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은 한 경험의 죽음과 동시에 그 증식을 나타낸다. 그것은 세계가 이미 짜맞추어놓은 여러 가지 주제들의 단조롭고도 열정적인 반복과 같은 것이다 . 즉, 수많은 사원들의 정면에 무수하게 새겨놓은 형상인 육체, 형태나 색채들, 수(數) 또는 비탄 같은 주제들 말이다. 그러므로, 끝으로 창조자의 위대하고도 순진한 세계 속에서 이 시론의 주된 테마들을 재확인해보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닐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어떤 상징으로 보거나 예술작품이 부조리의 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일 것이다. 예술작품은 그 자체가 부조리의 한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그 현상을 묘사하는 일이다. 그것이 정신의 병에 어떤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한 인간의 사고 전체에 반향되고 있는 그 병의 한 징후인 것이다. 그러나 예술작품은 처음으로 정신을 그것 자체 밖으로 나오게 하여 타자와 대면시킨다." - 카뮈 <시지프의 신화>148쪽 (책세상, 김화영 옮김)
1
읽는다 또 읽는다. 탐색한다 또 탐색한다. 절대 멈추지 않는다. 옆길 보지않고 곧장 직진이다. 쉬지 않는다 계속 간다. 결과들을 쓰고 또 쓴다. 비록 예술작품은 아니지만, 끼적끼적 낙서에 불과하지만, 하루치 일기쓰듯 쓰고 또 쓴다. 실은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서는 진즉 알았다. 공기마냥 세상은 무의미로 가득하다는걸. 결국 알면서 모른체한거다.
2
카뮈의 친구였던 모르방 르베스트가 말하듯, "매일매일의 극단한 긴장이라는 고독한 노력을 통해서 인간은 매일매일 자신의 유일한 진리, 즉 도전이라는 진리를 증거해 보일 수 있다."(<알베르 카뮈를 찾아서> 나남, 1987년)따라서 무의미함과 부조리에 대해 반항한다는게 꼭이 예술작품이 아니어도 가능하지 않을까? 시지프처럼 종당에는 도로(徒勞)에 그칠테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정상을 향해 밀어 올린다는 것. 떨어지면 다시 밀어올리고, 떨어지면 또 밀어올리고.....
- 글쎄, 누가 이런 글 읽을랑가?
- 읽긴 뭘, 심심풀이 땅콩이지
- 그럼 뭐하러 쓰남요?
- 이것말고 달리 할일이 없으니까. 심심해서...
- 그래도 그렇지, 차라리 쓰레기라도 줍는게 낫지 않아요?
- 하다보면 애초에 없던 어떤 의미같은게 생길수 있거든. 누가 읽을 수도..
- 읽어서 뭐하게요?
- ....
- 왜 그렇게 자꾸 책을 사들이세요?
- 읽는게 재밌거든. 알아볼것도 있고.
- 평생 읽었으니,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대강 알겠네?
- 아직 모르겠어. 글쎄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 모르는게 나오니.
- 희안하기도 하지. 책 한 권 안 읽은 나도 잘만 알겠던데.
- ....
- 당신 죽으면 이 많은 책 다 어떻게 할거예요?
- 어떻게 하긴, 자식들이나 누구 살아있는 이가 알아서 하겠지
- 그래도 대책은 세우고 사들여야지. 자꾸 짐덩이가 돼가잖아요.
- 글쎄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어요. 살아있을때 좋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뭐.
- 하이고~ 동문서답이 따로 없네.
- 그러게, 자네나 카뮈한테나 동시에 면목 없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