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회 <칸투스문학살롱> 진행 자료
제인 오스틴 <에마>(민음사, 윤지관, 김영희 역, 2012)
■ 제인 오스틴 연보
-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 교구 목사의 딸로 출생
- 15세 때부터 단편 습작, 21세~42세까지 총 6편 남김.
- 1799년 24세때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 무산
- 1805년 30세때 아버지 사망. 경제적으로 궁핍. 어머니와 함께 친척, 친구 집 전전. 1809년 다시 초턴으로 이사하여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일생을 독신으로삼.
-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 42세 사망. 사후 『노생거 사원』과 『설득』 출판
■ 오스틴의 작품의 특징
- 윌터 스콧 : 오스틴의 세계는 작고 평범하고 잘 길들여져 있다는 뜻에서 “옥수수 밭과 시골집과 초원”이라고함. 샬롯 브론테 “단아한 경계와 섬세한 꽃들이 있는, 세심하게 울타리를 두르고 잘 가꾼 정원”. 오스틴은 자신의 창작에 대해 “섬세한 붓으로 작업하는 2인치 넓이의 작은 상아 조각”이라고 함
- 묘사와 정서의 진실을 통해서 일상의 평범한 일과 인물을 흥미롭게 만드는 빼어난 솜씨.
- 일상생활 속에서의 남녀 사이의 관계, 감정 그리고 인물을 훌륭하게 묘사하는 재능.
-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적인 개인을 기존 사회의 가치관에 동화시키는 보수적 플롯 사용.
- 젠트리 계급에 속한 오스틴의 소설은 근본적으로 젠트리의 자질과 역할의 전통적 개념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이야기가 주를 이룸.
■ 오스틴의 여성의식
- 여주인공들은 여성 운명의 완성을 결혼과 가정에서 찾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내면화.(반론: 소설의 전반부에 치밀하게 그려진 경제적 조건하에서 어쩔수 없이 취할 수밖에 없는 선택)
- 여성에게 불리한 법적, 경제적 토대를 확실히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인공들이 결혼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결혼플롯은 잠재력있는 여성에게조차 결혼 이외의 대안이 주어지지 않는 당대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 여성이 이성적인 존재이며 올바른 교육에 의해 개선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소설의 플롯이 아무리 기존 가부장사회에 대한 동화를 북돋운다 해도 결국 이야기의 행보는 여주인공의 도덕적 성장을 재확인하는 것이고, 여성의식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여성은 성장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
■ <에마>의 등장인물
- 에마 우드하우스
- 나이틀리
- 로버트 마틴
- 해리엇 : 에마의 친구
- 프랭크 처칠
- 제인 페어팩스
- 엘튼 : 교구 목사
- 오거스타 호킨스 : 엘튼의 아내
■ 줄거리
유복한 가문 출신의 예쁘고 영리한 아가씨 에마 우드하우스. 따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최대 관심사인 에마에게 가장 흥미로운 일은 다른 사람들의 결혼을 주선하는 것. 에마는 자신을 따르는 어린 친구 해리엇을 조건 좋은 남자들과 억지로 맺어 주려 한다. 그러나 해리엇과 연결해 주려 했던 남자가 자신에게 청혼하거나 약혼녀가 따로 있거나 하는 등 에마의 시도는 자꾸만 엉뚱한 결과를 빚는다.
타인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자기 생각대로 짝을 맺어 주려 한 에마의 시도는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남긴다. 갖은 우여곡절을 통해 자기 안의 허영심과 위선을 깨달은 에마는 헛된 상상력을 발휘해 남을 중매하는 일에서 손을 떼기로 한다. 그사이 철저한 독신주의자였던 그녀에게도 꿈같은 사랑이 찾아온다.
오스틴의 작가적 재능은 감정이라는 기이하고 혼란스러운 소재를 소설의 플롯으로 풀어 나간다. 작가는 에마와 나이틀리, 해리엇, 로버트 마틴, 프랭크 처칠, 제인 페어팩스 등 여섯 남녀의 애정 관계가 미묘하게 얽히고 또 풀려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설 전편에 걸쳐 치밀하게 보여 주는데, 누가 누구와 맺어지는지 그 짝을 추측해 가는 것은 이 책이 선사하는 커다란 흥밋거리 중 하나다. 주인공들과 독자들을 온갖 우여곡절과 추측과 짐작과 오해의 안개 속을 헤매게 놓아두고 물밑에서 척척 움직여 상황의 전말이 저절로 드러나게 하며 결국 세 커플을 완벽하게 짝 지우는 매끈한 솜씨를 보인다.
■ <에마> 작품 평가
1. 해학과 풍자 가득한 문체 속에서 주인공 엠마의 착각과 자기기만, 혹은 허위의식이 경쾌하게 폭로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젠트리 가문의 계급적 편견)
- 교구목사 엘튼이 헤리엇이 아닌 에마를 결혼 상태로 생각했다는데 대한 에마의 비난
“가문에서나 정신에서 그녀와 대등하다고 생각했다니! 그녀의 친구를 얕잡아 보고,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경우에는 소소한 차이에도 그렇게 훤하면서 자기보다 높은 신분의 경우에는 분수도 모르고....
