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전 어문각에서 출간한 제임스 조이스 전집 사진이다. 호화 양장본에 걸맞게 두 권짜리 전집 가격이 무려 130,000원. 하지만 책값이 워낙 비싸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엊그제 6월 16일은 불룸스데이. 세계문학사상 최대의 걸작이라 칭하는 <율리시스>의 주인공 블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벤트다.

호메르스의 <오딧세이아>는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두고 벌어진 트로이 전쟁을 그린 이야기다.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연합군의 장군 오딧세우스(라틴어 이름은 율리시스)는 10년간에 이르는 머나먼 귀향길에 오른반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서 현대의 영웅이자 오쟁이진 남자 '블룸'은 단 하룻동안의 귀향(귀가)길에 오른다. 우리시대의 영웅이자 소시민인 블룸의 이야기, 그리고 난해하기로 악명높은 <율리시스>. 내 평생 다섯 번 가까이 도전 했지만 결국 통독하지 못했다. 뭐 때가 되면 이해할 수 있겠지....

아마도 이게 병이지싶다. 시도때도없이 광고 사진이 아른거린다. 우선 전집만이라도 사둘까? 하지만 오래 전에 구입한 여섯 권짜리 '범우사판' 전집이 있다. 게다가 '생각의나무'에서 출간한 1,300쪽짜리 단권 <율리시스>도 있잖은가. 이거 괜한 허영이지? 전전긍긍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만만치않은 책값도 책값이려니와 주구장창 책 사들이느라 아내에게 카드를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대로 포기 할 수 없다. 다음은 오늘 아침 궁리한 책구입 시나리오.

일단 한길문고에 책 주문한다. 오케스트라 회식 핑계로 카드를 타낸다.(오케스트라 쪽은 대략 믿는 눈치다.) 그 다음 한길문고에 들러 카드를 긋는다. 결재일, 카드명세서는 어떻게 하냐고? 이미 엎지러진 물, 건 그때가서 해결하면 되니까, 어차피 나중 일은 나중 일이니까. 까짓 이런 일 내가 한 두 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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