 70여분에 이르는데, 과연 청중들이 참고 들을 수 있을지도 걱정한다. 티켓이 안 팔리다 보니 지휘자가 손수 나서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무료로 와서 들어 보라 해도 오지 않는데 누가 돈을 주고 살까. 한때 시향 지휘자이셨던 S선생의 푸념이다.

키치. 어중간한 예술, 고급예술에 기생한 사이비 예술, 시큼하고 느끼한 것. 이제 키치는 한발 나아가 키치적인 독자와 관객을 양산하기에 이른다. 교양과 우아함으로 치장한 청중들의 몸짓 사이를 떠돌며 완고하게 자리잡은 키치적인 것.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에서 주연 여배우의 비극적 상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배경음악 <죽음과 소녀>를 접한 후, 뒤늦게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에 관심을 갖는 감상자들. 이들의 문제는 이 음악이 영화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곡을 들을 때마다 그 상황과 결부시킨다는 점이다.

이런 예는 한두 가지가 아닌데, 가령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을 감상할 때 '월광'을 떠올리거나 반드시 '운명'을 연상해야만 <교향곡 제5번>을 제대로 감상하는 듯한 태도도 마찬가지며, 이런 인상주의적 감상 방식은 다름 아닌 키치적 산물이기도 하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지오르다노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예>에서 나오는 아리아 '람마 모르타'는 몰라도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유명하다. 오래전 토요음악감상회 때의 에피소드 한 토막. 푸치니와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를 소개하기에 앞서 아그네스 발차가 부르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강조해야 하고, 굳이 신경숙의 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함께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것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아리아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로베르트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가 부르는 노래는 정작 뒷전이고 그들이 미남미녀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선호되고, 험프리 보가트와 마를린 몬로, 장 가방과 알랑 들롱이 나와야 반응하는 이 적당한 교양, 이 시큼한 냄새, 이 느끼한 키치적 상황은 일말의 위기감을 떠올리게 한다.

상당수 오디오매니어는 정작 음악을 좋아하기보다 오디오 기기와 소리에만 집착한다. 주객이 전도된 셈인데, 음악보다 오디오 자랑에 더 열을 올리는 그들은 어떤 기기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가가 주요한 관심사다. 더욱 문제는 자신들의 세계에 타인의 접근을 쉬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 일종의 선민의식이랄 수 있겠는데, 이들의 모임은 마치 비밀결사체를 방불케 한다. 이런 식의 배타적인 섹티즘은 이들 뿐 아니라 클래식을 전공하는 상당수 음악인과 클래식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키치의 진원지는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그 당시 여러 명의 오디오, 클래식 매니아를 만났지만 어느 누구도 음악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 앞에서 말한대로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음악 주변의 가십과 오디오 기기에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즈음 새로 안 사실인데, 음악을 전공하는 이들조차 음악을 화제로 삼기를 꺼린다. 아마추어인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일이지만, 맨날 음악 속에 살다보니 지겨워서 그런가 보다 라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느 날 퇴근 무렵 창밖을 바라보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오르프의 <카르미나 브라나>를 감동적으로 들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감동을 잊지 못한 나머지 귀가하자마자 소유하고 있던 고급 오디오로 곡을 다시 들어봤다고 한다. 그러나 조금 전 라디오에서 받았던 감동을 맛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음악은 결코 오디오 성능 여부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좋아하면 아무리 낡은 라디오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나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부득이 국산 오디오에 2급 시디를 주로 듣는 편인데, 간혹 오디오 매니아들을 만나면 내가 소장한 시디를 자랑하고픈 생각이 들어 말을 꺼내보지만 아예 경청할 가치조차 없다는 듯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다. 이들에겐 최상의 음반, 최상의 음질, 최고의 연주자가 연주한 음반이 중요하지 그밖의 것들은 감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키치

나는 내 주변의 문화적 현실을 키치적인 너무나 키치적인 상황이라고 단언한다. 키치의 만연은 말할 것 없고 예비작가 기성작가 할 것 없이 모두가 키치적 상황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과장하면, 대규모적인 웅대함이 특징인 말러의 교향곡조차 키치로 분류될 수 있다. 융통성이 없이 외형적 스케일만을 염두에 두었을 뿐 아니라 베토벤의 아류라고 비판받기도 하니까.

그러기로 말하면 서머셑 모옴도 마찬가지 아닐까? 대작 <인간의 굴레>는 좀 망설여지지만 부를 안겨준 대부분의 희곡과 소설은 거의2급 수준으로 폄하되는 실정이니 말이다. 한때 국내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던 이문열 경우 <황제를 위하여>를 제외한 여타 작품은 키치에 불과하다, 라고 말하면 지나칠까?