“재산과 지위에서만큼은 그녀가 훨신 월등함을 당연히 알아야 하지 않는가, 우드하우스 집안은 유서 깊은 가문의 방계로 여러 세대에 걸쳐 하트필드에 거주해왔다는 사실, 이에 비해 엘튼 집안은 그 존재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할만큼은 알아야 했다. ......” - 200쪽
- 에마가 베이츠 양을 폄하
지루한 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말을 세 가지로만 제한하자는 좌중의 의견에 에마는 베이츠를 두고, 세 가지로 제한되는게 어려울것이라고 조롱.
“어머! 아주머니, 그렇지만 좀 어렵지 않을까해요. 죄송합니다만, 한 번에 세 가지만 할 수 있게 횟수가 제한될 텐데요."
“베이츠 양은 그녀의 짐짓 예절 바른 태도에 넘어가 말뜻을 즉각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불현듯 깨달았을 때도 화를 내지 않았다.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팠을 수도 있지만.....” - 538쪽
- 나이틀리는 에마에게 그런 식의 (계급적인)편견은 나쁘다고 조언한다.
“그분이(베이츠 양) 부자였다면 나도 악의 없는 엉뚱한 짓쯤이야 내 버려두고, 무람하게 군다고 당신한테 뭐라고 하지도 않았을거야. 그분이 당신과 동등한 신분이었다면 말이오. 그렇지만.....” - 544쪽
2. 풍부한 사회적 묘사로 당대의 풍습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예리하고 깊은 심리적 통찰과 묘사, 재치가 번뜩이는 대화, 탐정 소설 못지않게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구조, 인간 관계와 일상사에 대한 세밀한 관심 등으로 곳곳에서 잔잔한 웃음뿐 아니라 폭소를 자아내게 하면서 자기 성찰을 유도한다.
- 엘튼의 아내 오거스타 호킨스를 비난하는 에마의 편견, 초면인 호킨스가 에마한테 감히 나이틀리를 평가하는 광경에 화가남. 너무 리얼하고 해학적인 묘사
“ 상종못할 여자! 곧장 이런 소리가 터져나왔다. ..” - 402쪽
3. 인간의 심리와 사고 과정을 가장 정교하게 다룬 작품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여주인공 에마가 인격적 결함들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아와 사랑을 동시에 거머쥐는 과정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더없이 사랑스럽게 그려 낸다.
“제가 엘튼 씨를 완전히 잘못 봤다는 건 저도 인정해요. 그 사람한테는 협량한 구석이 있는데...과오의 연속이었지요.“ - 479쪽
“베이츠 양한테 다시는, 그래 절대로 그러지 말아야지...진정한 참회에서 우러난 다정한 마음으로 바로 다음날 아침 베이츠 양을 찾아볼 것이며....” -548쪽
“이제까지 헤리엇한테 얼마나 부적절하게 처신했던가! ...” - 592쪽
4. 마치 정교하게 그려진 풍경화처럼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르도록 한다. 목사 엘튼이 해리엇같이 신분 낮은 여자와 자기가 엮인 것에 분개하는 것, 에마가 농부 마틴과 해리엇의 결혼을 두고 농부와의 결혼은 격 떨어지는 일이라며 노발대발하면서도 후에 해리엇이 나이틀리 씨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고백하자 나이틀리 씨 같은 격조 있는 사람이 해리엇과 결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등, 모순적인 인간 내면의 모습을 자신의 방식으로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5. <에마>의 현재적 의미
19세기 영국 상류층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이지만, 속물이어도 비루하지 않고 감정에 휘둘려도 막가지는 않으며 오만과 편견을 가졌을지언정 귀여운 수준에 머무는 에마의 모습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 꼭 겹쳐지며 보편성을 지닌다.
당시에 비해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연애와 결혼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 여성들에게,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독립적인 자아의식을 지닌 한 여성의 사랑과 결혼을 그린 이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처럼 가슴에 와 닿는다.
■ 기타 인용문장
- 당대 사회 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이는 장면
"기혼 여성치고 자기 남편 집에서 내가 하트필드에서 하는 그 절반이라도 여주인 노릇을 하는사람을 별로 없을걸.." - 129쪽
- 에마가 결혼, 연애라는 한정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으로 당대의 경제적 상황을 오스틴은 돈이라는 것을 통해 보여줌, 즉 신분, 돈= 연애, 결혼의 조건
"그 매력적인 오거스타 호킨스는 완벽한 미모와 미덕이라는 모든 통상적인 장점에다 독립적인 재산까지 소유하고 있었다.어림잡아 만 파운드라고 할 만한 수천 파운드 재산으로...." - 262쪽