다시 반복한다. 키치란 순수예술에 기생해서 "독창성과는 반대의 예술양식이고, 탁월함에 대한 범용함의 승리이며 천재에 대한 재능의 승리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할 일은 이런 식의 확대 해석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키치적 상황부터 차근차근 따져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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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카를로스 사우라

스페인 태생의 영화감독 카를로스 사우라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음악과 함께 영화는 내가 평생 즐기는 대상들인데, 최근 그의 작품 <까마귀 기르기>가 DVD로 출시되었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주문한 바 있다.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에 보니,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카를로스 사우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 중 기자가 팔순을 바라보는 그에게 나이를 언급하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다. 매 순간, 만족하면서 산다.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순간 순간 흘러가는 인생, 결코 되돌이킬 수 없는 인생, 그러다 조용히 사라지는 인생, 더 바랄것도 아쉬울것도 없는 인생, 단 한 번뿐이라서 더욱 소중한 인생, 게다가 트럼펫까지 즐길 수 있으니 무엇을 더 바랄까.

2.무대

무대에 오르기 전과 후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가령 오르기 전에는 취미생활이니 아마추어니 하며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일단 무대에 선 순간 청중은 돌변합니다. 그들은 단지 좋은 연주인가 나쁜 연주인가만을 판단할 따름인거죠. 무대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청중을 절대 우습게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이죠.

3.아마추어와 프로

아마추어냐 프로냐, 아마추어긴한데, 최상급의 아마추어냐 싸구려 아마추어냐, 진한 감동을 주느냐, 하품나게 지루하냐......이 모두는 결국,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하기에 달린 것입니다. 당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는가? 땀은 얼마나 많이 흘렸는가.....세상엔 결코 공짜가 없고, 노력의 결과를 바라보는 청중의 판단은 냉철, 준엄한 것이죠.

4.<희생>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희생>에 나오는 한 장면. 어떤 이가 늦둥이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애야! 옛날에 팜베라는 노승이 있었단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죽은 나무에 정성껏 물을 주었는데, 그렇게 한 3년쯤 쉬지 않고 같은 일을 반복했더니 글쎄, 죽은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지 뭐냐. 아무리 시시해 보이는 일이라도 오랫동안 정성껏 반복한다면, 언젠가 소망한 것이 이뤄지기 마련이란다. 어떠냐. 하다못해 화장실에 정성껏 물을 붓는 일이라도 끊임없이 한다면 뭔가가 이뤄지지 않겠니?

5. 무의미한 일

어떤 이가 작심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성껏 같은 일을 반복했다. 비록 남 보기에 눈에 띄는 일은 아녔지만 개의치 않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하루에 한 번씩, 자기집 마당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왕복하는 일이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같은 일을 반복했다.

마당 한켠에 있는 개집에서 멍멍이가 짖어대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비 오는 날,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 술마신 날, 몸이 아픈 날도 마다 않고 같은 일을 정성껏 반복했다. 그러길 3년. 그는 자신의 한 일에 대해 결산을 치뤄보기로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하나 달라지는 게 없었다. 기껏해야 왕복했던 마당길만 빤질빤질 해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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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전공하는 딸애가 예고에 다니던 시절. 어느 날 둘이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2악장 라르게토를 듣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 넘어 푸른 하늘, 미풍에 하늘거리는 하얀 커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한동안 음악을 듣던 딸애가 뜬금없이 그러더군요.

" 아빠, 쇼팽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애구구~ 아무려면 쇼팽 모른다고 불쌍하다니, 참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았지만, 워낙 감동을 받다보니 저렇게 표현한거겠지, 이해가 갔습니다. 해서 오늘은 잠시 딸애 흉내를 내보겠습니다.

"은별아, 트럼펫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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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투수가 투 아웃 상황에서 다음 타자 상대할 때, 외야 플라이 날아가니 쳐다보지도 않고 덕아웃으로 퇴장. ㅋㅋㅋ 멋있었다. 야구란 뭐니뭐니해도 자신감과 자신감이 서로 부딧칠 때 멋있는 법. 무한도전....어느 여자 복싱선수가 집념과 집념의 대결이라고 했던가? 무수한 집념들이 교차하는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장담하고 나가던 모습, 그리고 오늘 김병현의 모습이야말로 야구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 인터넷 기사 인용

3
아빠~ 연습을 무지 무지 많이 하잖아? 그럼 무대에서 자유자재로 연주 할 수 있게돼~ 말 그대로 즐길 수 있게되는거지. 바로 그럴 때 희열이 느껴지고, 마치 부웅부웅 떠서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라니까. 아휴~ 그런 기분땜에 음악을 하고 연주를 하는 건대.........

4
TV를 보던 중 퍼뜩 다가온 문장 하나. "오랫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 결국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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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가 그렇듯이 좋은 연주를 한다는게 생각처럼 쉬운것 같지 않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절로 얻어지는게 없고, 수많은 시간, 땀과 노력, 열정을 기울여야 하니 말이죠. 때때로 생각해 봅니다.

음악은 단지 음악에 불과한게 아닐까. 달리말해 트럼펫이라는 쇠붙이에 그저 호흡을 불어넣고, 악보 속 기호를 트럼펫으로 옮기는 단순한 행위..... 그러나 달리 보면, 음악은 곧 우리네 인생이지싶습니다. 비단 악기로 연주하는 행위뿐 아니라 음악을 둘러싼 모든 것, 아니 음악 그 자체가 곧 우리의 삶이요, 인생이 아닐까 라는.

오늘 아침 우연히 게시판을 살피다 삶에 지침이 될 유익한 글이 있어 일부 옮깁니다.

"참다운 격려는 기적을 행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뜻대로 되지 않아 의기소침해지고 자심감을 잃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가장 소중한 도움은 깊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누군가의 격려다. 그 격려는 사람의 암울한 정신에 깊은 용기를 던져주고 오랜 세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준다." - 홍을희 (자유게시판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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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사 쬐금 눈치챘습니다. 그동안의 내 트럼펫 소리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자, 이제는 어떻게 이것을 고쳐가야 할까, 그것이 문제로군요.

생각하면 할수록 트럼펫을 시작한 것이 너무 다행스럽고 즐겁습니다, 만약에, 만약에 말씀인데 이것을 안 했더라면....아이고 설사 가정이라도 이런 생각은 차마 하기 싫군요. ^^

어떤 목표점에 쉽게 도달 할 수 있다면 과연 재밌다고 할 수 있겠는지요.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에서 과연 스릴감을 맛볼 수 있겠는지요. 일반적으로 트럼펫이라는 악기가 다루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또 개인적인 목표치가 너무 높다는 점에서 안달복달, 더욱 도전의식이 생기는 요즘입니다. (*공교롭게도 요즘 나는 트럼펫 연습과 더불어 세계문학사상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악명 높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번역서 1,300쪽 분량- 를 석 달째 읽고 있는 중이다.)

기쁨은 잠시....., 정상에 선들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기어이 도달하고픈 저 목표점이라는 게 눈앞에서 아른거리만 할 뿐 영원히 도달 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조 아무개, 실력은 비록 별로였으나 평생 트럼펫을 탐구하다 여기 잠들었노라~ 뭐 이런 묘비명도 하나쯤은....^^

이처럼 지루한 일상, 하루하루 반복되는 다람쥐 챗바퀴 같은 일상에서 과연 이만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싶어서 말이지요. 트럼펫, 너 꼼짝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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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전 어문각에서 출간한 제임스 조이스 전집 사진이다. 호화 양장본에 걸맞게 두 권짜리 전집 가격이 무려 130,000원. 하지만 책값이 워낙 비싸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엊그제 6월 16일은 불룸스데이. 세계문학사상 최대의 걸작이라 칭하는 <율리시스>의 주인공 블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벤트다.

호메르스의 <오딧세이아>는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두고 벌어진 트로이 전쟁을 그린 이야기다.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연합군의 장군 오딧세우스(라틴어 이름은 율리시스)는 10년간에 이르는 머나먼 귀향길에 오른반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서 현대의 영웅이자 오쟁이진 남자 '블룸'은 단 하룻동안의 귀향(귀가)길에 오른다. 우리시대의 영웅이자 소시민인 블룸의 이야기, 그리고 난해하기로 악명높은 <율리시스>. 내 평생 다섯 번 가까이 도전 했지만 결국 통독하지 못했다. 뭐 때가 되면 이해할 수 있겠지....

아마도 이게 병이지싶다. 시도때도없이 광고 사진이 아른거린다. 우선 전집만이라도 사둘까? 하지만 오래 전에 구입한 여섯 권짜리 '범우사판' 전집이 있다. 게다가 '생각의나무'에서 출간한 1,300쪽짜리 단권 <율리시스>도 있잖은가. 이거 괜한 허영이지? 전전긍긍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만만치않은 책값도 책값이려니와 주구장창 책 사들이느라 아내에게 카드를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대로 포기 할 수 없다. 다음은 오늘 아침 궁리한 책구입 시나리오.

일단 한길문고에 책 주문한다. 오케스트라 회식 핑계로 카드를 타낸다.(오케스트라 쪽은 대략 믿는 눈치다.) 그 다음 한길문고에 들러 카드를 긋는다. 결재일, 카드명세서는 어떻게 하냐고? 이미 엎지러진 물, 건 그때가서 해결하면 되니까, 어차피 나중 일은 나중 일이니까. 까짓 이런 일 내가 한 두 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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